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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배우게 된 계기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겪고 나서 오기로 배운 컴퓨터
2010-01-13 17:51:23최종 업데이트 : 2010-01-13 17:51:2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인수

1990년 초에는 컴퓨터는 고가의 제품이었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거나 집에 개인용 컴퓨터가 있는 사람은 부유한 집이거나 두뇌가 비상한 사람으로 간주했다. 
특별활동 시간에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있지만 한정된 컴퓨터의 수에 몇몇 사람들만 배울 수 있어서 컴퓨터를 배우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컴퓨터는 나와는 거리가 멀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대학교에 진학을 했을 때는 숙제를 제출할 때 수기로 작성해서 제출하곤 했다. 육군에서 2년 동안 복무를 하고 나서 복학을 하니 대부분의 숙제 제출을 컴퓨터작업을 통해 하도록 체제가 바뀌어 있었다. 다급한 마음이 생겨 학과 컴퓨터실에서 자판연습을 하려고 했지만 윈도우라는 운영체제가 너무나 생소했다. 화면이 켜져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우스를 잡고 이리저리 클릭을 해보았지만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컴퓨터를 배우게 된 계기_1
윈도우 체제 이전에 익숙했던 도스 운영체제

옆에 있는 후배들이 하는 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한글을 실행시켜 연습을 해보았다. 몇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컴퓨터실에는 나만 혼자 앉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방을 챙겨서 컴퓨터실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나는 곧 곤경에 빠졌다. 
컴퓨터를 끄는 방법을 몰랐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는 도스모드로 사용하다가 컴퓨터를 끌 때는 parking이라는 명령어를 입력해서 컴퓨터를 껐다. 

그런데 윈도우 화면에서 그런 parking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겨우 한글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것저것 건드려볼 배짱도 없었다. 켜져있는 컴퓨터를 그냥 두고 나갈 수 없다는 양심이 발동해 누군가가 컴퓨터실로 와서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며 마냥 모니터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 가량 흘렀다.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문을 닫을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마침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면서 후배 두명이 들어왔다. 그렇게 사람이 반가울 수가 없었다. 후배들에게 컴퓨터를 어떻게 끄는지 물어보았다. 후배들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컴퓨터를 끄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시작에 들어가서 시스템종료를 클릭하는 방법을 그렇게 어렵게 배웠다. 

오기가 발동했는지 그때부터 나는 컴퓨터를 배우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니 주변에 어울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컴퓨터에 있어서 전문가였다. 프로그래머, 게이머, 웹마스터 등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배운 컴퓨터 덕분에 이제는 혼자서도 컴퓨터를 조립하고 고장난 것을 고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략적인 사용방법을 터득하는 속도가 남들과는 다르게 빠르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고 주변에서도 컴퓨터에 대한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전문가들에 비하면 아직도 병아리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겪고 나서 오기로 배운 컴퓨터가 이제는 남들에게 많이 가르쳐줄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다. 
특별히 나이 많은 어른들은 나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내가 몰라서 쩔쩔매던 때를 생각하며 차근차근 자세히 가르쳐주는 것이 나에게 보람이고 기쁨이다.

컴퓨터, 도스, 윈도우, 한글, 한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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