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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망치는 악수' 외면받던 아까시나무 최근 '각광'
벌목 대상이 조성 대상으로…밀원·목재 등 활용가치 커
2016-04-05 11:05:52최종 업데이트 : 2016-04-05 11:05:52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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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망치는 악수' 외면받던 아까시나무 최근 '각광'
벌목 대상이 조성 대상으로…밀원·목재 등 활용가치 커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다른 나무를 죽이는 악수(惡樹)로 인식돼 산주들의 벌목 1순위던 아까시나무가 그 필요성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5일 산림청에 따르면 아까시나무는 6·25 이후 농촌 연료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사업으로 조림되기 시작했다.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까지 황폐지를 복구하는 사방사업 목적으로 활발한 식림이 이뤄졌다.
그러나 1년에 3m씩 자라는 엄청난 성장속도와 땅속뿌리의 끈질긴 번식력 탓에 산을 개간하고도 농사도 못 짓게 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70∼80년대 다른 나무의 생장을 방해하는 '나쁜 나무'로 언론에 다뤄지는가 하면, 나무뿌리가 관을 뚫고 들어가 조상 묘지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널리 퍼졌다.
오랜 기간 홀대받은 아까시나무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절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이 시행되자 산주들에 의해 제일 먼저 베어졌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1970년대 50만ha까지 조성됐던 아까시나무는 현재 산림청 추정 5만ha가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까시나무의 급격한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양봉 업계였다.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벌꿀 전체 생산량 23만8천t(생산액 2천600여억원) 가운데 아까시나무에서 채집하는 꿀은 78%에 이른다.
연간 소득 70% 이상을 아카시아꿀에 의존하던 꿀벌 사육 가구 규모가 1995년 4만3천여 가구에서 2014년에 절반 수준인 2만1천여 가구로 준 것은 아까시나무의 감소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림청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전국 국유림 내에 매년 150ha씩 총 450ha 규모로 아까시나무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한국과 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로 값싼 베트남 꿀 시장이 개방, 안 그래도 어려운 국내 양봉 업계가 더 힘들어질 거란 우려 때문이다.
지난 2월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산림청은 밀원단지 조성사업에 이경준 전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현 명예교수)가 개발한 신품종 유니(Yuni) 아까시·지니(Jini) 아까시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교수가 개발한 유니는 꽃이 2∼3일 일찍 피는 조기개화 품종, 지니는 2∼3일 가량 늦게 피는 만기개화 품종으로 일반 품종과 한 장소에 심으면 채밀기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어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콩과식물로 비료 없이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아까시나무는 목재로서도 활용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참나무만큼 재질이 단단하면서도 3배는 더 빨리 자라 등산로 벤치나 어린이 놀이터 미끄럼틀, 가구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경준 명예교수는 "아까시나무는 중요한 밀원이자 목재이며, 황폐화된 지역에서 산림녹화 기능을 하는 최고의 식물"라며 "과거 여러 이유로 천대받았지만, 아까시나무의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아카시아와 아까시가 용어가 혼용되는데 아카시아는 미모사아과 상록수로 오스트레일리아와 아프리카가 원산지고, 콩과 낙엽교목인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나무는 '아까시' 나무라고 불러야 맞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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