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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아시나요?"
용담 안점순 기념관 기억과 공감 전시회
2023-08-16 10:26:39최종 업데이트 : 2023-08-16 10:26: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용담 안점순 할머니 영상을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문화관 1층 기억의 방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용담 안점순 할머니 영상을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문화관 1층 기억의 방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201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김학순(1924~1997)할머니가 처음으로 그 피해사실을 증언한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수원에서 평화활동가로 활약한 용담 안점순(마포출생. 1928.12.02. ~ 2018.03.30.)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어린 시절의 끔찍했던 고통을 딛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하고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평화를 향한 정의로운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 협의회 인권캠프, 수요시위 등에 참여하였고 2014년 5월 수원평화나비(평화의 소녀상) 제막 이후 수원평화나비와 함께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으며 2018년 3월 30일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기억과 공감' 평범하게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상상하지도 못할 고통을 겪은 안점순 할머니 전시회의 문구 "다시 여자로 태어나서 살아보고 싶어요!"라는 절규가 뼈아프게 들려오는 듯하다. 
 
다시 태어나서 여자로 살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할머니의 절규

다시 태어나서 여자로 살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할머니의 절규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문화원 건물 1층에 마련된 용담 안점순 기념관은 입구에 할머니 흉상이 있고 2층 갤러리로 가는 계단 아래에 작은 문이 입구다. 개관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0~13시, 14~17시 토.일은 사전 예약 시 10~14시 개방하고 예약은 수원평화나비 031-224-0814로 예약하면 된다. 평일에 방문한 기념관은 문이 잠겨 있었고 입구에서 벨을 누르면 직원이 와서 열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시청에서 파견된 직원이 있어 상시 열려있는 상태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파견 직원이 없어서 평소에는 이렇게 벨을 누르면 직원이 와서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직원이 말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억해야 할 것들이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까웠다.  

 
용담 안점순 할머니 기념관 기억의 방 내부에는 할머니가 평소 사용하시던 소소한 물건들과 함께 할머니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용담 안점순 할머니 기념관 기억의 방 내부에는 할머니가 평소 사용하시던 소소한 물건들과 함께 할머니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기억의 방' 문이 열리고 작은 방안에는 덩그러니 저울이 놓여있다. 생각보다 전시장은 아주 작은 방에 가깝다. 예전에는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여성작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장소였는데 용담 안점순 할머니 기념관이 들어오면서 가족여성회관 2층 미술실로 자리를 옮기고 마련됐다. 안점순 할머니 기념관 '기억의 방'안에 들어서면 어릴 때 시골에서 보았던 쌀가마의 무게를 재는 무게추가 달려 있는 저울이 놓여있다. 55kg. 안점순 할머니 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갈라놓았던 인생의 무게다. 꽃다운 열네 살, 이 저울 위에 올라가고 나서 안점순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로 트럭 실려 어딘지도 모르는 곳(내몽골지역으로 추정)으로 끌려가 고통의 4년을 보냈고, 열여덟 살, 해방을 맞아 열아홉 살이 되던 1946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1993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신고했고 2018년 3월 30일 영면에 드시기까지 여성인권운동가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전시장에 놓인 저울에 올라가면 영상이 상영되면서 할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시장에 놓인 저울에 올라가면 영상이 상영되면서 할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시 마포구 복사골 가난하지만 단란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의 보냈던 할머니의 인생은 어쩌면 이 일이 없었더라면 평범하게 시집가서 아이 낳고 그렇게 삶을 살았을 것이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그녀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녀가 남긴 소박한 유품들과 함께 그녀의 발자취를 둘러볼 수 있는 전시회다. 

기억의 방 '기억과 공감'전시는 우리가 기억해 주지 않으면 의미 없이 지나가 버린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으면 문이 꽁꽁 잠긴 곳에 방치된 의미 없는 전시일 뿐이다. 그냥 하루 기림의 날 기념식만 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뼈아픈 역사를 살아온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해 주고 미래세대가 이것을 잊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앞으로 오래도록 그녀의 삶이 기억되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2019년 찍은 용담 안점순 기념관 옆에 핀 용담꽃

2019년 찍은 용담 안점순 기념관 옆에 핀 용담꽃



 안점순 할머니의 호 용담은 꽃 이름이기도 하다. 시퍼런 할머니의 상처처럼 짙푸른 꽃이 피는 용담 꽃은 "용의 쓸개처럼 뿌리가 쓰다"고 하여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할머니의 삶도 그 용담 꽃처럼 쓰고 아팠으리라. 그렇지만 그 꽃의 꽃말은 정의를 상징한다고 한다. 쓰고 아프지만 끝내 아름답게 피어 정의로 피어난 그 용담 꽃처럼 온 세상에 정의가 넘치고 이 땅에서 다시는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으로 지난날의 과오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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