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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원도심 건물의 변신…도시재생 나선 청년들
2022-10-13 11:13:00최종 업데이트 : 2022-10-13 06:30:01 작성자 :   연합뉴스

인천 개항로에 복합문화공간 열어…지역 예술인·주민 협업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이른 오전 찾은 인천시 중구 신포동의 개항로 거리는 인적이 뜸해 찬기가 돌았다.
그러나 곳곳에 칠이 벗겨진 상점가를 지나 골목 어귀로 들어서자 뽀얀 미색의 2층짜리 건물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1920년대에 사무실 용도로 지어진 이 건물은 지난 세월을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건물 이름은 '포디움126'. 문화·상업 공용 공간을 뜻하는 '포디움'과 인천의 경도·위도에서 따온 '126'을 합친 뜻이다.
40년 가까이 단란주점으로 운영된 이 건물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든 김아영(31) 인더로컬 협동조합 이사장은 13일 "쇠퇴해가는 인천 원도심을 당일치기 소비형 관광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체류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대학 입학 후 10년 넘게 인천에 살다가 작년 4월 뜻이 맞는 지역 청년·주민 8명과 협동조합 법인 인더로컬(In the local)을 세웠다. 지역 문화를 담겠다는 의미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건물 1층에는 인천의 사계절 풍경과 정취를 담은 포스터·문진·엽서 등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2층은 카페를 겸한 창작자들의 작업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조합은 지역 예술인들과의 상생을 통해 원도심 재생의 해법을 찾고 있다.
파트너 계약을 맺은 예술인들과 인천을 담은 작품을 함께 만들고, 포디움126을 통해 판 작품 수익은 일정한 비율로 나눈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말 문을 연 후 파트너로 계약한 예술인이 38명"이라며 "수익 창출보다도 이 공간을 통해 인천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많이 소개되고 발굴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유출이 이어지는 인천 원도심을 계속 머물고픈 동네로 만들기 위해 거점 공간을 찾다가 우연히 이 건물의 존재를 알게 됐다.
부동산을 통해 적절한 공간을 수소문하던 중, 철거 중이던 단란주점 건물을 찾았고 운영 취지를 들은 건물주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간을 빌려줬다.
건축사인 조합 이사의 도움으로 공간 기획·설계·디자인을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리모델링 비용 1억5천만원 중 3천만원은 마을기업 지원 사업비로 확보하고 나머지는 법인 명의 대출을 받았다.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인더로컬의 다음 구상은 마을 호텔 사업이다.
내년까지 지역 주민들과 협업해 기존 주택 1∼2곳을 숙박 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원도심 상점들을 연계해 마을 하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엮는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인천의 원도심이 살려면 이 동네를 정말 사랑하는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지역 창작자들과 관광객들이 한 마을 호텔에 머물며 협업하고 결과물을 내는 식의 선순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 정책에 집중하지만 전반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는 정책"이라며 "정주 인구보다도 특정 지역을 자주 찾고 애정과 문제 해결 의지를 갖는 '관계 인구'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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