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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후 첫 명절…"대목? 기대도 못해요"
선물세트 주문전화 '잠잠', 농어민·업계 '우울'
2017-01-05 07:26:31최종 업데이트 : 2017-01-05 07:26:31 작성자 :   연합뉴스
청탁금지법 후 첫 명절…

청탁금지법 후 첫 명절…"대목? 기대도 못해요"
선물세트 주문전화 '잠잠', 농어민·업계 '우울'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한우로는 5만원짜리 선물세트를 만들 수 없어요. 그래서 돼지고기 선물세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촉활동을 하는 한 축협 유통 업무 관계자의 말이다.
오는 28일 설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맞는 첫 명절이다.
하지만 조기와 한우, 과수 등을 생산하는 농어민과 관련 상품 유통 업계는 연간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설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착잡하기만 하다.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만들어 내기가 여전히 어려운 데다가 국정 혼란과 경기침체 등 최근 사회 분위기 때문에 올 설 대목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남 영광군의 한 굴비 생산 업체 관계자는 "5만원에 맞추기 위해 굴비 마릿수를 줄이고 포장도 최대한 저렴하게 한 선물세트를 일단 준비는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선물세트가 팔릴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기 어획량까지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올라 5만원 세트 만들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많은 업체가 선물세트 생산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굴비 생산 업체 관계자도 "예년 이맘때 같으면 명절 선물세트 주문이 많아 택배를 발송하기 위해 줄을 서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주문이 거의 없다"며 "명절 아니더라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 이번 명절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보통 10만원대에서 비싼 것은 수십만 원까지 하는 굴비 선물세트 생산 업체 관계자들과 어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우 농가들도 시름이 깊기는 마찬가지다.
안성축협 유통분야 관계자는 "등급이 낮거나 사태 등 탕거리 중심으로 5만원짜리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그래도 기대하는 것은 소고깃값이 최근 많이 내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굴비나 한우보다 5만원짜리 선물세트 구성이 비교적 쉬운 과수 농민이나 과수조합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성과수조합 관계자는 "지금 선물세트 주문이 거의 없다"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명절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5만원이고 10만원이고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체까지 구설수를 우려, 아예 선물 주고받기를 꺼리는 것 같다"며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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