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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손님 끊긴지 오래인데 백신 인센티브 무슨 소용인가요"
식당·카페 조건부 4인 모임 허용됐지만 대부분 '썰렁'
접종 완료 22.5% 그쳐 자영업자들 "현실성 없어" 울상
2021-09-08 16:32:15최종 업데이트 : 2021-08-23 21:12:10 작성자 :   연합뉴스
한산한 수원시내 식당가

한산한 수원시내 식당가

[르포] "손님 끊긴지 오래인데 백신 인센티브 무슨 소용인가요"
식당·카페 조건부 4인 모임 허용됐지만 대부분 '썰렁'
접종 완료 22.5% 그쳐 자영업자들 "현실성 없어" 울상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영업시간 단축하고 모임인원 제한하는데 백신 인센티브가 무슨 소용 있을까요."
'백신접종 인센티브' 적용 첫날인 23일 저녁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유흥가는 세부 방역수칙이 변경됐는지를 전혀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회식이 거의 없는 월요일인데다 태풍 '오마이스'가 한반도로 진입하면서 비가 내린 탓에 고깃집과 횟집, 호프 등이 빽빽하게 들어찬 이곳 거리에는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식당 업주와 종업원이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테이블 20개 규모의 한 고깃집에 들어가 보니 테이블 2개에서 각각 2명, 3명의 손님이 식사하고 있을 뿐이었다.
백신 인센티브 적용을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고깃집 업주는 "손님이 뚝 끊긴 지가 언젠데 백신 인센티브 타령이냐?"며 면박을 줬다.
그는 "3명이 앉아 식사 중인 테이블은 그중 1명이 얀센 백신을 접종한 인증서를 보여줘서 주문을 받았다"며 "백신 접종자에 대해 4인 모임을 허용한다고 하지만,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그야말로 조삼모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옆 호프집 사장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허용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오후 8시 30분까지로 영업시간을 제한한 셈"이라며 "호프집은 식사 후 맥주를 한잔하러 오는 직장인 손님이 대부분인데, 퇴근 시간 등을 고려하면 대체 어떤 직장인이 호프를 찾을 수 있을지 정부에 되레 묻고 싶다"고 거들었다.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를 내달 5일까지 연장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식당과 카페에만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면 4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이들 두 업종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백신 인센티브는 환영하지만 영업시간 단축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백신 인센티브의 경우에도 주 경제활동 인구인 3040세대가 1차 접종을 이제 막 시작한 만큼 1차 접종자도 인센티브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백신 접종완료자는 1천156만여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22.5%에 불과하다.

이 때문인지 이날 수원시 내 식당가 여러 군데를 돌아봤는데도 식당가에는 여전히 지난주처럼 두 사람이 식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원 아주대학교 먹자골목의 술집 사장은 "백신 접종 인증서를 보여주면 4인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 중이지만, 방문하는 손님들은 십중팔구가 2인 손님"이라고 했다.
한 일본식 선술집 관계자는 "백신 인센티브 적용으로 인한 변화는 아직 체감하지 못했다"며 "방문 손님이 크게 줄어든 지가 오래돼 현재는 밤늦게까지 포장·배달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 카페 사장은 "대학가의 주 고객층은 거의 백신접종을 마치지 못한 대학생 등 젊은층"이라며 "백신 인센티브를 도입해 자영업자의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정부 방침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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