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_File/news2020/202005/1588571691_0897.jpg)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관련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이 의결됐다. 따라서 '어쩌다보니 상위 30%'에 속한 나도 수혜대상이 됐다.
이에 앞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찬반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결과는 '찬성' 65.5%, '반대' 30.1%였다. 지원금을 수령하겠느냐는 질문엔 '수령하겠다' 75.3%, '수령 거부' 20.3%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모름/무응답'(4.4%)이었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긴급재난지원금 수령 의사다. △'찬성하고, 수령' 응답은 55.3% △'찬성하지만, 수령 거부'는 10.2% △'반대하지만, 수령'은 20.0% △'반대하고, 수령 거부'는 10.1%로 나타난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든 찬성하든 수령하지 않겠다는 국민이 20.3%나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이다. 20.3%면 전 국민의 1/5인 1000만 명가량이 긴급재난지원금을 포기하겠다는 것인데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각 지방정부에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는 사람들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수원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지난 4월 9일부터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는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4월 28일까지 모금액은 2억 8344만 5000원(1565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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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재난소득을 기부하겠습니다" 기부에 참여한 수원시공직자와 사회단체 회원들.
첫 기부는 공무원들과 시 소속 위원회 사회단체가 시작했다. 4월9일 수원시청 공무원노조와 함께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수원시 평실사(평생학습을 실천하는 사람들)협회, 사회복지단체 등이 기부에 참여했다.
이어 수원시 44개 동 주민자치위원장,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수원시사회복지사협회, 율천동지킴이봉사단, 정자3동단체장협의회, 조원2동통장협의회, 세류2동단체장협의회, 시립우만어린이집, 수원명성교회, 수원시지역건축사회 등도 동참했다. 수원시 각 부서 공직자들과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등 협력기관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돼지저금통을 들고 온 초등학생, 기초노령연금을 모아 익명으로 기부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의 착한 기부 행렬이 수원시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는 나눔 캠페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기부금을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청년 실직자, 저소득층·사각지대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배분할 예정이라면서 "기부를 원하는 시민은 특별모금 계좌(농협 317-0003-8354-31, 예금주 : 경기공동모금회)에 입금하거나 각 동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모금함에 성금을 넣으면 된다. 동행정복지센터는 기부 상담 창구를 운영한다" 고 밝혔다.
![망포1동 단체협의뢰 회원들도 기부에 동참했다](/_File/news2020/202005/thumb710_1588578289_1558.jpg)
망포1동 단체협의뢰 회원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지급받은 재난기본소득을 다시 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말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대표회장이기도 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자발적 기부, 위대한 국민을 믿고 갑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염시장은 수원시의 '내 생애 첫 재난기본소득 기부' 릴레이가 곧 '문화'로 꽃피워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나 역시 이 말에 적극 동감한다.
나는 아직 수원시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을 수령하지 않았다. 받으면 쓸 일이 많다. 이미 재난기본소득을 수령한 사람들에게 막걸리와 생맥주를 얻어먹었다. 나도 받으면 이들에게 대접받은 만큼 써야 한다. 이미 그렇게 약속했다.
단골 순댓국집 아주머니도, 80 넘은 '큰 형님'들이 잘 모이는 막걸리 집 주인도 재난기본소득을 언제 받느냐고 은근슬쩍 묻는다.
그러면서 재난기본소득으로 인해 매출이 오른 것은 확실하다고 웃는다. 참 다행이다.
한편으론 고민이다. 수원지역 경제를 위해서, 특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수령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기부에도 동참하고 싶다. 이걸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도 하나?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_File/news2020/202005/1588748589_8678.jpg)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