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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희소성, 그 이상의 가치'…삼성 왼손 잠수함 임현준
한국프로야구 역대 좌완 중 가장 낮은 릴리스 포인트
2016-03-17 08:12:20최종 업데이트 : 2016-03-17 08:12:20 작성자 :   연합뉴스
<프로야구> '희소성, 그 이상의 가치'…삼성 왼손 잠수함 임현준_1

<프로야구> '희소성, 그 이상의 가치'…삼성 왼손 잠수함 임현준
한국프로야구 역대 좌완 중 가장 낮은 릴리스 포인트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왼손 잠수함' 임현준(28·삼성 라이온즈)이 등판하면 상대 타자는 곤혹스러워한다.
역대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낮은 릴리스포인트를 지닌, 좌완 잠수함 투수.
임현준을 상대한 타자들은 "어디서 공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프로에서 살아남겠다"는 간절함으로 내린 과감한 결단이 임현준을 '희소성 있는 투수'로 바꿔놨다.
모든 구단이 좌투수를 원한다. 오른손 투수보다 수가 적기 때문이다.
좌완 오버핸드였던 임현준은 '더 희귀한 투수'가 되기로 했다. 현재까지 실험은 성공적이다.
임현준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 3차례 등판해 3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도 잡았다. 왼손의 이점을 살려 1루 주자를 견제로 잡아내기도 했다.
2011년 경성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입단한 임현준은 꽤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입단 첫해, 두꺼운 삼성 불펜진을 뚫고 1군 무대에 등장해 29경기 17⅓이닝 20피안타 8실점 6자책(평균자책점 3.12)을 기록하며 2승 2홀드를 챙겼다.
하지만 그의 역할은 점점 줄었다.
임현준은 삼성 주요 불펜진에 부상자가 나오면 잠시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임현준은 1군에서 2014년 1경기, 2015년 7경기만 던졌다.
빠른 공을 갖추지 못한 왼손 오버핸드 투수가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안타까운 눈으로 임현준을 바라보던 양일환 삼성 2군 투수코치가 '과감한 제안'을 했다.
"현준아, 잠수함 투수해보자."
양 코치는 "임현준이 야구 인생을 다시 시작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은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여야 했다"고 말했다.
높기만 한 1군 벽에 좌절을 거듭하던 임현준은 위험할 수도 있는 선택을 했다.
임현준은 지난해 9월부터 잠수함 투수로 변신을 꾀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임현준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평가전 2경기에서 1⅓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임현준이 낮게 던지는 동작에 익숙해질수록, 상대 타자가 느끼는 낯섦은 더 커졌다.
임현준이 시범경기 연속 무피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1군 불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됐다"고 칭찬했다.
자신감이 자랐고, 포부도 커졌다.
'왼손 타자를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제 임현준은 "1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투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키웠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임현준은 좌타자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1볼넷, 우타자를 상대로 5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 출신인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우타자에게도 좌완 잠수함 투수는 낯설지 않은가"라며 "임현준은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투심 패스트볼을 갖췄기 때문에 우타자 상대가 더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임현준에 앞서 김창훈(전 두산 베어스)과 마일영(한화 이글스 코치)이 좌완 사이드암 투수로 나섰다.
이들은 좌타자만 상대하는 투수로 역할이 한정되거나, 실험 단계에서 실패를 인정했다.
임현준은 김창훈과 마일영보다 극단적으로 팔을 낮췄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스로 사이에서 공을 놓는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희귀한 투수'로 이름을 알린 임현준은 이제 '확실한 투수'를 목표로 마운드에 선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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