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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반찬이 소중한 이유
2011-10-22 11:10:13최종 업데이트 : 2011-10-22 11:10:13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부모님 곁을 떠나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렇게 부모님을 떠나 혼자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자립심도 당연히 생겨났고 왠만한 일은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부모님이 오신다고 하면 얼마나 설레는지 모른다. 

오늘 엄마가 오셨다.지난 추석 명절 때 뵙고 처음 뵙게 된 엄마를 보고 싶어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해왔는지 모른다.
사실 엄마가 오시지 않으면 일년에 두 번 명절 때만 뵙게 되는데, 엄마는 매년 2번 정도 이곳에서 건강 정기검진을 받으러 오신다. 그래서 늘 병원에 가시기 위해 오시는 거지만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엄마는 식이요법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아무거나 드실 수 없다. 혼자서 사는 자식의 집에 오는 엄마가 혼자서도 잘 드실 수 있는 간식거리로 호박고구마를 준비하고, 우유와 그리고 블루베리를 준비했다.
그리고 어제 저녁부터 온 집안을 청소하고, 내가 출근한 후에 집에 들어온 엄마가 드실 수 있도록 고구마를 직화구이냄비에 구워두었다.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사용하실 물품, 드실 커피를 미리 꺼내 준비해두었다.

회사에 가서도 하루 종일 엄마가 타고 오실 기차 시간 생각에 정신이 나가 있었고, 점심 시간에도 식사는 하셨는지 전화도 하고 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회사 야근시간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부장님께 부탁 드려 일찍 퇴근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수원으로 오는 퇴근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집으로 달려오는 마음과는 달리 차는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었고, 결국 회사에서는 일찍 나섰지만 집에 도착한 시간은 8시 반으로 건강 때문에 늦은 저녁을 드실 수 없는 엄마의 저녁시간과는 맞추지 못했다.
서슴없이 입석을 택해 온 집에는 엄마가 와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집에는 맛있는 냄새가 쏠쏠 풍기고 있었다.

엄마표 반찬이 소중한 이유_1
엄마표 반찬이 소중한 이유_1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과 영양가 있는 반찬들은 내가 혼자서 해 먹던 밥과는 역시 달랐다. 엄마의 밥을 먹으면서 엄마에겐 건강에 좋다는 블루베리에 우유를 부어 드실 수 있도록 해드렸다. 항상 자식을 챙기실 줄만 아시는 엄마는 이제 내 손으로 꼭 챙겨드리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내일 아침이면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나로선 엄마를 조금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동분서주했다.
아쉽게도 아버지가 걱정되신 어머니는 금요일이면 집으로 돌아가신다. 벌써 짧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엄마표 반찬을 계속 먹을 수 있었던 어린시절이 마냥 그리워진다. 소중한 순간은 지나야지만 알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내 옆에 항상 건강하게 계셔주시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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