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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축제 대박 비결…여기 있었네
2016-01-14 14:51:11최종 업데이트 : 2016-01-14 14:51:11 작성자 :   연합뉴스
산천어 보름 정도 축양해 수온 적응…폐사량 줄고 방류량 쑥쑥
물의 흐름 없고 햇살 적어…이상고온에도 30㎝ 얼음 꽁꽁

(화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 사흘 만에 30만명을 돌파하며 연일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이상고온 탓에 여러 겨울축제가 취소됐지만, 화천군만의 얼음 얼리기와 산천어 관리 비법으로 포근한 겨울에도 차질없이 축제를 진행해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한 화천 산천어축제. 인구 2만7천명의 소도시 화천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어디까지 날아갈까.

◇ "산천어축제에 산천어가 없어요"

산천어축제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03년.

2003년 22만명을 시작으로 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2004년 58만명, 2005년 87만명 관광객을 유치했다.

2006년에는 103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겨울축제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인파에도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산천어축제에 산천어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산천어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얼음구멍으로 낚싯대를 드리웠으나 정작 산천어를 잡아 올렸다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넉넉하게 산천어를 풀어놓았음에도 낚싯줄 끝에서 팔딱거리는 산천어들의 힘찬 모습은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당시 화천군은 "산천어의 상태나 날씨, 개개인의 기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지만, 추위도 잊은 채 먼 길을 달려온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는 없었다.

화천군은 마침내 그 원인을 수온에서 찾았다.

축제가 끝나고 얼음이 녹아내리면 산천어가 집단 폐사한 채 떠올랐던 것.

수온에 민감한 산천어는 3도 이상 차이가 나면 수온 쇼크로 폐사한다.

축제장인 화천천의 수온은 평균 0∼1도.

화천군은 전국의 양식 업체와 계약해 산천어를 조달하는데 양식장의 수온과 화천천의 수온 차이가 큰 탓에 산천어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입질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 폐사량 줄고 방류량 쑥쑥…비결은 축양 시스템

대책 마련에 고심한 화천군은 2013년 12월 관내 8곳과 관외 9곳에 축양장을 건립했다.

강릉, 양양, 울진 등 영동 지역은 겨울철에도 수온이 15도까지 올라가는 탓에 축양장 수온을 3∼4도로 조절했다.

적정 온도에서 보름 정도 축양된 산천어는 2014년 축제부터 방류됐다.

수온적응이 잘 되자 폐사 산천어의 양은 꾸준히 감소했다.

반대로 방류량은 늘어났다.

2014년 89t이었던 방류량은 2015년 124t으로 100t을 넘어섰다.

올해는 애초 140t 방류를 계획했지만 14일부터 밤 낚시터를 개장하기로 하면서 150t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개체는 다시 포획해 어묵과 가스 등 가공식품으로 만들면서 버릴 것 없는 축제가 됐다.

화천군 관계자는 "10년 넘게 축제를 진행하며 크고 작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시스템이 구축됐다"라며 "화천군처럼 물고기를 축양했다가 방류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상고온에도 30㎝까지 꽁꽁…화천천은 자연이 준 선물

2003년 당시 화천은 평화의 댐 준공으로 파로호가 황폐해지면서 어수 자원 고갈로 관광객이 급감했다.

인근 군부대가 외출·외박 정량제를 도입하면서 지역 경제는 더욱 침체했다.

군사시설보호법 등 이중 삼중 얽혀 있는 각종 탓에 공장을 지을 수도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이 살아갈 유일한 방법은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길뿐이었다.

절박한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이 시작한 것이 바로 산천어축제다.

화천천은 기본적으로 햇살이 적게 비치는 지형적 특성이 있다.

골짜기 안에 있어 해가 늦게 뜨면서 일찍 진다.

여기에 매년 12월 중순부터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은 시내보다 2도가량 온도가 낮다.

물 가둠까지 조절해 흐름이 거의 없어 매년 겨울철이면 최대 40㎝까지 꽁꽁 얼어붙는다.

유례없는 기상이변에도 얼음왕국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다.

인근 축제장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때도 화천군은 수년 동안 터득한 얼음 얼리기 비결로 걱정이 없었다.

올겨울 이상고온 탓에 여러 겨울축제가 취소됐음에도 화천천은 현재 30㎝에 가까운 두께로 꽁꽁 얼었다.

conany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1/14 14: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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