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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이란
2008-04-09 18:17:55최종 업데이트 : 2008-04-09 18:17: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재철

진정한 행복이란_1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신경과 의사 올리버 색스가 펴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은 우리에게 묘한 충격을 준다. 책의 내용은 의사가 경험한, 우리가 쉽게 말하는, '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겪었던 경험담 이다. 

자폐증상이 있는 쌍둥이 형제 존과 마이클은 탁자에 있던 성냥갑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성냥이 쏟아져 나오자 둘은 동시에 111라고 외쳤다. 그리고 나서 존이 37라고 중얼거렸다. 마이클도 37라고 중얼거렸다. 다시 한번 존이 37라고 했다. 쏟아진 성냥개비는 모두 111개였다. 의사가 물었다 그런데 왜 37을 세 번 중얼거렸지? 둘은 동시에 37, 37, 37하면 111. 

영화 레인 맨(Rain Man, 1988)에서 자폐증상이 있는 톰 크루즈의 형, 더스틴 호프만은 식당에서 이쑤시개 통이 바닥에 떨어지자 정확하게 그 숫자를 맞춘다. 그러나 존과 마이클 쌍둥이 형제는 성냥개비를 정확하게 소수로 분해해서 그 숫자를 맞춘 것이다. 

어느 날 쌍둥이 형제는 서로 6자리 숫자를 나열하면서 기쁨을 만끽한다. 그들은 의사가 들어왔음에도 눈치 채지 못하고 숫자놀이에 열중한다. 
의사는 이 숫자놀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들이 열거하는 숫자를 적어와, 학창시절 보았던 소수표를 보고 형제들이 말하는 것이 6자리 소수인 것을 알았다. 그래서 다음 날 소수표를 몰래 감추고 형제 옆에 앉았다. 그들은 놀라면서도 6자리 소수놀이를 계속했다. 이에 의사는 몰래 책을 뒤척여 8자리 소수를 불렀다. 

두 사람은 의사를 돌아보았다. 동시에 둘은 싱긋 웃었다. 
그들은 8자리 숫자가 소수인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5분이 지나자 존의 9자리 숫자가 나왔다. 이어 5분 후 마이클이 9자리 숫자를 불렀다. 이번에는 의사가 몰래 소수표의 10자리 숫자를 불렀다. 오랜 침묵이 흘렀다. 이번에는 존이 12자리를 불렀다. 이어서 두 사람은 20자리까지 불렀다. 당시 소수 10자리 이상이 실린 책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쌍둥이 형제를 떼어 놓아 사회 적응 훈련을 시켰다. 이들은 따로 따로 수용되어 버스를 타고 다닐 기본적인 사회 적응은 되었다. 
하지만 둘만이 나누던 숫자의 대화는 사라지고 끊임없이 일에 시달리는 평범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더불어 쌍둥이 형제의 삶의 기쁨이나 살아있다는 감각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쌍둥이에 대한 가차 없는 치료가 과연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쌍둥이 형제. 겉으로는 고독해 보였겠지만 많은 친구들이 가득 찬 세계, 숫자로 가득 찬 세계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주위는 평온함, 신비함이 깃들어 있어, 그 평온함을 깨뜨리면 비극이 초래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의사 올리버 색스는 외친다. 아무리 기묘하게 여겨질지라도 우리는 이를 '병적'이라 불러서는 안된다. 우린 그렇게 부를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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