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묵호등대, 시심(詩心)을 부르는 낭만적인 풍경
2016-07-11 07:30:07최종 업데이트 : 2016-07-11 07:30:07 작성자 :   연합뉴스

묵호등대, 시심(詩心)을 부르는 낭만적인 풍경_1
사진/임귀주 기자

(동해=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묵호등대는 동해와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해발 67m 동문산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벽화로 유명한 언덕 마을인 논골과 각종 해산물이 유혹하는 묵호항 어시장이 있어 사시사철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묵호등대는 1963년 6월 8일 건립됐다. 100년 넘은 등대들이 즐비한 가운데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어떤 등대보다 사람들의 방문이 많다. 이름도 아예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이다. 등대가 있는 곳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고, 주변으로 벽화마을과 묵호항 어시장 등 명소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으로 들어서면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벽면을 한가득 채우고 있다. 방파제 끝에 선 등대가 거대한 파도에 부딪히는 듯 느껴진다.

한쪽에는 한국 등대 100주년 공모 작품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걸려 있다. 송유미 시인은 "나의 등대는/ 떠난 길을 비출 뿐 길을 떠나지 않는다"고 읊고, 김대한 시인은 "등대지기 아저씨는 요술쟁이/ 지팡이로 달님을 따다/ 탑 위에 걸어두지요"라고 노래한다. 등대에 관한 심상이 시인마다 달라 음미하는 맛이 좋다.

맞은편에는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지를 알려주는 기념비가 서 있다. 옆으로는 '파랑주의보', '인어공주' 등 바다와 등대가 등장하는 영화의 장면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중앙에 하얀 등대가 우뚝 솟아 있다.

등대 1층의 디지털 방명록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단을 통해 등대를 오른다. 높이는 12m, 2층 구조로 그다지 힘들지 않다. 벽돌로 등탑을 세우고 철제 층계가 있는 100여 년 전 등탑과 달리 내부에는 콘크리트 계단이 놓여 있다. 일반인은 등롱(燈籠) 바로 아래 전망대까지만 갈 수 있다.

원형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 바다와 항구, 논골 마을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등대 1층에는 묵호등대 야경이 담긴 엽서가 비치돼 있다. 엽서를 작성해 등대 앞 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 받아볼 수 있다.

묵호등대, 시심(詩心)을 부르는 낭만적인 풍경_1
사진/임귀주 기자

◇ 꼬불꼬불 흥겨운 벽화마을길

등대 아래 비탈에는 벽화와 조형물로 치장된 '등대오름길'과 '논골담' 1·2·3길이 있다. 논골은 묵호항이 명태와 오징어잡이로 호황을 누리던 시절, 아녀자와 노인들이 오징어를 만국기처럼 걸어두고 말리던 동네였다. '개도 돈을 입에 물고 다녔다'던 비탈 동네는 대규모 덕장과 건조공장이 들어서며 차츰차츰 쇠퇴해갔다. 하지만 예쁜 벽화로 골목이 치장되고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명소가 됐다.

등대오름길에는 등대와 관련된 시와 글귀, 그림이 있고,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여주인공이 살던 집도 있다. 다른 길에서는 햇볕에 말라가는 오징어, 대왕문어를 파는 아주머니들, 지폐를 물고 있는 개 등 미소를 짓게 하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비탈길에는 전망 좋은 카페와 기념품점도 있어 쉬어가기 좋다.

최근 이곳에는 문화센터와 식당, 카페, 상회, 게스트하우스 5동이 있는 감성마을이 운영을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운영하는 곳으로 항구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해 묵호등대를 방문하는 길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 좋다. 특히 동해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커다란 창이 나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1박당 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등대공원 바로 아래로는 바다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한적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비탈 아래 출렁다리에서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도 촬영됐다.

묵호등대, 시심(詩心)을 부르는 낭만적인 풍경_1
사진/임귀주 기자

dkl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7/11 07:30 송고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