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전통시장투어 북수원 시장에서 장보기
따뜻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장안의 부엌 북수원 시장
2023-08-14 10:19:48최종 업데이트 : 2023-08-14 10:19:4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장안의 부엌 북수원시장

장안의 부엌 북수원시장


장안의 부엌이라는 별칭을 가진 파장동에 위치한 북수원 시장은 저녁 찬거리를 마련하기 좋은 곳이다. 여름이라 더위에 지친 아이들과 신랑에게 맛있는 저녁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얼마 전 북수원 시장에 가 보았다. 

생각보다 한산한 시장은 요즘 경기를 실감하게 했다. 농산물 물가가 올라서일까? 아니면 경기가 어려워서 일까? 한산하고 어둠 컴컴한 시장을 둘러보며 내 마음까지 심란해졌다. 그러고 보니 가게들도 많이 바뀌고 왠지 예전 같지 않은 느낌이다.

북수원 시장은 파장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수원 시장이라는 이름보다 파장시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파장이라는 이름이 '장이 끝났다'는 뜻의 파장을 뜻한다고 하여 이름을 변경했다 한다. 그래도 파장동 위치한 시장이니 나에겐 파장시장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이 시장엔 저렴한 농산물들이 많아서 아이들과 자주 오던 곳이다. 경수대로 가까운 쪽 지하통로를 통해 북수원 시장에 들어서면 맛있는 국내산 한우국밥집이 있었는데 7천원에도 어찌나 구수하고 푸짐하고 정갈하게 나오던지 아이들과 일단 배부터 채우고 시장을 보았었던 추억도 있고 다문화축제와 같은 축제도 함께 즐겼던 기억이 있다. 

광교산에 갔다가 큰 길 따라 쭉 내려오면 만나는 시장이고 조원동에서 마을버스로 한 번에 올 수 있어서 아이들과 자주 다니던 곳이다. 시장을 구경하고 나면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살아갈 힘을 얻은 것처럼 기운이 났다. 

제철 식재료가 다양하게 많은 북수원 시장

제철 식재료가 다양하게 많은 북수원 시장


시장에 가면 채소도 있고, 생선도 있고, 고기도 있고 끝없이 물건이름대기 게임을 하며 종알대는 아이들과 사람구경 물건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다니다 보면 어느새 한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아이들과 다녔던 파장시장을 추억하며 이곳저곳 둘러보다 난전에 자리를 깔고 앉아 밝게 웃으며 고구마줄기를 다듬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활짝 웃으시는 그 모습에 내 근심까지 날아가는 듯 했다.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연세가 올해로 87세로 이 자리에서 15년째 채소를 다듬고 있다고 한다.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소일거리로 나와서 심심풀이로 채소가게 주인을 도와 일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밝게 웃으시는지 것일까? 지나가는 손님에게 밝게 웃는 그 모습에 이끌려 푸성귀들에 눈길이 간다. "할머니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라고 물으니 "안 좋은 일이 없지요."라고 웃으며 답한다. 옆에 있던 주인장이 "이 분은 천사에요. 알고 지낸지 15년도 넘었어요."한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가게 앞으로 모여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그 할머니 덕에 가게 앞에 사람들이 넘쳐났다. 할머니가 다듬던 고구마줄기며 호박잎을 그 웃음과 함께 담아 왔다. 

웃음 가득한 얼굴로 고구마줄기를 다듬고 있는 87세 어르신

웃음 가득한 얼굴로 고구마줄기를 다듬고 있는 87세 어르신


조금 더 걷다 직접 두부를 만든다는 가게 앞에서 두부한모를 사려고 하니 요즘 콩물이 맛있다며 맛을 보라고 건넨다. 정이 넘쳐난다. 전통시장은 이렇게 아직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정이 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말 한 번 건네지 않아도 집까지 배달해 주는 시대다. 하지만 얼굴보고 물건을 주고받고 물건 값을 흥정하고 그러면서 사람냄새 폴폴 풍기며 살아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한산한 북수원시장

한산한 북수원시장


고구마줄기 3천 원, 호박잎 2천 원, 두부 2천 5백 원 다해도 만원도 안 되는 돈이다. 고구마줄기는 살짝 데쳐서 갖은 양념으로 맛깔나게 고구마줄기김치를 담고, 호박잎은 찜 솥에 올려 푹 쪄서 양념간장을 만들어 쌈을 싸서 먹고, 두부로는 소금 간을 살짝 해서 두툼하게 들기름에 지져내 두부부침도 만들었다. 
 
싱싱한 호박잎은 쪄서 간장양념에 쌈을 싸먹으면 좋다.

싱싱한 호박잎은 쪄서 간장양념에 쌈을 싸먹으면 좋다.



편리한 배달음식도 좋고 기름진 고기도 좋지만 제철에 나오는 푸성귀는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해주는 것 같다. 뭘 먹어도 입맛이 없다면 전통시장에 가보자. 천천히 걸으면 운동도 되고, 시장 이웃들이 건네는 농담과 웃음에 기분도 좋아진다. 싱싱한 제철 식재료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보약이 될 것이다.
 
김효임님의 네임카드

북수원시장. 전통시장, 장안의부엌, 파장시장, 장보기

연관 뉴스


추천 1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