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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의 으뜸은 음악" 색소폰으로 재능 봉사 12년
악기와 노래로 희망과 행복을 주는 '김경희' 연주자
2020-12-08 16:18:27최종 업데이트 : 2020-12-08 16:18:1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올 성탄절과 연말은 더욱 쓸쓸할 것만 같다. 예년에 없었던 코로나 19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고 매년 불어오는 연말 불우이웃돕기행사도 기부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찬바람의 냉기가 더 느껴지게 된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고 위로와 힘이 된다면 사회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진 재능이라도 나누어 행복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는 더욱 밝은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12년 동안 색소폰으로 행복을 전해 온 김경희 연주자(여, 59세, 수원시 화서1동)를 만났다.
연습실에 비치된 행사사진들

연습실에 비치된 행사사진들
 

지난 4일 오후,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연습실 입구에는 그동안 재능봉사를 위한 행사사진들이 먼저 반겼다.  12년 동안을 색소폰 연주와 노래로 소외되는 계층을 찾아 웃음을 선사하고 힘과 희망을 실어 주고 있었다.

심리치료의 으뜸은 음악치료...몸소 경험하며 음악으로 봉사하고파

재능봉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자 "2008년 심리치료 상담공부를 함께 하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모든 심리치료의 으뜸이 음악치료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호스피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치료 실습을 경험하게 된 이후 어르신과 소외계층을 위한 재능을 나누어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 곧 강한 동기가 됐다. 당시 악기를 배우며 심각하던 저혈압이 없어지고 건강을 되찾으며 새 삶을 시작하게된 상황도 한몫했다. 평소 일 년에 최소 4, 5번은 응급실을 찾았던 그녀였지만 악기를 배우며 음악에 심취하고는 건강이 좋아졌다고 한다.

혼자서 하기에는 힘들어 색소폰 동호회에 가입했고 시작한지 5개월부터 본격적으로 전문 레슨을 받았다. 남자도 힘든 색소폰을 선택한 이유를 물으니 "선천적으로 악기를 좋아했고 적성에 맞았어요. 색소폰을 들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의 동력이 활활 타오르고 나도 누구처럼 멋지게 해 보고 싶은 강한 욕구가 충동했었지요"라고 수줍은 듯 이야기했다. 여느 사람같이 수십년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동안 연주 실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연주자가 산타가 됐다(2019.12.24)

연주자가 산타가 됐다(2019.12.24)


'채움과 나눔 예술단' 조직, 함께 하니 기쁨이 두배

그 후 뜻있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모아 2009년 본격적인 예술단을 조직했다. 그 이름이 채움과 나눔 예술단(15명, 사회자 박삼양 고문)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보이지 않는 공허함과 빈자리가 있듯이 그 곳을 채워주고 재능을 나누어 주어 행복을 서로 공감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전통민요와 한국무용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했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준다는 기쁨으로 함께 의기투합하여 2020년까지 수원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다니며 악기와 노래 때론 춤으로 기쁨을 선사했다. 장소나 연주 횟수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다.

매년 성탄절에 즈음해서는 영통 종합요양센터(영통구 망포2동)에서 산타행사를 여는데 작년까지 8년째봉사를 이어왔다. 처음 시작한 이래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다음 해를 거를 수가 없었다. 쉬는 시간에는 준비해간 간식을 드리고 등을 두드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할 때는 어르신 80여명, 가족 10여명이 방에서 모두 나와 하나로 어우러져 분위기에 심취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휠체어에 의지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김경희 연주자는 "약 1시간 이상을 연주하노라면 어르신들의 아픔이 싹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이것이 큰 보람이지요"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노년을 응원한다 지난 마포복지관에서

아름다운노년을 응원한다. 지난 마포복지관에서


경로당, 사랑의 밥차, 팩토리 월드, 사랑의 전화 등 잊지 못할 공연

경로당 순회공연 역시 빼놓을 수가 없었다. 팔달구에 살다보니 자연 팔달구 노인복지관과 대한노인회 팔달구 지회와 가까워질 수 밖에 없었다. 경로당 대부분이 비좁은 공간이지만 어르신들은 노래와 춤을 싫어하지 않는다. 섹소폰의 연주에 맞춰 어르신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주로 옛 노래나 민요를 부른다. 영통구 지회에서는 5년간 공연을 해왔다.

구운동 '사랑의 밥차' 행사는 빼놓을 수 없는 정기공연이었다.
행사 규모도 크고 권선구청과 구운동행정복지센터가 앞장선다. 공터에 간이시설을 마련하고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악기연주와 노래로 피로함을 달랜다. 적절한 시간에는 어르신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한다. 유명가수가 따로 없다. 어르신들이 노래하는 기회가 많아 노래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고 엄지 척, 치켜 세우기도 한다.
매년 찾아가는 영통종합요양센터 공연(2019.12월)

매년 찾아가는 영통종합요양센터 공연(2019.12월)어르신 80여 명이 좋아하는 연주와 노래

어르신 80여 명이 좋아하는 연주와 노래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해왔던 자활작업장 팩토리 월드(수원 원천동) 안에서의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은 눈물겨운 행사로 기억되는 공연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김경희 연주자는 "그들의 강한 표현 욕구를 보며 오히려 예술단에게 큰 자극이 됐다"고 말한다.

2019년 11월 노인의 날, 서울 '사랑의 전화' 마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자선공연은 어르신 50명을 대상으로 공연했다. 또한 같은 해 시각장애어르신 위문공연 및 선물전달(서울 송파 복지관) 역시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고 한다. 2017년과 2018년 수원시 관내 지역아동센터에서의 공연도 추억이 서린 일이었다. 이어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해 나누어 준 것도 그들에겐 힘이 된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된 2020년,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량 다져

2020년은 아주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코로나 19의 감염 확산이 너무 심해 모든 계획된 행사가 취소됐다.

"정기적으로 해 오던 무료급식 공연, 경로당 순회공연, 요양원 위문공연 등이 코로나로 어려워졌다. 우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죄송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며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이 시간이 자신의 기량을 다듬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지요"라고 말한다.

"앞으로 비대면인 영상으로 공연한다고 해도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위한 공부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더 많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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