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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
못골이 죽던 날
2012-04-24 06:16:30최종 업데이트 : 2012-04-24 06:16:3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연숙

에덴으로부터 누려온 평화의 날, 마지막 시간
우리가
쇼파에 반쯤 누워 주말사극을 보고 있을 때
술을 한잔 더 하자고 말자고 연인과 밀고 당기고 있을 때
젊음이 터질 것 같아 거리를 질주하고 있을 때
수년째 떨어지는 고시공부에 코피 흘리고 있을 때
심한 부부싸움을 하고 더 이상 살까말까 소줏잔에 묻고 있을 때
식당일 마치고 부은 발에 신을 꿰고 있을 때
무한경쟁시대, 다음 한 주 계획을 파일에 저장하고 있을 때
안식일을 성스럽게 보낸 후 한주의 마지막 기도를 올리고 있을 때

'착하고 똑똑하고 알뜰하고 건강한' 스물여덟 목숨이 
안테나를 열어둔 채 핏방울 같은 초침을 재며 칼날 아래
열어둔 안테나를 통해 십자군이 오리라 철썩 같이 믿으며 
이방인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들, 그 어둠의 손에
까닭도 없이 해체되었다

앞집 뒷집 문두드림도 없이 사이렌소리도 없이 
태연자약 토막이 났다
우리는 다행한가
모두들 허리 휘는 가운데 유난스레 그녀만
재수가 없었는가

나의 이웃들은 모두 안녕하신가
그 모든 불안으로부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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