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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탓 기말고사 결시생, 前성적 100% 인정 '논란'
"기말고사 난이도 높은 경우 시험 안본 학생이 유리"…내신성적 '복불복' 교육청 "불합리한 부분 있어…학교, 충분한 설명과 난이도 조정이 중요"
2016-12-23 07:31:26최종 업데이트 : 2016-12-23 07:31:26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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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탓 기말고사 결시생, 前성적 100% 인정 '논란'
"기말고사 난이도 높은 경우 시험 안본 학생이 유리"…내신성적 '복불복'
교육청 "불합리한 부분 있어…학교, 충분한 설명과 난이도 조정이 중요"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 수원의 A고등학교 1학년 B군은 최근 2차 지필 평가(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뒤 독감에 걸려 시험을 보지 못한 친구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만점자가 많았던 1차 지필 평가(중간고사)에 비해 2차 평가 난도가 높아져 가채점 결과 점수가 많이 떨어졌는데, 독감으로 결시한 친구는 1차 평가 점수가 100% 2차 평가 점수로 인정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고교 2차 평가 기간 독감 또는 독감 의심으로 별도 교실에서 시험을 본 1∼2학생은 10여명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결시했다.
23일 경기도교육청의 '2016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따르면 과목별 지필 평가나 수행평가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결시생)의 성적처리는 결시 이전·이후의 성적 또는 기타 성적의 일정 비율로 환산한 성적(인정점)을 부여하게 된다.
인정점은 동일 학기에 시행한 지필 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100% 또는 80%, 과목 최하점 미만 등으로 나눠서 부여한다.
최근 유행한 A형 인플루엔자에 따른 결시는 '감염병'에 해당해 100% 인정점이 부여된다. 즉 1차 평가의 과목별 성적이 그대로 2차 평가 성적으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앞선 1차 평가 난이도가 쉬웠다면 결시생이 2차 평가에서 유리한 반면, 1차 평가 난이도가 어려웠다면 결시생이 불리한 '복불복'과 같은 상황이 빚어진다.
하필이면 도내 초중고교생 5만여명이 독감에 걸린 이달 초 중순경 대부분 고교의 2차 평가가 치러지면서 '복불복' 성적으로 학생들의 희비가 갈린 사례도 덩달아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A고교 측은 "1차 평가 원점수를 그대로 2차 평가 점수로 하는 게 아니라 과별 평균점수를 비교, 난이도를 반영한 점수를 결시생의 2차 평가 점수로 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대입 시 중요한 평가기준 중 하나인 표준편차 점수까지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일부 학부모는 대입에 직결된 고교 내신성적 처리 지침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A고 한 학부모는 "중간고사에서 100점 받은 학생이 독감 걸려 기말고사 시험을 안 봤다가 졸지에 그 과목 학급 1등을 하게 됐다고 한다"며 "대입에 중요한 요소인 내신성적이 이렇게 반영되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서 '나도 독감에 걸리겠다'며 독감 걸린 학생을 찾아가 부둥켜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모 교육청 관계자는 "감염병으로 시험에 결시한 학생의 성적처리 시스템이 일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건 학교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라며 "그래서인지 최근 독감과 학교 시험에관련한 학부모 민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험이 지난 시험보다 어려울지 쉬울지 학생이 예측하기 어려워서 이런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학교가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주고 시험의 난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초 도내 고교 대상 연수 시 '감염병 발생 시 평가 관리'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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