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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이면 더욱 쓸쓸해…병원에서 생 마감하기도
100세 인생 복지제도 개선 필요…"보조금 받으면 자식에게 구상권 청구한다고 해 안 받아요"
2019-05-13 15:27:33최종 업데이트 : 2019-06-04 10:42: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가정의 달 5월이 더욱 서글퍼지는 이웃이 있다. 자식들이 찾아오고 손주 손녀가 가슴에 달아주는 카네이션이 행복한 어른도 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반 지하 방에서 홀로 외로움을 달래는 독거노인은 가정의 달, 5월 8일 어버이날이 더욱 서글퍼진다. 이들 어르신들은 주민센터에서 마련한 경로잔치에도 나가지 않는다. 자신의 처지가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두려워 친구들이 있는 경로당에도 나가지 않다보니 자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꺼리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자신을 숨기고 자신에 갇혀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e 수원뉴스는 즐거워해야할 어버이날을 외롭고 쓸쓸하게 보내는 어르신들의 근황을 특별취재 했다.

골목길 폐지 수거 손수레

골목길 폐지 수거 손수레

복지 담당자, 취재에 '움찔'…문책 두려워

구청 노인복지 담당자는 "복지차상위계층 독거노인에게 지원 하는 시책은 병원비 지원 등 정부에서 실시하는 사업 말고는 특별히 지원하는 것이 없다. 지역사회 복지단체에서 지원하는 물품(요구르트)을 일주일에 한 번 가정방문하여 전달한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노인복지지원 정책은 주민센터로 업무가 이관 되어 있다"고 말한다.

 

노인 복지에 대한 취재를 요청했다. 주민센터 복지담당자는 하나같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다. 복지는 해도 해도 어려운데 잘못 말했다가 문책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소속을 밝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자 겨우 관내 독거노인의 현황을 알려준다.


복지 담당자는 "주택지가 많은 우리 관내는 통장협의회 회원들을 통해 어려운 가정을 찾아 정부 지원금을 받게 해 주고,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가정에는 또 다른 지원을 하기도 한다. 행정복지센터에서 활동하는 봉사단체 회원이 반찬을 만들어 일주에 한 번씩 배달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지원금이나 물품이 들어오면 차위계층 독거노인과 조손가정에 우선 전달한다."

 

담당자는 이어 "우리 관내는 조손 가정이 많고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이 2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폐지를 줍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따뜻한 장갑과 미세먼지 마스크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단체에서는 방문을 통해 이분들의 어려운 실태를 파악하고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어버이날 행사에서 유치원 어린이들이 장기자랑을 하고 있다.

어버이날 행사에서 유치원 어린이들이 장기자랑을 하고 있다.

'희망꾸러미'가 간다.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부설 경기광역기부식품 등 지원센터 이경학 회장은 5월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팔달노인복지관에서 '경기도와 이마트가 함께하는 희망꾸러미', '감사해효(孝), 사랑해효(孝)' 행사를 진행 했다. 행사는 팔달노인복지관과 연계하여 지역사회 내 소외계층 어르신 300여명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어르신카네이션 전달, 문화공연 등을 실시 하였으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300명에게 식품 및 생필품 1만 5000원 상당을 전달했다.

 

'경기도와 이마트가 함께하는 희망꾸러미'는 경기광역기부식품 등 지원센터가 이마트 및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를 순회하며 지역사회 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팔달구 노인복지관

팔달구 노인복지관

독거노인 친구 맺어주고 안부 확인
지난 어버이날, 팔달노인복지관은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희망꾸러미 전달식' 행사를 함께하여 이에 대한 취재를 부탁했다. 담당자와의 인터뷰 약속을 잡은 후, 관내 카페 '다온'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팔달노인복지관은 '독거노인친구만들기'와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독거노인친구만들기'는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1명 이상의 절친한 친구를 만들어 주고, 우울증 경감과 고독사 및 자살 예방 등 상호돌봄체계를 실시하고 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홀로 지내는 어르신 가정에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교육 및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전하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있도록 기초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지원 팔달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어버이날 기념행사와 함께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신세계이마트 수원 연합(4개 점포)의 후원으로 '희망꾸러미 전달식'이라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전달식에서 지원받은 1500만 원을 통해 독거 어르신들에게 5만원 상당 규모의 식료품세트 300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거노인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 대책은 이웃의 작은 관심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위기상황을 예방할 수 있도록 인근에 위치한 복지관이나 행정복지센터 등에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수레에 폐지를 실어 옮기고 있다.

손수레에 폐지를 실어 옮기고 있다.

작은 관심이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

매탄동에 거주하는 김모(여 57세)씨는 "친구의 가정이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이야기를 전한다. 김씨는 "천주교에 다니면서 교회 사회복지분과에서 활동해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지방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정 조카와 함께 살고 있다. 고등학생인 조카가 공부에 열중해야 하는데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일찍 학교를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니 등록금 면제 받을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한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어머니 집을 찾았다. 어머니는 반 지하방에 살며 보기에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 어머니의 삶과 비교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눈물을 꾹 참고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의 남동생은 사업을 하다 실패를 하고 배우자는 이혼 후 종적을 감췄다. 친구 역시 남편의 사업 실패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가슴이 미워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성당에 알려 작은 지원금을 매월 받게 하고 행정복지센터에 알려 복지 사각지대의 차상위계층 등록과 경기도 긴급 돌봄 서비스를 연결해주고, 교육 지원청으로 달려가 어려운 가정의 학생에게 지원되는 등록금 면제를 받게 해 주었다. 사람이 갑자기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쉽지 않다. 특히 청소년기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도움이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러준다.

...

병원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이웃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버이날이 되면 더욱 외로워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작은 방에서 홀로 생활하는 홍길동(가명, 78세) 할아버지를 어렵게 만났다. 어버이날 5월 8일, 오늘도 혼자서 반찬 없는 점심을 챙긴다. 할아버지는 젊을 때 아내와 이혼하고 자녀와 생활하다 이제는 혼자 산다.

 

"한때는 개인 사업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사업이 기울어져 모든 것을 정리 했어요. 그 후 이것저것 안 해본일 없이 했지만 사업이 실패하면서 진 빛 때문에 항상 쪼들리는 삶을 살아왔어요.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했어요. 마음은 착한데 이 사회가 마음 착한 것만으로 살 수 있나요? 아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이 항상 제 잘못 같아 죄지은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그들도 나를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해요. 겨우 밥 먹고 자식들 가르치는 형편인데 나까지 보살핌을 받으면 아이들이 더 어려워져요.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을 누굴 원망합니까, 행정복지센터에 도움을 요청 해 보았지만 자식들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는 안되고 복지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되어 병원비는 저렴하게 부담하고 있어요. 내가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면 자식들에게 구상권인가 뭔가를 청구한다고 해서 그건 못하게 했어요. 내가 잘못한 것을 자식에게 떠넘길 수 없어요"하시며 씁쓸하게 웃으신다.

'희망꾸러미' 복지기금 전달식

'희망꾸러미' 복지기금 전달식

100세 인생 시대, 사회복지 개선 되야

모두가 즐겁게 지내는 어버이날에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한결 같다. 자식이 있어도, 없어도 자식이나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자신이 잘못 살아온 탓으로 돌린다.

 

노인 인구가 늘어간다. 인생 100세 시대다. 수명은 늘어 가는데 사회복지 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제 강국 선진국에 진입하면 빈부 격차는 벌어지게 마련이다. 자본이 우선인 자유경제 사회에서는 빈부격차는 늘어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본 쏠림 왜곡은 빈곤층을 더욱 빈곤하게 한다. 그에 따른 빈곤층 복지에 대한 제도를 마련해야 함에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노령연금을 수급할 나이가 되면 직업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직업을 갖게 되면 노령연금을 직장에서 받은 금액만큼 공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노후 보장 연금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70세 80세가 되어도 돈벌이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젊을 때 열심히 살았으면 노후에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야 하는데 평생 일만 하다 병이 생기면 병원으로 실려 가고 병원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우리네 저소득층 서민의 삶은 서글프다. 복지에 대한 자원(증세)을 부담 하더라도 전 국민이 노후에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차별적 복지가 아닌 평등한 보편복지가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가정의 달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생각해 본다.

가정의 달, 어버이날, 독거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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