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자칭 '원소박사'에 50억 투자…알고보니 고졸 사기꾼
"미국 원자물리학 박사인데 신물질 개발했어" 거짓말에 속아
2016-03-24 14:42:18최종 업데이트 : 2016-03-24 14:42:18 작성자 :   연합뉴스
자칭 '원소박사'에 50억 투자…알고보니 고졸 사기꾼
"미국 원자물리학 박사인데 신물질 개발했어" 거짓말에 속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 수원에서 투자개발회사를 운영하던 A씨는 좋은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 2014년 4월 '원소 박사'라는 김모(61)씨를 알게 됐다.
김씨는 "자유자재로 원소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며 자신을 '원소 떼어내기 박사'로 소개했다. 미국 유명 주립대 원자물리학 박사학위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세계 최초로 삼산화수소라는 물질을 만들어 안정화시켰다는 등 전문적인 화학 용어를 늘어놓자 A씨는 금세 김씨의 언변에 속아 넘어갔다.
김씨는 곧 자신이 개발했다는 'USQ, USP'라는 신물질을 소개하며, "이 물질은 오폐수 속 유해한 물질의 고리를 끊어 분리하는 역할을 해 연간 5억원 이상의 정화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A씨를 꼬드겼다.
확실히 속이려고 신물질의 정화능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를 조작해 보여주기도 했다.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어버린 A씨는 신물질을 대기업에 판매할 생각으로 독점공급권 및 설비제작비 등 투자금 53억9천만원을 건네고 말았다.
뒤늦게 사기라는 것을 깨달은 A씨는 김씨를 검찰에 고소했지만, 이미 투자금 대부분이 김씨 개인 빚 변제 등에 쓰여진 뒤였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가 A씨에게 자랑하며 말한 것들 또한 거짓임이 드러났다.
김씨가 개발했다는 신물질의 성분은 90%가 물이었고, 검찰의 3차례 실험 결과 과산화수소나 물보다도 정화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명 대학 박사학위는 커녕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종근)는 2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됐으나,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실험 등 추가 수사를 벌여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young8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