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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를 품 안에…4천여㎞ 도보 대장정 마친 청년들
2016-12-13 08:57:15최종 업데이트 : 2016-12-13 08:57:15 작성자 :   연합뉴스
하루 30∼40㎞ 강행군…"도전 소중함·성취 희열 알리고 싶어"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산 정상에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며 느낀 정복감은 도전의 의미를 깨닫게 해줬습니다."
전북대학교 이우찬(27)씨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으로 이어지는 길이 4천300㎞ '죽음의 코스'를 완주하고 돌아왔다.
낯선 땅에서 소화한 일정이 고됐던 탓인지 핼쑥한 얼굴로 돌아온 이씨는 13일 전북대 교정에서 밟고 온 코스를 떠올리며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지난 5월 2일 여정 내내 사진을 담당한 황재홍(27)씨와 함께 PCT(Pacific Crest Trail) 종주를 목표로 세우고 미국으로 떠났다.
PCT는 멕시코 국경에 있는 캄코(Campo)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에 있는 매닝파크(Manning Park)까지 4천300km에 달하는 거리의 미국 서부를 두 발로 걸어 종주하는 트래킹이다.
이씨는 출발 전 트래킹에 뜻이 있는 동료들을 모아 '팀와일드'를 꾸렸지만, 준비과정에서 팀이 와해했다.
그는 직접 전북대학교 총동문회 문을 두드리거나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경비를 마련했다.
이미 6천여㎞에 이르는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경험이 있는 이씨지만 이번 도보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PCT 곳곳에 거친 등산로와 눈 덮인 고산 지대, 9개의 산맥과 사막, 광활한 화산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신발 끈을 고쳐맨 '청춘'들은 광활한 초원과 산맥 끝에 있을 무언가를 찾기 위해 5월 5일 캄코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호기롭게 발을 뗀 여행 첫날 저녁 이들은 무릎과 종아리 근육을 부여잡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도보여행 '초보'인 이들이 하루에 산악지형 30∼40㎞를 걸을 무리한 계획을 세운 탓이다.
이씨는 "능선을 타고 끝없이 이어지는 구간이 많아 다리가 도저히 버텨낼 수 없었다"며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 한 발 한 발 내딛는데 데 의미를 두고 나아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심기일전하고 다시 시작한 여정. 몸과 마음이 PCT 코스에 적응할 즈음 거리에서 같은 처지의 수많은 하이커를 만났다.
낯선 외국인과 함께 금보다 귀한 물을 나눠마시고, 하늘을 지붕 삼아 길바닥에서 잠도 청했다.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도 있었다.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코스 특성상 길에서 잠을 잘 때면 항상 야생곰의 출몰을 알아차리기 위해 식량이 든 '베어 케니스터'를 멀찍이 둔다.
출몰한 곰이 음식 냄새가 풍기는 베어 케니스터에 관심을 보일 동안 사람은 부리나케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야생곰을 신기하게 여긴 이들은 곰이 눈앞에 나타났어도 멀뚱멀뚱 지켜보다가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황씨는 "살아 돌아왔으니까 이런 얘기를 하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동물원에 있는 온순한 곰만 떠올려서 우리를 해치지 않을 것만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씨와 황씨는 캘리포니아 주 동부를 지탱하고 있는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에서 인간의 한계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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