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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의 명사형은 ‘곪’
2008-04-10 13:06:09최종 업데이트 : 2008-04-10 13:06:0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KBS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년 넘게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 음식 등 갖가지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해 정확한 지식을 전달한다. 또 시청자가 직접 전화로 참여하고 있어 시청자와 함께 교감하는 방송이다.

'골다'의 명사형은 '곪'_1
'골다'의 명사형은 '곪'_1
4월 9일에는 코를 고는 문제에 대해서 다뤘다. 최근 중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코를 고는 사람이 많다. 일반적으로 코를 고는 문제는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코를 고는 문제도 방치하면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이어져 위험하다는 정보였다. 

그런데 이날 방송 중에 '코를 곰'이라는 방송 자막이 나왔다. 하지만 '골다'의 명사형은 '곪'이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기다. 

'ㄹ'로 끝나는 용언 뒤에 명사형 어미는 항상 'ㄹ'과 함께 나란히 'ㅁ'을 살려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다'는 '앎', '끌다'는 '끎', '줄다'는 '줆', '갈다'는 '갊', '살다'는 '삶', '만들다'는 '만듦'이라고 한다. 

방송에서 '곪'을 '곰'이라고 표기하는 것처럼, '암/알음, 끔/끌음, 줌/줄음, 감/갈음'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우리말에서 'ㄹ' 음운은 탈락하지 않고 쓰이기도 하지만, 음운의 환경에 따라서는 쉽게 탈락하기도 한다. '아드님, 따님, 바느질, 소나무, 다달이'는 단어가 합성을 하면서 본래 가지고 있던 'ㄹ' 음이 사라졌다.  

어간의 끝 'ㄹ'도 쉽게 벗어난다. '갈다'는 활용할 때, '가니/간/갑니다/가시다/가오'로 활용한다. '놀다/불다/둥글다/어질다' 등도 마찬가지다. 

'ㄹ'을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쓰면 표준 어법에 어긋난 것이다. 나훈아의 '녹슬은 기찻길'은 '녹슨'을 잘못 쓴 것이다. 마찬가지로 윤희상의 '카스바의 여인'이라는 노래에서 '낯설은 내 가슴'이 아니라 '낯선 내 가슴'이다. '날으는 원더우먼'도 '나는 원더우먼'이라고 해 'ㄹ'을 버려야 한다. 

순우리말은 명사가 부족하다. 이 부족함을 명사화 접미사가 도와주고 있다. 이는 용언의 어간에 '-음/-ㅁ'을 붙여서 만든다. 받침이 있는 경우는 '먹음, 묻음, 많음' 과 같이 '-음'을, 받침이 없는 말에는 '봄(보다), 감(가다), 슬픔(슬프다)'과 같이 'ㅁ'이 온다. 

그러나 어간에 'ㄹ'받침이 있는 말은 조금 다르다. '삶(살다), 앎(알다), 만듦(만들다)'처럼, 'ㄹ'을 꼭 살려야 한다. 특히 이런 것은 방송에서 정확히 표현해서 일반인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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