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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섬유예술을 느껴보아요
여성지도자 대학 지역문화팀. 행궁재 갤러리를 찾아서
2013-08-19 09:59:11최종 업데이트 : 2013-08-19 09:59:11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오래 전부터 바느질은 여자들에게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문화의 아이템이었고 삶을 이어가는 마지막 보루였다. 
내게 있어 바느질의 첫 기억이란 겨울 날 버선을 만들고 덧신을 만드는 어머니 옆에서 자투리 헝겊으로 주머니 만들던 것이다. 예쁘고 제대로 된 천에는 손도 못 대고 그저 버려지는 천을 모아 조가조각 이어붙이고 고무줄을 넣고 그 작은 주머니에 공깃돌이나 자질구레한 물건을 넣어 품고 다녔었다. 

그렇게 옆에서 흉내 내듯한 바느질은 중학교 2학년 때 여름방학 가사 시간 숙제로 낸 기본서양 자수 표본 만들기에서 제출한 것을 선생님이 교본으로 사용할 만큼 뛰어난 솜씨가 되었다. 그래서 작은 천 조각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모았다가 인형도 만들고 수를 놓은 손수건도 만들었는데 이제는 시력도 나빠지고 세밀한 작업을 하기에는 손이 너무 굳어 버렸다. 

여성지도자 대학 지역 문화팀이 행궁재 갤러리를 다시 찾았다. 
4년 전에 문을 연 '행궁 옆에서 마음을 가꾸고 공부하는 집'이라는 행궁재 갤러리는 행궁에서 팔달산으로 올라가는 중턱에 있었다. 

단독 주택으로 1층과 2층으로 된 아담한 공간에 1층에는 전1전시장과 제2전시장, 아트샾, 강의실 겸 커피샾이 있고 2층에는 장혜홍 님의 작업공간과 행궁을 비롯한 광장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베란다로 되어 있었다. 작은 마당까지 있어 한국전통염색을 재현하는 연구소로 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조건이다. 

한국 섬유예술을 느껴보아요_1
전통염색에 대하여 설명하는 장혜홍님

제1 전시장에는 '장혜홍, 한국섬유예술을 품다'전이 열리고 있었다. 흑백의 작은 액자형태를 붙여 평면과 설치미술 형태로 영역을 좁고 넓게 다채롭게 전시 할 수 있는 작품으로 가장 한국적인 흑백의 아름다움을 전통염색법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이다. 

제2전시장에는 아프리카 가나의 작은 목조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아프리카 가나 새마을 교육재단 한국본부 사무소를 겸한 행궁재 갤러리는 문화와 교육, 봉사 교류를 통하여 가나에 학교세우기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전통적인 염색 아름다움이 가장 피부로 와 닿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장신구들 비롯한 소품들이다. 알록달록한 색동 브로찌에서 여성들의 은근한 자부심 파우치까지 고품격 작품들이 눈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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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천으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 섬유예술을 느껴보아요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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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섬유예술을 느껴보아요_4
한국 섬유예술을 느껴보아요_4

전통방식으로 염색한 머플러를 두른 팀원은 "이런 것 백화점에서 사려면 엄청 비싼데, 정말 멋스럽다"하면서 여운을 남긴다. 
전통방식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만든 작품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이 아름답고 예쁨을 알지만 선뜻 구매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행궁재 갤러리는 전통염색을 배우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직접 염색을 배우고 바느질을 하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성북동 '효재'갤러리에 갈 때마다 예쁜 소품들과 작품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늘 행궁재 갤러리에 와보니 전통방식으로 염색한 섬유예술이 단순히 수묵화를 연상하는 아류작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섬유예술 장르 출발이 아닐까 싶다. 

"저녁마다 팔달산으로 산책 할 때 행궁재 갤러리가 뭐하는 곳일까 많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와 보니 미리와 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우리 생활 속에 크고 작은 문화공간이 있는데 건성으로 봐서 지나치기 쉽다. 여성지도자 대학 과정으로 지역문화팀 소그룹 활동을 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갖게 되었다"라고 이순덕 팀원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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