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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이러다 낚시할 곳 한 곳도 안 남을라"
2021-03-04 10:40:38최종 업데이트 : 2021-02-27 11:00:05 작성자 :   연합뉴스

낚시인들, 위기감에 전국 낚시 쓰레기 수거 운동에 1인 시위도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낚시인들의 시민의식은 예전과 다릅니다. 무조건적인 낚시터 폐쇄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일 뿐입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질오염 등을 이유로 낚시 금지구역을 잇달아 지정하자 위기감을 느낀 낚시인들이 낚시터 쓰레기 수거 운동을 펼치며 맞서고 있다.
경기 평택시는 하천 수질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안성천, 진위천, 평택호 일부 구간을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낚시인들은 평택시청을 찾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평택호 주변뿐 아니라 전국의 낚시터에서 쓰레기 줍기 운동을 벌이는 등 주변 환경에 신경 써온 만큼 수질 악화가 낚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다.
평택시는 예상외로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24일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 정장선 평택시장과 낚시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위·안성천 낚시 금지구역 지정 관련 대면 간담회를 열었다.
평택시는 수질 개선을 위해 낚시 금지구역을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낚시인들은 낚시와 환경오염이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논문 등을 제시하며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평택시는 별개로 5㎞가량의 낚시 허용 구간을 지정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후 종합 평가하자는 의견을 냈다. 동시에 당초 25일부터 금지하기로 한 것을 2주가량 미루기로 했다.
지자체의 낚시 금지구역 지정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경남 창녕군은 낙동강 지역 남지 체육공원과 학포 수변생태공원 인근 각각 6㎞와 700m 구간을 낚시와 야영 취사 금지 지역으로 지정하는 행정예고를 했다.
지난해에도 전남 장성군이 전남권 최대의 낚시터인 장성호 일대를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 하자 낚시인들이 반발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지난 2019년에는 충북 음성군의 원남저수지 일대가 생태관광지역으로 개발되면서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위기감을 느낀 낚시인들은 낚시터 쓰레기 줍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전국에 흩어진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릴레이 낚시터 쓰레기 수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쓰레기 수거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현수막 50개를 사비로 배포하고 전국의 회원들이 동시에 쓰레기 수거 운동 사진을 SNS에서 올리고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 대표는 "전국의 낚시인들이 낚시 종목을 초월해 공동의 과제인 쓰레기 없애기를 위한 연대를 형성했다"면서 "지자체들은 자발적인 쓰레기 수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의 성의를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택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유명 만화가 서정은 씨는 "쓰레기 수거 운동 등 성숙한 여가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관청은 낚시인들을 쓰레기 버리는 사람으로만 치부하고 있다"면서 "시민의식이 전과 달라졌는데도 무조건 폐쇄하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길따라 멋따라]

[길따라 멋따라] "이러다 낚시할 곳 한 곳도 안 남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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