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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319일 만의 출근
휴게소·졸음쉼터서 청소원으로 근무…"복잡하고 혼란한 심경"
2020-05-14 09:29:18최종 업데이트 : 2020-05-14 09:29:18 작성자 :   연합뉴스
셀카로 만끽하는 복직의 기쁨

셀카로 만끽하는 복직의 기쁨

정규직 전환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319일 만의 출근
휴게소·졸음쉼터서 청소원으로 근무…"복잡하고 혼란한 심경"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정규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복잡하고 혼란하기만 합니다."
지난 9년간 비정규직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으로 일해오다 정규직으로 전환, 수도권본부 수원지사로 발령받아 14일 첫 출근길에 나선 이민아(47·여)씨는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씨가 회사로 돌아온 것은 무려 319일 만이다.


도로공사는 2017년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의 정규직 전환을 자회사 채용방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6천500여 명의 수납원 중 5천100여 명은 소속을 바꿨으나, 나머지 1천400여 명은 도로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크게 반발했다.
그러자 도로공사는 계약 종료 시점인 지난해 6월 말 이들을 모두 해고했다.
이씨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해고된 수납원들은 올해 초까지 217일간 시위·농성을 벌였다.
장소도 가리지 않았다. 서울 톨게이트 요금소 지붕 위 시위, 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 등 그야말로 '투쟁의 시간'이었다.
이씨는 "근 1년여 만에 회사로 돌아가게 됐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축하한다'는 말이 쏟아졌지만, 걱정이 앞선다"면서 "앞으로는 요금 수납 업무가 아닌 청소 업무에 투입되는 데다 처우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이씨와 함께 수원지사로 출근한 노동자는 모두 6명. 이들은 앞으로 청사 안팎은 물론 휴게소와 졸음쉼터 등을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도로공사는 '현장 지원직'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어 복귀하는 노동자들에게 청소 등 업무를 맡기고 있다"며 "요금 수납 및 수납원 관리 업무만 맡았던 나로서는 눈앞이 깜깜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번 발령에 따라 임금체계도 새롭게 바뀌었는데, 황당하게도 처우가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면서 "'원직으로의 복직' 원칙을 지켜내야 하는 등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지난 2010년 입사해 지난해까지 일해온 토평 톨게이트에서는 20여 명의 요금 수납원이 해고됐으며, 복직된 현재 전국 각지로 발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거리가 먼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숙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고충이 많다"며 "제대로 된 직접 고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할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전 8시 50분께 취재진에 손을 흔들며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도로공사에 직접 고용돼 정규직으로 첫발을 떼는 순간이었다.
한편 도로공사는 법원의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의 고용 형태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자 수납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에 따라 직접 고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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