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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아름답게 빛난 브람스와 슈트라우스 음악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 열려
2023-10-20 16:15:31최종 업데이트 : 2023-10-20 16:15:3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


깊어가는 가을밤, 아름답고 심오한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9일 저녁 7시 30분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렸다. 가을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깊이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를 연주했다.

브람스(J. Brahms, 1833-1897)는 단 한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D장조, 작품 77)을 작곡했다. 1877년 여름 브루흐(M. Bruch, 1838-1920)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초연한 사라사테(P. Sarasate, 1844-1908)의 연주를 보고 감명을 받아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기로 마음먹고 1878년 12월에 완성했다고 한다. 그 당시는 브람스가 교향곡 2번(D장조, 작품 73)을 작곡하고 있었던 당시라 교향곡 2번과 바이올린 협주곡이 조성과 박자, 리듬이 비슷한 곳이 많다. 1879년 1월 1일 친구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J. Joachim, 1831-1907)의 연주와 브람스의 지휘로 초연을 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 독주를 가진 교향곡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악장은 긴 서주에 이어 바이올린 연주가 나오며 약 20분 정도로 길다. 카덴차는 요아힘이 작곡했다. 카덴차란 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전에 연주자가 기교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한 화려하고 자유스러운 무반주 연주이다. 작곡가가 직접 작곡하기도 하고 연주자가 직접 자신만의 카덴차를 작곡하기도 한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이날 김영욱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한 카덴차는 부조니(F. Busoni, 1866-1924)가 작곡한 것을 연주했다. 2악장은 목관과 호른의 앙상블의 서주가 이어진 후 바이올린 독주가 시작되는데 대부분의 2악장이 그렇듯 아다지오(Adagio) 악장은 너무도 아름답다. 3악장은 진중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다소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으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필자는 파가니니, 브루흐,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도 좋아한다.

슈트라우스(R. Strauss, 1864-1949)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작곡한 음악가로 유명하다. 음악가의 집안에서 금수저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로부터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았고 6세부터 작곡을 시작했다고 한다. '돈후안', '맥베스', '죽음과 변용',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돈키호테' 등의 교향시와 알프스 교향곡 등을 작곡했다. 이날 연주한 '영웅의 생애'도 교향시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교향시란 교향곡처럼 여러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악장으로 된 교향악 형식의 곡이다. 음악 외적인 이야기나 묘사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소재는 시, 소설, 이야기, 회화 등 다양하고, 절대음악이 아닌 표제를 가지고 있다. 작곡가 리스트(F. Liszt, 1811-1886)가 교향시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해 확립되었다.

오페라나 교향시 등 표제음악에서 주요 인물이나 사물 또는 특정한 감정 따위를 상징하는 것을 유도동기라고 하는데 곡 중에서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곡의 진행을 암시하고 통일감을 줄 수 있다. '영웅의 생애'는 악보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구성은 6부로 되어있고 각각의 유도동기를 알면 곡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영웅의 생애'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1부 '영웅'에서는 첫 부분에 영웅 모티브가 나오는데 곡 전체에 나온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의 1악장 주제와 닮아있는데 시작부터 영웅의 결의와 강한 의지가 나타난다.  2부 '영웅의 적'에서는 목관악기가 영웅의 적으로 표현되고, 3부 '영웅의 동반자'에서는 바이올린 솔로가 모티브인데 슈트라우스의 아내를 의미한다. 4부 '영웅의 전쟁터'에서는 무대 뒤에서 트럼펫이 연주하면서 시작하고, 5부 '영웅의 업적'에서는 슈트라우스가 지나온 날을 회상하듯 과거에 쓴 곡의 주요 선율이 조금씩 들어가 있다. 6부 '영웅의 물러남과 완성'에서 호른은 영웅을, 바이올린은 아내를 상징하며 영웅의 주제를 회상하며 마무리 했다. 

필자는 현대음악을 즐겨듣지 않았는데 몇 년 전 수원시립교향악단에서 '말러 시리즈'를 할 때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말러 음악에 심취하면서 브루크너, 슈트라우스 등 깊이 있고 사색적인 음악에 눈을 떴다. 음악 감상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니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 이날 음악회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슈트라우스 음악을 들으며 지친 영혼이 위로받은 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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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교향악단 제288회 정기연주회, 브람스,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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