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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워서"…'사랑의 밥차' 혹한기 운영 중단
노숙인·어르신 야외서 식사 불가능…"대체 프로그램 가동"
2016-12-17 08:01:23최종 업데이트 : 2016-12-17 08:01:23 작성자 :   연합뉴스

"너무 추워서"…'사랑의 밥차' 혹한기 운영 중단
노숙인·어르신 야외서 식사 불가능…"대체 프로그램 가동"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매 겨울이면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곳이 사라지네요."
공원과 역사 등지에서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밥차'가 매년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운영을 중단, 노숙인이나 어르신이 배를 곯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15일 낮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공원 체육관 앞.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비슷한 시간 북적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매주 목요일이면 이곳을 찾아 노숙인 등에게 따뜻한 밥과 국을 내주던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사랑의 밥차'가 혹한기인 이달 들어 무료 급식 제공을 멈춘 탓이다. 기한은 오는 2월 말까지다.
한 주민은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목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노숙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밥차로 모여들어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다"며 "노숙인과 어르신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겨울 들어 운영을 멈췄다니 어디서 배를 곯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지역도 밥차 운영을 중단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산시자원봉사센터는 이보다 앞선 지난 10월 말 상록구 상록수역과 단원구 안산 글로벌다문화센터 등지에서 밥차를 운영하는 '늘푸른광장'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늘푸른광장에는 무료 급식뿐만 아니라 미용, 상담, 마사지,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의 밥차 운영이 중단된 이유 역시 추위다.
밥차의 무료 급식 배식은 그 특성상 다수가 한꺼번에 밥을 먹을 수 있는 트인 야외 공간에서 이뤄지는데,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건강 문제나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
넉넉지 않은 예산도 발목을 잡는다. 지자체 등의 지원 없이 오로지 기업 후원금으로만 운영하다 보니 매년 늘어나는 급식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밥차 운영 첫해인 2013년 배식 인원은 연간 9천700여 명이었으나 올해는 2만1천여 명을 넘어섰다"며 "기업 후원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인 데다,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지역사회 온정의 손길마저 사라져 혹한기 밥차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관계자는 "밥차 운영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날씨다. 매년 혹한기는 물론 혹서기에도 밥차 운영을 중단한다"며 "무료 급식보다 중요한 것은 노숙인과 어르신들의 건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센터는 밥차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소외계층 가정에 밑반찬을 배달하거나 생필품을 전달하는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혹한기에도 우리 주변 이웃들을 돌보는 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는 수년째 IBK 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전국 30개 시군구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배식 인원이 많게는 한 곳당 2만 명(연인원)에 달한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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