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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이야기를 기록해요!"
수원문화원 뿌리학교, '시민기록자 양성 과정' 발족
2023-09-05 15:31:34최종 업데이트 : 2023-09-05 15:31:32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열강하시는 김덕묵교수님

열강하시는 김덕묵교수님

 

지난 9월 4일 오전 10시 수원문화원은 '시민기록자 양성과정' 발대식을 진행했다. 수원문화원은 2016년부터 수원의 정체성과 전통 문화 확립을 위해서 수원과 수원화성의 문화 역사를 주제로 '수원뿌리학교'를 개설했으며, 수원시민 대상으로 유익하고 알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뿌리는 어떤 것이 생겨나고 자랄 수 있는 근원이자 존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원뿌리학교는 기초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수원'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가는 의미 있는 강의가 될 터이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뿌리 학교 '시민기록자 양성 과정'은 한국자연마을의 유형과 특징, 풍수기록화, 주생활 기록화, 민구(생활도구) 수집,  세거 성씨와 마을 사람 기록화 등을 주제로 9번의 실내 강의와 세 번의 현장 강의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여러분께 내실 있는 교육을 펼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12번의 강의를 통하여 수원의 옛 이야기와 지역주민들의 삶을 직접 조사하고 기록하며 '기록저장소'의 주인이자 수원마을 아카이브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전문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지역 문화 전문가와 함께하며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더 많은 것을 알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라고 격려를 전했다. 


강의는 한국외국어대학 민속학과 김덕묵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이 분야에 조예 깊은 덕망 있는 인물로 알려진 만큼 기대를 모았다. 

 

김 교수는 "향후 여러분들이 수원시의 지역 문화 소개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각자 살고 있는 마을을 조사하고 연구해서 글도 쓰고 책도 내며 가이드 역할도 하길 바란다. 즉, 지역 문화를 알리는 활동가로서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와 포부를 펼치는 시간

자기소개와 포부를 펼치는 시간

 

인간이 문화를 영위하는 단위는 개인, 가족, 마을, 지역사회, 국가를 중심으로 영역이 확대된다. 이중에서 마을은 민속을 조사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공동체 문화가 발달하고 의식주, 관혼상제, 민간 신앙 등이 종합적으로 기능하는 최소한의 단위는 마을인 것이다.

따라서 민속조사학에서는 마을을 기본단위로 하여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발달할수록 급속히 마을의 개념은 퇴화되고 있다. 그보다는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로 대변되는 조금은 살풍경한 현실인 것이다.

 

필자는 유럽여행을 두 번 했다.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 같은 전통도시들은 훌륭하게 자기문화를 보존, 발전시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리는 시내에서 5층 초과 건물을 발견하기가 어렵고 바닥도 오래된 돌로 유서 깊은 티를 내고 있었다. 매년 어마어마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아마 관광수입도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전통을 고수하려는 노력은 조금도 없이 무자비하게 자연적인 마을을 밀어버리고 오직 아파트를 짓기 위한 행군만이 곳곳에 남발될 뿐이다. 서울의 4대문안만이라도 온전히 보전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늦은 감있고 쉽지는 않겠지만 수원시민들이 지역 문화를 지키고 외부인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원시부터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교육은 3개월의 대장정인만큼 회원 20여 명이 돌아가면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포부를 밝혔다. 행궁동 마을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두 명은 좀 더 뿌리 깊은 공부를 해서 깊이 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팔색길 해설사로 활동하는 또 다른 참석자들은 역사에 관심있다고 전했다. 
 

필자는 수원시민이 된 지 1년 9개월밖에 안된 새내기이자 시민기자이기 때문에 수원의 토착문화라든가 뿌리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왔으며 노년에 봉사할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부산에서 작년에 이사 온 시민은 부산에서 동지역 대표로 '시민 아이디어뱅크'에서 활약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아카이빙 기법을 잘 배워서 기록을 잘 남겨서 화성성역의궤와 원행을 보며 우리가 지혜 있는 민족의 후예로서의 당당한 삶을,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재 글을 쓰고 있는데 수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젊은 시민 등 모두 수원에 대한 호기심이 무궁무진했다. 참석자 모두 이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향후 노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만큼의 기대치와 희망이 섞였다.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사전에 메모를 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런데 자칫 그 메모로 인해서 기억이 조작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확하고 성실한 기록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여기서 약간 어려운 용어인 '마을 아카이빙'에 대해 알아보자. 마을 문화의 기록 보존 활용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마을 활동가, 마을 기록 전문가의 양성을 목표로 할 때, 마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배양과 교육을 실시하는 의미다. 강의를 듣는 차원을 넘어 하나의 마을을 정해놓고 직접 청강자가 마을 현장에서 조사하여 발표하는 등 강사와 증강자가 함께 토론하고 준비하는 참여형 강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마을 기록지'라는 용어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기록을 위한 체계화된 양식을 갖춘 책을 만들 때 사용한다. 마을은 인간이 삶을 사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서양은 중세에 영주들이 자기 땅에 대한 소유권이나 분쟁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어서 기록을 해왔다고 한다. 또한 중국이나 일본도 우리나라보다는 고대부터 기록 문화가 훨씬 발전해 왔음을 알수 있다.

 

우리나라의 마을 기록지는 사실 없다시피하였고 새마을 운동 이후에 마을 회관이 들어섰다. 그 옛날 마을회관이 없을시는 어디에서 마을회의를 했을까. 마을회관이 없을 때는 경로당이나 마을의 정자에서 주로 회의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마을의 부잣집은 주민들이 많은 사람들이 와서 회의할 수 있도록 일정한 공간을 만들어 놓는 예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마을의 민구(생활 용구)나 상여집 등은 중요한 콘텐츠 자원이라고 할수 있다.


김 교수는 일본이나 유럽의 여러 성공사례도 들려주며 열강을 펼쳤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 문화라든지 다양한 것들이 좋은 점도 있지만 과거를 빨리 없애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유럽사람들의 생각들을 많이 배워야하지 않을까.
 

문화원의 오래된 유산

문화원의 오래된 유산


전두환 정권때 정권의 어두운 면을 감추기 위해 기록을 멀리했다. 우리 기록문화가 발달된 때가 기껏해야 노무현 정부 때이다. 당시 국가기록원을 만들고 모든 공공기록물을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만들어서 그제서야 '기록', '아카이빙'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던 것이라고 한다. 


김 교수는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보다 토론이 좋다고 말했다. 연배가 있는 참석자들이 많은 만큼 서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조를 짜서 활동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석달 후 어떤 결과물이 도출하고 성과를 낼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모두 수원의 따뜻한 이야기꾼으로 훌륭한 기록자로 성장하기를 염원해 본다.

첫 강의를 들은뒤 조영미 씨는 "사실 강의 내용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신청했다. 그런데 강의를 들어보니 시민 기록자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필요성도 공감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우만동에서 온 김춘희 씨는 "수원 토박이나 다름없는데 사실 수원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부하며 열심히 익히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수원문화원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호매실동으로 이전한다. 수원의 역사로서 굵게 자리매김한 수원문화원 팔달산의 역사는 종료되는 것이다. 예전 수원시민회관이기도 하였고 일제 때는 신사참배 장소로도 쓰였다던가. 필자는 강의를 듣고 나오는 길에 수원문화원 사진을 몇 장 찍고 마음의 필름에도 담아두었다.

 

현재 수원문화원 건물

수원문화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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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화원, 뿌리학교, 마을기록지, 시민기록자,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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