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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박자 천천히, 커피 한잔의 여유
2008-09-18 19:58:39최종 업데이트 : 2008-09-18 19:58:39 작성자 : 시민기자   장지현
지금은 우리가 식사 후 간단히 마시는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 한잔이 귀족대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 대략 1890년 전후로 공식문헌 기록상으론 고종이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 영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맛보고 커피에 맛을 들였다. 
이처럼 커피는 서양문물과 분위기의 상징으로 왕실의 기호품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개화 바람이 불면서 커피는 양반들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6․25전쟁에서 미군의 식량에 포함되었던 인스턴트커피가 미군부대 밖으로 커피가 새어나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미군부대의 인스턴트커피는 시골학교에까지 흘러와 커피를 처음 먹은 사람들이 줄줄이 설사를 하게 되자 그게 뱃속에 있는 회충이 죽어서 생기는 현상인줄 알고 회충약이라는 오명을 쓰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또한 커피는 여러 곳에 다방이 들어서면서 더욱 퍼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1970년대에도 커피는 여전히 귀한대접을 받았다. 
귀한 대접을 받아서인지 커피는 언제나 중요한 손님이 올 때는 반드시 내오는 단골손님이었다. 이러한 귀한 커피 때문에 발생하는 우스꽝스러운 헤프닝도 많았는데 한 회사에서는 방문하는 손님마다 함께 커피를 마셔주던 사장이 커피 휴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자기대신 하루에 20잔의 커피를 마셔 줄 여비서를 구한다는 광고까지 내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커피 접대로 시름을 앓고 있는 것은 사장뿐 만이 아니라 그 시절 하루에 10가구 이상씩 가정방문을 해야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1백15년을 지나온 커피는 지금 우리의 곁에서 친숙한 음료 이상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세계적인 커피전문점으로 자리잡은 '스타벅스'는 미국, 캐나다, 대만, 쿠웨이트 등의 40여개국의 총 9000여개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커피의 시장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또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흔히 커피 자판기, 커피 전문점, 커피숍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커피의 종류 또한 다양해져 밀크 커피, 블랙 커피, 설탕커피로 불리던 삼형제는 잊혀진 채 까페라떼, 카푸치노, 카라멜 마키야또, 화이트 쵸콜릿 모카 등으로 다양한 형제들이 나타났다.

오늘날의 커피는 386세대에게는 "저..시간있으면 저하고 커피나 한잔 하실래요?"라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며칠밤을 지새워 수백번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요즘 아이들에게는 자기의 기호에 맞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음료로 세대를 넘나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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