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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마르는 경기도…소규모 병·의원 "혈액이 없다"
혈액보유량 '심각' 넘나들어…헌혈 동참 호소
2016-03-07 14:02:03최종 업데이트 : 2016-03-07 14:02:03 작성자 :   연합뉴스
피 마르는 경기도…소규모 병·의원 "혈액이 없다"
혈액보유량 '심각' 넘나들어…헌혈 동참 호소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경기지역 혈액재고가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나들면서 소규모 병·의원의 혈액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혈액보유량이 1일분까지 줄어들어 하루 헌혈량으로 다음날을 버티는 이른바 '혈액부족' 현상이 심화돼 대한적십자사와 병원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 혈액공급실 내 혈액냉장고는 곳곳이 텅 빈 상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3일분의 혈액이 보관돼 있던 이곳은 올해 들어 혈액보유량이 작년의 3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AB형의 출고용 혈액은 고작 2unit(1unit = 1인 수혈량)만 눈에 띄었고, 다른 혈액형의 적혈구제제도 혈액냉장고를 다 채우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앞서 들어온 혈액을 보관했다가 요청에 따라 내주는 '우선출고' 칸에도, 백혈구가 제거된 혈액을 의미하는 'F-RBC' 칸에도 적혈구제제가 얼마 남지 않아 혈액부족 현상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짐작케 했다.
제제공급팀 한상무 팀장은 "혈액보유분은 최소 5일분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오늘 헌혈을 받아 내일 공급하는 상황이 올들어 계속되고 있다"며 "1일분에 머무르던 혈액보유량은 주말을 지나면서 1.9일분까지 상승했으나 혈액부족 현상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혈액보유량은 1일 평균 혈액 소요예상량을 토대로 관심(5일), 주의(3일), 경계(2일), 심각(1일) 등 4단계로 나뉜다.
경기지역의 1일 평균 혈액 소요예상량이 532unit인 점을 감안하면, 경기혈액원은 최소 다섯배에 달하는 2천660unit을 보유하고 있어야 안정적인 혈액공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기혈액원 혈액보유량은 올해 초부터 경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지난달 28일 심각 단계로 떨어졌고, 이후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나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미뤄졌던 수술이 작년 말과 올해 초 집중되면서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고등학교, 대학교가 방학을 맞아 단체헌혈이 줄어들어 헌혈량이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는 게 경기혈액원의 설명이다.
경기혈액원에서 혈액을 공급받는 도 남부권 의료기관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급 대상인 241곳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병·의원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혈액을 보관할 혈액냉장고 등 마땅한 장비가 없다보니 혈액원이 공급 차질을 빚으면,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산의 한 병원 관계자는 "심장수술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혈액을 필요로 하는데, 예약을 해도 1∼2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수술을 미룰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조만간 헌혈차를 불러 직원들이 직접 헌혈에 나서 환자에게 피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유성렬 경기혈액원장은 "상대적으로 대형병원이 많은 경기지역의 혈액 수요가 많다 보니 혈액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혈액재고가 충분한 대형병원에는 혈액청구량의 80% 가량을 내주는 방식으로 소규모 병·의원에 안정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헌혈'을 통해 가까운 헌혈의 집 등 헌혈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의 헌혈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준 경기혈액원의 앞선 5년간 동기간 혈액재고는 2011년 5일분, 2012년 7.3일분, 2013년 3.3일분, 2014년 3.9일분, 지난해 2.9일분으로 올해가 최악의 수준이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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