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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흥청망청' 유흥 대신 자연·문화 만끽 '힐링 관광' 하자
2021-11-05 17:05:26최종 업데이트 : 2021-10-29 11:48:15 작성자 :   연합뉴스

제주 관광업계·방역당국 위드 코로나 기대반 우려반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위드(with)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 체계로의 전환을 앞두고 제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제주 방역당국은 물론 지역 주민들은 유흥주점 집단 감염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유흥 관광이 아닌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는 안전한 '힐링 관광'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 '원정 유흥'이 부른 코로나19 확산
지난 7월 15일 0시 제주도 내 유흥시설 1천356곳(유흥주점 776, 단란주점 579, 클럽 1)에 대한 집합 금지 행정명령이 발동됐다.
예상보다 강한 조치에 제주지역 관광업계와 상인들도 놀랐다.
제주도가 이처럼 초강수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방역 조치가 느슨한 제주로 '원정 유흥'을 오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위 '풍선 효과'였다.
수도권에서 유흥 업소들이 운영을 못 하게 되자 관련 종사자들이 제주로 일터를 옮긴 데 이어 손님까지 제주를 찾게 된 것이었다.
관광객 또는 유흥업 종사자, 도민 등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를 코로나19 확산은 무섭게 번졌다.
당시 7월 초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한 유흥주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4일간 도내 유흥시설 4곳에서 5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7월 들어 같은 기간 발생한 도내 확진자 168명의 34.5%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난 8월 18일 제주에선 처음으로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유흥주점 영업 중단 사태가 이어지자 일부 업소는 단속을 피해 몰래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9월 16일 제주시 연동의 한 유흥주점에 유흥을 즐기던 손님과 접객원 등 54명이 경찰 단속에 걸렸다.
집합 제한금지 위반업소 단속 이후 전국 최대 규모였다.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유흥업소 재개 일주일 만에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흥시설은 특성상 자연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환경이 대부분이고, 오랜 시간 체류하며 음주를 즐기는 과정에서 밀접 접촉에 따른 감염 위험도가 매우 높다.
방역당국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우려하는 이유다.
임태봉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섬이자 관광지인 제주는 위드 코로나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며 "안전한 제주를 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 백신 접종 완료자만 제주에 관광 올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추진단장은 "유흥시설은 동선을 공개하더라도 신분 노출을 우려해 진단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관광객들이 제주에 입도하자마자 제주형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인 '제주안심코드'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모든 다중 이용시설에서 QR 코드를 찍어 출입을 인증한다면 위드 코로나와 함께 경제·방역도 지키면서 힐링도 할 수 있는 섬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 유흥 관광에서 힐링 관광으로
제주로의 원정 유흥 논란은 비단 이번 코로나19 상황뿐만 아니라 오랜 제주 관광의 골칫덩이다.
지난 1964년 3월 국가의 '시범케이스'라는 명목으로 제주도에만 공무원의 요정 출입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요정'은 오늘날 유흥업소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1961년 5·16 군부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은 공무원을 비롯한 뭇 남성들의 요정 출입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공무원에 대해 요정출입금지령을 내린 바 있는데 제주에만 이 조치를 해제한 것이다.
'신문으로 본 제주관광발전사'(문성민 저)는 이 조치를 '열악한 관광기반시설로 인해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물이 부족한 관계로 제주도에 한해 요정 출입을 허용하면 남 성관광객 유치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개입됐을 수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후 제주에선 단체 관광객들이 접대부들과 연회를 하는 한국음식점이 생겨났고 이를 통칭 '관광 요정'이라고 부르곤 했다.
과거 제주관광의 큰손이었던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한 '기생파티'가 이곳 관광 요정에서 이뤄지는 등 제주 관광은 기생관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심지어 제주도 내 일부 관광호텔에서는 관광요정 업주와 밀약, 1회용 호텔출입증을 소지한 접대부에게 객실 출입을 허용하는 일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지난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시행되자 제주는 또 한 번 크게 동요했다.
관광지인 제주를 성매매 예외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찬반 여론이 맞섰던 것.
200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지역 포털 다음제주(http://jeju.daum.net)에서 제주도내 네티즌을 대상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 설문조사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결정은 '제주도를 성매매 방지 특별법 예외 지역으로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였다.
응답자의 64%가 예외 지로 인정하는 것에 반대했고, 52%가 '성매매 방지 특별법 시행이 제주 관광이나 지역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제주 관광은 새롭게 변화했고 지금도 변화 중이다.
제주는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2009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에 오르며 제주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또 2007년부터 제주 해안선을 따라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올레길 26개 코스(정규 21개·부속 5개)가 속속 만들어지면서 자연과 독특한 지역문화를 갖춘 '힐링의 섬'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과거 단체관광 대신 비대면(언택트·Untact)·개별·소규모·안전 관광으로 제주 관광산업의 체질도 변화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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