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흙과 불의 결정 막사발, 장작가마에 불 넣은 날
2009 세계막사발 장작가마축제장에서
2009-05-03 10:25:12최종 업데이트 : 2009-05-03 10:25: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올해로 12주년을 맞은 '세계막사발 장작가마 축제장'에 연이틀 다녀왔다. 5월1일부터 10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오산시민회관과 궐동 빗재가마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첫날 오산시민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을 다녀온 후 다음날 또 다시 달려간 이유가 따로 있다. 아직 한번도 본적이 없는 우리 전통의 장작가마에 불을 피우는 고사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명난 국내외 작가들을 만나다

우연히 작년 초 알게 된 막사발. 그 오묘한 매력에 빠져있을 때 세계막사발 장작가마축제를 찾아가게 됐다.
몇년전 수원시 장안공원에서도 열린 바 있었다는데 그때는 아직 연이 닿지 않을 때였는지 접하지 못했고 '물향기 수목원'에서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갔었다. 
그때 처음 장작가마축제가 1998년부터 빗재가마에서 시작된 이래 계속 이어지는 행사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2005년부터는 중국 산동성 치박시에 우리전통 장작가마를 축조하여 연 3회째 성황리에 열렸다고 한다.

흙과 불의 결정 막사발, 장작가마에 불 넣은 날_1
아르헨티나 작가 빌마씨와 함께 한 시민기자


또 다시 돌아온 막사발 축제, 이번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리란 다짐을 하며 축제의 장을 찾았다. 시민회관에 들어서니 작년에 만났던 도예 작가들이 물레질을 하며 신명난 워크숍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가웠다. 낯익은 외국작가들이 또다시 참여한 이유가 혹시 김용문 조직 위원장님과의 의리 때문에 오신걸까? 궁금했었다. 
나중에 이 행사 조직위원장인 세계적인 도예작가 김용문선생님께 질문해 보았더니, 웃으며 그들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한다.

한쪽 공간에서는 이번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필두로 중국, 아르젠티나, 미국, 일본 작가들의 품격있는 작품들은 관람객의 눈을 황홀하게 했다. 

흙과 불의 결정 막사발, 장작가마에 불 넣은 날_2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또 다른 공간에선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도예가들이 직접 빚어내는 막사발, 옹기 등 특별한 작품들을 아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관심있는 작가와의 대화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빗재가마에서 '가마고사'가 열리다

가마고사란 도예 작가들이 빚어낸 작품들을 가마에 넣고 불을 붙일 때 행하는 일종의 기원제 의식이다. 
요즘은 가스나 전기로 일정한 온도를 맞추어 구워내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장작가마는 거의 보기가 힘들다. 혹 있더라도 보여주는 공간으로서만 기능을 하지, 실제로 불을 지펴 구워내지는 않는다. 작품이 실패할 확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작품들은 그만큼 가치가 높다.

이번 행사 둘째 날 빗재가마에서 가마고사가 있다고 하여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다.

행사 시작은 오후 7시.
함께 참여한 도예작가들과 관람객들의 두근거림이 서로 느껴지는 공간이다. 시민기자는 가마에 불을 지피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긴장되었다.

흙과 불의 결정 막사발, 장작가마에 불 넣은 날_3
드디어 장작가마에 불이 붙었다. 장작을 넣고 있는 김용문 조직위원장


잠시 후, 드디어 행사가 시작됐다. 
조직위원장님께서 장작에 불을 붙이며 가마 속에 들어간 작품들이 잘 익도록 기원했다. 이어 세계 각지에서 참여한 도예작가들의 절이 계속 거행되었다. 동양작가들은 큰절에 익숙했지만 서양 쪽 작가들을 아무래도 어색해 보였다. 그런 모습이 또 다른 흥겨움을 선사해 고사는 유쾌하게 진행됐다.
행사장 주위에 모인 많은 사람들과 장작가마는 하나였다. 인류가 빚어낸 최고의 문명이었던 도자예술이 더욱 빛나기를 기원했다.

이번 행사엔 5개국이 참가하여 전시와 워크숍, 작은 음악 콘서트와 더불어 축제의 장으로 열린다. 
국내외 전시를 통해 막사발 실크로드를 연 빗재 김용문작가님께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흙과 불의 결정 막사발, 장작가마에 불 넣은 날_4
막사발 작가 김용문 조직위원장
"우리 문화 수준이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는 전통문화인식에 대해 많이 미흡한 상황이라, 이처럼 좋은 축제의 장을 펼쳐놓아도 쑥스러울 정도로 참여도가 낮다. 지금 참가하고 있는 외국작가들이 매년 우리나라를 찾는 이유가 행사기간 동안 부담없이 자신의 창작 작품도 보여주고 더불어 행복한 축제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라고 한다"라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더욱 가까이 접해보길 원하며, 조직적인 힘을 빌려서라도 문화를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며 막사발의 홍보를 부탁했다.
어제 처음 만난 우리전통 장작가마 '가마고사'를 보면서 흙과 불과 사람이 빚어낸 위대한 창조물 '도자기'가, 그 중에서도 '막사발'이  우리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좀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비가 내린 현장의 한 켠에선 도예가가 만들다가 실패해 버려진 몇 점의 소성되기 전 작품이 보였다. 그중 한 작품의 반쪽이 빗물에 잠겨 있었는데, 살며시 들어보니 사르르 흙으로 돌아갔다. 
다시 흙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자연의 배려...이곳에서 작은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추천 0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