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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정조 시대의 사람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2023-10-06 09:46:33최종 업데이트 : 2023-10-06 09:46:3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사회를 맡은 정수자 시인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사회를 맡은 정수자 시인


'2023 문화도시 조성 사업' 일환으로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 수원, (사)화성연구회가 주관하는 '특강 정조 시대의 사람들' 인문학 강의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렸다. 지난 4일 저녁 단국대학교 김문식 교수가 1강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의의 세부 주제는 '정조의 제왕학'이다. '제왕'이란, 제(帝)와 왕(王)을 합한 것으로 원래는 군주를 의미했다. '제'는 천자나 군주를 의미하며 하늘을 대신해 현실 세계를 잘 다스려야 하는 존재를 말한다. '왕'은 천(天), 지(地), 인(人)으로 구성된 삼재를 연결시키는 존재를 의미한다. 김문식 교수는 '제왕'을 정의하며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선의 제왕이 갖추어야 하는 학문을 '제왕학'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제왕지학'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태종 이후 경연이 활성화되면서 제왕학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는데, 주로 경연 석상에서 언급되었다. 경연이란 국왕이 학문을 연마하는 자리이고 경연 교육은 바로 제왕학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제왕학의 학습 과목이나 내용은 사서오경과 같은 유교 경전, 중국과 조선의 역사서를 위주로 하는 경연 과목은 유학자의 교육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다.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열강중인 김문식 교수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열강중인 김문식 교수


제왕은 학문을 연마하는 학자가 아니라 당대의 정치를 이끌어가는 정치 지도자였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의 제왕학은 현실 정치에서 실천되어야 하는 학문으로 유학자들의 학문보다 강한 실천력을 가졌다. 제왕학은 사서오경 중 대학이란 책에 나오는 모든 단계를 실현할 수 있는 학문이었다. 대학의 8조목 가운데 격물에서 제가에 이르는 여섯 단계는 유학자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이었지만 치국과 평천하는 오직 제왕만이 실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제왕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교 경전과 역대 군주들의 정책을 파악하는 역사서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어야 했기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했다. 제왕학의 실현은 정책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정책을 역대 군주의 성공적인 정책과 연결시켜야 강력한 설득력이 생겼다.

연산군일기의 연산군 5년 3월 27일자(1499년) 기록을 보면 '좌의정 한치형 등 왕이 학문을 닦고, 언로를 열고, 상벌을 공정히 할 것 등을 아뢰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제왕의 학문은 범상한 사람들과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문장과 구절을 분석하여 이동(異同)을 고찰·비교함은 강설(講說)을 일삼는 선비들의 일이요, 심오한 이치를 탐색하고 기묘한 것을 연구하여 아름다운 문구를 늘어놓는 것은 문장을 일삼는 선비들의 일이므로 이는 모두 군주의 힘쓸 바 아닙니다. 군주의 학문으로서 가장 귀중히 여기는 바는, 옛날 성현들의 마음씀과 역대의 치란·흥망의 자취, 정치를 세우는 요령, 백성을 윤택하게 하고 물자를 증식하는 방법을 보고 이를 마음에 체득하여 정치에 시행할 따름입니다."
폭군이라 일컬어지는 연산군 시대에도 제왕이 취할 바를 말하고 있다.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군사를 실현한 정조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군사를 실현한 정조


공자가 유학을 정립한 이후 학문적 정통성을 따지는 도통론(道統論)이 나타났는데 맹자로부터 시작되어 시대가 지날수록 정밀해졌다. 유학의 학파가 분화되면서 학자들이 소속된 학파나 당파의 이념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도통론을 활용하였다. 맹자는 유학의 도통을 요, 순, 우, 탕, 문왕, 공자의 순으로 제시하고 자신이 후대로 전할 것이라 하였다. 이후 당나라 한유가 도통론을 제기해 공자 앞에 무왕과 주공을 더했다. 송나라 때 유학의 도통론은 공자 다음에 안자, 증자, 자사가 들어갔고, 송나라에서는 주돈이, 정호, 정이, 장횡거, 주자로 이어지는 계통을 중시했다.

선조 8년(1575)에 율곡은 제왕학 교과서인 '성학집요'를 작성하면서 도통론을 거론하였고, 주자에서 끊어진 유학의 도통을 국왕인 선조가 계승하기를 희망했다. 이후 조선의 학계가 여러 학파로 분리되면서 학파마다 자신들이 주자의 도통을 계승했다고 주장했다.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세종과 정조의 리더십 비교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인문학 강의, 세종과 정조의 리더십 비교


정조는 홍재전서 제53권 '홍우일인재전서의 장명'에서 "내 오로지 정결하고 멀리 생각하여 이루어 낸 결정이니 비록 도통의 전수에는 갑자기 견줄 수 없지만,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로 씨줄과 날줄을 삼은 것은 생각건대 자연히 복희, 신농, 요제, 순제, 우왕, 탕왕, 문왕, 무왕, 공자, 맹자, 정자, 주자의 단서를 터득한 것임을 묻지 않아도 만천명월주인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라고 주자까지 이어진 유학의 도통을 자신이 계승하였다고 선언했다. 조선의 국왕들은 경연을 통해 신하에게 교육을 받았는데, 이중에서 정조는 국왕이 직접 학문을 연마하고 신하를 가르치려 한 군주였다.

이번 '정조 시대의 사람들' 인문학 강의는 9강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다. 제10강 12월 9일(토)에는 정수자 시인이 '정조의 치세를 논하다' 토크쇼를 진행한다. 


<특강 정조 시대의 사람들>
○1강 '정조 - 조선의 개혁을 꿈꾼 군주', 김문식 단국대학교 교수
○2강 '채제공 – 남인의 영수, 정조의 명신', 수원화성박물관 김세영 학예사
○3강 '윤행임 – 정조의 총신, 뒷일을 부탁 받다',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김정자 연구교수
○4강 '조심태 – 화성 축성의 실질적 책임자', 한신대학교 김선희 교수
○5강 '김만덕 – 제주 여걸, 정조를 만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해은 책임연구원
○6강 '이옥 – 문체반정에 맞서다', 한양대학교 박수밀 교수
○7강 '박제가 – 북학과 조선의 미래를 꿈꾸다' 성균관대학교 안대회 교수
○8강 '장혼 – 여항 문단을 이끈 천재 시인', 한국문헌문화연구소 박철상
○9강 '백동수 – 조선의 무사, 무예도보통지를 만들다', 한국병학연구소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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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인문학 강의, 수원화성박물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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