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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쌀라 알라이쿰!" 평화가 당신에게 깃들기를
수원다문화 한가족 축제에서 이주여성을 만나다
2018-07-01 12:12:09최종 업데이트 : 2018-09-03 14:30:2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소연

생애 첫 무대에 오른 자밀라와 딸

생애 첫 무대에 오른 자밀라와 딸

"엄마 손 잡고 자신있게 걸어 가는 거야. 알았지?"

자밀라는 딸의 손을 꼭 잡고 무대로 걸어 나갔다. 태어나서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것이 처음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8년 만에 고향에 다녀오면서 사온 전통 옷을 입고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이 신나기만 했다. 무대에 등장한 부인과 딸을 보며 아빠는 사진 찍느라 분주했다. 이국적인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한 명씩 나올 때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전통의상의 멋에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앗 쌀라 알라이쿰"
함께 무대에 선 무하밧의 당찬 인사가 널리 퍼졌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을 입은 무하밧(가운데)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을 입은 무하밧(가운데)

세계인의 날을 맞아 열린 제11회 수원다문화 한가족 축제에 자밀라와 무하밧은 세계전통의상 패션쇼에 딸과 함께 참여했다. 한국에서 결혼 이주 여성으로 불리어지는 둘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국인이다. 귀화시험을 통과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엄연한 한국인이지만 늘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패션쇼가 끝나고 무하밧은 우즈베키스탄 전시 부스를 운영하러 가고 자밀라는 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살롱 부스로 향했다. 자밀라는 체험을 하러 오는 다른 다문화 가족들에게 능숙한 솜씨로 폐기물인 양말목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악세사리를 만드는 법을 알려 주었다.

다양한 체험 부스들

다양한 체험 부스들

현장에서 자밀라와 무하밧을 만나 결혼 이주 여성으로 한국의 수원에서 살며 느끼는 속마음을 물어보았다.

결혼 이주 여성으로 살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나요?

자밀라 :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학교에서 가정 통신문이 왔는데 학교 도서관에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체크하는 항목이 있어서 다 체크해서 보냈는데 알고 보니 엄마의 자원봉사 가능한 시간을 체크하는 거였어요. 덕분에 올해는 학교 도서관에 자주 가게 되었는데 모르고 체크한 거라 아쉬워요.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하밧 : 수원시 외국인복지센터에는 여러 나라의 교민회가 구성되어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교민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은데 모임 최소인원이 안되어서 교민회 등록을 못했어요.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이주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오는 나라는 모이기도 쉽지만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결혼이주민은 적은 편이에요. 명절 때면 고향 생각, 친정 생각이 많이 나는데 이럴 때라도 모국의 사람들과 같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자밀라 : 취업을 하고 싶은데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추다 보니 전일제 일을 하기가 힘들어요. 맞벌이 가족의 경우 아이를 맡기거나 봐줄 가족이 없다면 모국의 가족이 아이 돌보미로 초청되어 올 수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이가 초등학생 이상이면 양육으로 초청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각 국 교민회의 음식부스

각 국 교민회의 음식부스

올해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자밀라 : 수원다문화도서관에서 만난 친구들과 결혼이주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주 여성들이 취업하기가 쉽지 않아요. 보통 식당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어리면 시간제 아르바이트만 할 수 있거든요. 몇 년 동안 봤던 좋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즐겁게 돈도 벌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무하밧 : 올해는 페르시아어 강좌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제 고향인 부하라에서는 페르시아어를 쓰거든요. 지금 하고 있는 전통 춤 공연, 다문화 강의도 많이 들어오고 우즈베키스탄 공동체가 꼭 만들어져서 서로 도와 줄 수 있으면 해요.

제11회 다문화한가족 축제 모습

제11회 다문화한가족 축제 모습

수원시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가 공동 주최하고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제 11회 수원다문화한가족 축제가 지난 6월 17일 수원 제2야외음악당에서 열렸다. 수원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복지센터, 다누리 콜센터, 글로벌 청소년 드림센터 등 수원시에서 위탁 운영하는 기관들과 교민회, 수원다문화도서관, 수원YWCA 등의 이주민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수원시의 가장 큰 다문화 축제이다.

태국 송크란 축제를 재현한 물총 놀이, 아프리카 전통 춤, 중국 전통의상 동아리의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과 각 국의 음식을 맛 보고 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다문화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원시에는 55천여명의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가장 큰 축제의 장인만큼 지금의 소극적인 참여에서 이주민들이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형 축제로 성장한다면 더욱 즐겁고 역동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 또한 이주민들만의 축제가 아닌 수원시민들도 함께 참여하여 즐기는 상호문화 축제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다문화, 이주여성, 다문화축제, 수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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