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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돈 나가"…등록금·생활비에 허리 휘는 대학생
2016-09-04 07:50:02최종 업데이트 : 2016-09-04 07:50:02 작성자 :   연합뉴스

"숨만 쉬어도 돈 나가"…등록금·생활비에 허리 휘는 대학생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싶은데,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네요."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교에서 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이가영(21·여)씨는 가을학기 시작이 마냥 달갑지 않다.
이씨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공부할 시간도 없이 시급 1만원짜리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나간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풀타임으로 근무한다.
400만원을 훌쩍 넘는 한 학기 등록금은 방학 동안 모은 돈과 지금 벌고 있는 돈을 합쳐 분할 납부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취비와 생활비, 교통비 등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예상보다 많아 걱정이다.
통학이 어려워 얻은 학교 근처의 작은 주방과 화장실이 딸린 약 여섯 평짜리 원룸은 월세가 40만원이다.
관리비와 공과금, 통신비, 부식비 등 한 달에 고정적으로 나가는 액수를 합치니 최소 60만원이 필요하다.
이씨는 "학점 관리도 신경 써야 해서 그나마 개인 시간을 내기 쉬운 학원 강사나 과외를 하고 있다"면서 "몸은 몸대로 고단하지만, 돈을 벌어도 정작 남는 돈이 없다보니 자주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나'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등이 발표한 올해 전국 4년제 등록금 평균액수는 667만5천원이다.
의학계열(938만8천400원)이 계열 중 가장 비쌌고 예체능 782만5천400원, 자연과학 678만8천900원, 인문사회 598만2천원 순이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가 10곳의 원룸 월세는 평균 48만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다방이 최근 매물 4만건 가운데 주요 대학가 주변 33㎡ 이하 원룸을 대상으로 분석한 가격이다.
일 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약 600만원이 주거비로 나가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생활비 관련 게시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누군가 올린 "한 학기를 80만 원으로 버틸 수 있을까"라는 게시글에 재학생들은 "고정지출이 교통비뿐이라면 가능하다", "밥은 학식만 먹어라", "웬만하면 집에 있고 약속 잡지 마라"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청년단체는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데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학교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남진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4일 "학교에서 제공되는 기숙사가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대학가 주변 임대인과 학생 등 3자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적정 임대료를 협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노조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도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학교 근로장학생을 확대하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 많은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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