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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夜史), 수원깍쟁이 역사 체험극, 공방 거리의 야시(夜市)
8야(夜)로 붐볐던 이틀간의 '수원문화유산 야행'
2024-06-03 18:39:25최종 업데이트 : 2024-06-03 13:53: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화성 행궁광장에 세워진 수원문화유산 야행 알림 판

화성 행궁광장에 세워진 수원문화유산 야행 알림판


'여민동락(與民同樂)' 맹자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정조의 애민정신인 임금과 백성이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것에 근거한다. 2024 수원문화유산 야행(夜行)이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틀간 화성행궁과 행궁광장, 공방거리, 생태교통일원 등지에서 열렸다. 현장은 수많은 인파로 뜨거웠다. 이번 행사는 수원시가 주최했고 수원문화재단과 국가유산청이 함께했다. 수원문화유산 야행은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며 성곽 건축의 꽃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아름다운 달빛을 누리고, 우리문화유산으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밤의 여행이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걷는 야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걷는 야로


야경,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시, 야식, 야숙 등 '8야(夜)'는 저마다 특징이 독특했다. '발가벗고 삼십리' 수원 역사 체험극은 열린문화공간 후소에서 밤 7시에 막을 올렸다. 이 행사는 수원 깍쟁이와 팔부자 거리의 탄생을 극으로 재구성한 이동형 역사 체험극으로 참가한 시민들로 하여금 가슴설레게 만들었다.

1회 차는 밤 7시에 열림문화공간 후소, 2회 차는 밤 8시 30분 행궁아래 꿈누리에서 열렸다. 장소별 15분 간격으로 열렸으며, 장소1에서는 '개성 상인과 수원 상인의 서울 길(짚신)', 장소2에서는 '수원사람은 발가벗고 30리 뛴다', 장소3에서는 '팔부자 거리와 행궁동 변천사', '수원 각쟁이 어원의 의미'로 구성됐다.

수원 깍쟁이 열연하는 배우들, 열린 문화공간 후소 잔디밭

수원 깍쟁이 열연하는 배우들, 열린 문화공간 후소 잔디밭


옛날부터 사업이 번창했던 개성 고을 사람은 돈을 쓰지 않고 검소하기로 유명했다. 개성사람과 수원사람은 길을 갈 때 신을 신지 않고 허리 춤에 차고 걸었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하다. 그런데 검소하기로는 수원 사람이 더 유명하다. 결국 이러한 연유로 수원깍쟁이가 더 지독하다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발가벗고 삼십리 수원역사 체험극의 극단 우체통 공인식 대표

발가벗고 삼십리 수원역사 체험극의 극단 우체통 공인식 대표


연극 시작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열린 공간 후소 앞에서는 '야로(夜路)로 야행몬을 잡아라!'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시작 이전에 이 행사를 주관하는 극단 우체통의 공인식 대표를 만났다. 공 대표는 20년간 극단을 운영해온 장본인으로 "이번 야사 프로그램이 매우 설레이게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깍쟁이하면 통상 부정적인 이미지로 나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오늘 공연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좋은 풍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개성 사람과 수원 사람의 짚신 이야기

개성 사람과 수원 사람의 짚신 이야기


역사 체험극의 배우들은 나름대로 의상을 갖추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고품격의 아코디언 연주로 조용필의 '꿈'이 연주되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풀밭은 잔잔한 호수와도 같았다. 3대 깍쟁이는 누구일까. 서울, 수원, 개성 그중에 제일은 수원깍쟁이였다. 깍쟁이란 말이나 행동이 약삭빠르고 얕잡아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음을 역사 체험극을 통해 증명하기도 했다.

점점 밤이 깊어가자 곳곳마다 불빛이 찬란했다. <수원사람은 발가벗고 30리 뛴다>의 유래는 화성시 병점과 수원의 축만제와 관련이 있다. 수원도성에서 30리 떨어진 병점에 효심이 좋은 양반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축만제 근처의 술집에서 효성 깊은 양반이 기생의 아리따운 자태에 취해 술을 마시다가 잠이 들었다. 다급한 나머지 의관도 갖추지 못하고 30리를 뛰어 가서 제사를 지냈다는 역사에서 생겨난 것이다.
 
밤이 깊어가며 어둠을 밝히는 수 많은 불빛 들

밤이 깊어가며 어둠을 밝히는 수 많은 불빛 들


이처럼 역사 체험극이 장소를 옮기며 진행되는 동안 어느새 공방거리는 인파로 가득했다. 특히 주변의 식당가는 대목을 한몫 보듯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살살 불어오는 밤바람에 한낮의 뜨거움도 사라져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공방거리는 평소에도 유명한 거리이기는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들이 많아 아마도 이제껏 진행해온 문화유산 야행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짐작이 간다. 각양각색의 길가에 줄지어 있는 임시로 설치한 프리마켓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시간이 갈수록 붐비는 플리 마켓

시간이 갈수록 붐비는 플리 마켓


각종의 액세서리, 공예품, 장난감, 간단한 먹거리, 수십 종의 공산품들이 손님을 기다렸다. 불빛으로 수놓은 행궁동은 거세지는 인파로 점점 깊어가는 밤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연인, 부부, 동료, 친구, 아이들의 손을 잡은 가족 단위,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연무동에서 나온 어느 4인 가족은 "돈도 별로 많이 들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해 나왔다."라고 하며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긴 줄로 이어지는 룰렛 이벤트

긴 줄로 이어지는 룰렛 이벤트
팔달구 우리 동네 버스킹

팔달구 우리 동네 버스킹


노천극장 앞의 야행 참여업체와 함께하는 룰렛 이벤트는 30여 명이 긴 줄을 이루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남문 로데오 청소년 문화공연장에서는 팔달구 우리 동네 버스킹이 열려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3일간 열리던 수원문화유산 야행이 이틀로 축소된 것 같아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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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야, 깍쟁이, 야사와 야시, 공방 거리, 열린 문화공간 후소,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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