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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경기평생학습관의 베이비 박스 보도 사진전을 보고
2013-08-19 10:26:02최종 업데이트 : 2013-08-19 10:26: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베이비 박스를 아시나요? 베이베 박스는 말 그대로 아이를 넣는 바구니와 같은 것입니다. 아기를 낳았으나 기를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 양육할 의사가 없을시 아기를 유기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아기를 위험한 곳에 버리지 않도록 생명보호의 취지로 만든 것입니다. 2009년 관악구 신림동의 '주사랑공동체의 집' 이종락 목사가 설치했습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명보호의 정신만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1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1

권선동에 소재한 '경기평생학습관'의 1층 전시실에는 '베이비 박스'와 관련된 보도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학습관에 우연히 들러 책을 보러 갔는데, 1층의 전시관에 사진들이 걸려있길래 호기심으로 들어가 보았죠. 그런데 놀랍고도 충격적인 사진들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들, 그 생명들을 사랑으로 키워낸 후 잘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버릴 때 직접 쓴 눈물나는 편지들도 소개되어있습니다. 

지하철 역의 화장실 혹은 사물함에 버려진 아기들이 종종 뉴스에 등장하곤 합니다.  대부분 10대 혹은 20대의 미혼모가 낳은 아기라 볼 수 있습니다. 양육할 능력이 되지 않는 부모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어 영아 유기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 죽은 시체로 발견되거나 심한 장애를 겪는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베이비 박스를 설치한 이종락 목사는 어느 추운 겨울 날 교회 앞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부가 유기되는 생명들을 보호하는 보호막이 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시설에서라도 이를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이겠지요.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2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2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버리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있겠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 8월 입양법 개정시기와 맞물려 베이비 박스를 찾는 미혼모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는 2010년 4명, 2011년 37명, 2012년 79명으로 해마다 급증했고, 올해는 벌써 4월까지 64명의 영아가 버려졌다고 합니다.

새로 개정된 입양법에는 아기를 출생신고해야만 입양할 수 있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모에게는 아기를 낳은 출생기록이 남게 되지요. 미혼모는 이것이 두려워 출생신고를 할 수 없고, 입양을 포기한 채 아기를 유기하게 된다고 합니다.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3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3

이번 경기평생학습관의 보도 사진전에서는 베이비 박스에 대한 찬반 논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버려진 생명들, 아이를 어쩔 수 없이 낳았는데 키울 수 없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을 따뜻하게 보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또한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이 생명의 날개를 달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하는 차원입니다. 버려지는 아이라고 해서 생명의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지요. 소중한 하나의 아기가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국가, 사회,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바로 최소한의 인권보호라 할 수 있습니다. 

사진전에서 보았던 많은 편지 중 기억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절절한 말투와 아기를 향한 엄마의 마음이 잘 담겨져 있었습니다. 꼬옥 아기를 찾으러 올 테니 입양시키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 자신이 성폭행을 통해서 아기를 임신하게 되었는데 사실을 모른 채 낳게 되었다는 것, 도저히 키울 수 없는 자신의 형편 등을 써 놓았습니다. 
눈물 뚝뚝흘리면서 쓴 마음 아픈 글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대에 부모가 되어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세상에 한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어려운 일이겠죠. 이럴 때 도와주는 다양한 민간, 국가 기관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4
베이비 박스, 영아를 구하는 최소한의 장치인가? _4

관심있으신 분들은 권선동의 경기평생학습관 1층의 사진전을 통해서 '베이비 박스'의 실태와 현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곳에 버려진 아이들 역시 우리의 이웃이며, 동생이며, 함께 살아가는 시민일 수 있습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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