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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뜨거운 동포 사랑을 함께 심었어요”
수원시민 339명 방북, 금강산에 소나무 4천그루 식목
2007-10-26 13:43:02최종 업데이트 : 2007-10-26 13:43:02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수원시 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회장 김석일)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서비스포비스가 주관한 민간차원의 북녘동포돕기 행사가 지난 10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간 일정으로 북측 금강산 인근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 참여한 수원시 방북단 350명은 금강산에 나무를 심고 난방시설 등 주택자재를 지원해 집을 짓고 있는 고성지역 북측마을을 둘러봤다. 방북단에는 김용서 수원시장, 홍기헌 수원시의회의장, 이재식 수원시의원 등 시와 시의회 관계자,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뜨거운 동포애를 보여줬다.
다음은 이 행사를 주최한 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 김석일 회장의 기고문이다. <*편집자 주>

■10월 7일
 
밤새 잠을 설친 탓에 몸이 천근이다.
적지 않은 인원(350명)과 북쪽에 가서 북쪽 주민들과 식목행사를 하고, 우리가 일부를 지원해 줌으로써 신축되는 북측 농가주택을 돌아보고 봉사활동을 한다는, 아주 인도주의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이 분명한 보람된 통일 운동의 일환이긴 하지만 본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북녘동포사랑 범시민 운동본부)의 회장으로서의 내 마음은 우선 동행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무탈하게 돌아 올 수 있게 매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오전 7시 40분 예정시간 보다 약 10분 늦게 버스 9대에 나눠 탄 일행이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민이 주축이 된 행사는 처음"이라는 북측 관계자의 말 또한 나를 긴장시키는 한 대목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북쪽 땅에 발을 들여 놓을 때 마다 느끼는 기분이다.
북측 출입국 관리소를 나서자 낯익은 북쪽 책임자 류 선생과 최 선생이 김용서 시장, 홍기헌의장과 나를 반갑게 맞이하고, 예우를 갖추어 별도의 승용차로 갈아타게 했다.
벌써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꼬박 하루가 걸린 셈이다. 참으로 가깝고도 먼 길이다.

■10월 8일 

금강산의 아침은 참 매력적이다. 공기가 달다.
제일 먼저 식당엘 갔다. 변함없는 식단이다.
한복 차림의 북측 여 종업원의 아침 인사가 정겹다.

일정이 바쁜 관계로 서둘러야 했다. 구룡폭포 관광 중 일부는 시간을 단축하고 운곡리 주택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130여 채 중 우선 일부 15채 정도가 공사 중인데 필자가 사전 답사 차 방문했을 때(9월 11일) 보다는 조금은 진척됐지만 상당히 더딘 공정이다.
건축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그 쪽 관계자의 귀띔이다.
김용서시장, 홍기헌의장, 시의원, 지역사회 봉사단체장들이 북쪽 현실을 확인하는 순간의 표정들이 착잡해 보인다.
구석구석에 몸을 숨기고 우리 일행을 훔쳐보는 북쪽 주민들의 모습이 우울하게 다가온다.

구룡폭포 관광을 마치고 내려온 일행과 합류해서 모든 참가자들이 금천리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새로운 주택 단지에 들어선 20동 40채의 신축된 주택을 방문했다.
이곳 역시 수원 시민의 성금 중 일부로 시멘트를 구입하여 지원 해 준 곳이다.
마을을 비껴서 들판 한가운데 마차로를 이용해 길게 늘어서 걸어가는 350여명의 수원 시민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img2}필자가 사전 답사 시 우리 방문단 일정과 맞추어 준공식을 갖기로 했으나 일부 지붕 공사가 늦어져 준공식을 치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수원 시민의 정성 어린 마음이 이러한 뿌듯한 결과를 가져 왔구나 하는 자부심이 모두의 표정에 역력했고 삼삼오오 모여 수근대는 우리의 모습을 북쪽 안내원들이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오후 4시 점심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이 술기너미 고개를 향했다.
북측 사람들이 묘목이랑 삽, 괭이, 장갑 등을 준비하고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남과 북의 400여명의 주민들이 어우러져 통일의 염원을 담아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를 정성들여 심었다.
그곳은 이미 북쪽의 땅이 아니고 우리의 금수강산 이었고, 어우러진 사람들은 남과 북이 아닌 하나의 배달민족이었다.
땀 흘린 뒤에 맞는 산바람은 모두의 폐부까지 시원케 했고, 산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수원 시민이 주축이 돼 남과 북이 같이 심은 5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훗날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까? 기다려진다.

■10월 9일
 
만물상 등반을 생략한 일부 인원(차량 1대)이 북고성지 집단 농장을 방문했다.
현대 측에 전량 납품을 전제로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농장이다.

세 번째 방문하는 필자와 낯이 익은 그곳 관계자가 눈인사를 보낸다.
비닐을 적어도 2년 단위로 바꾸어 주어야만 충분한 일조량을 보장할 수 있는데, 7년이나 되어서 먼지 묻고 때타서 그렇질 못해 답답하다고 하던 그 사람이다.
부업 삼아 기르는 듯한 토끼장에 있던 아주 새까만 토끼가 인상적이었다. 나오는 길에 양지 마을 민가를 방문했다.
물론 보여주기 위해 선정된 집이다. 우리 60년대 농촌의 소농 정도의 주택을 연상케 한다.

마을을 방문할 때 마다 나는 그곳 주민에게 영 미안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쪽 또한 그곳이 최전방 지대인지라 모든 통제를 군인들이 하는 관계로 마을 입구마다 초소가 있고 우리가 들어갈 때면 주민의 통행을 금하는 관계로 그곳 주민들이 많이 불편하리라 미루어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미처 집으로 못 들어간 주민은 어린 아이까지도 남쪽 사람과는 눈을 마주치거나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육을 받은 탓인지 몸짓과 눈길이 부자연스럽게 그지없다.
평양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남쪽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북쪽의 풍경은 산에 나무가 없다는 것 만 빼놓으면 정겨운 남쪽의 어느 시골 마을과 진배없다.
멀리 느리게 지나가는 목탄차가 이색적일 뿐이다. 북측 류선생과 최선생의 배움을 받으며 남쪽으로 내려왔다.

가슴 답답한 건 가셨지만 미열이 난다. 이 또한 북쪽을 다녀올 때 마다 느끼는 이상한 현상이다.
한 사람도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거진항 저녁자리에서 김용서 시장님, 홍기헌 의장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씀이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싹 잊게 해주었다.
소주를 큰 잔 가득히 따라 단숨에 마셨다. 목울대를 넘어가는 소주의 화끈한 느낌이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다.
남쪽에서 태어남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긴 여정이었다. 또한 이러한 행사는 누가 하든 계속 되어야만 할 것 같다.   <김석일/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 회장>

북녘동포사랑 범시민운동본부, 김석일, 금강산, 식목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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