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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음에 흠뻑 취한다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길
2016-11-05 07:00:10최종 업데이트 : 2016-11-05 07:00:10 작성자 :   연합뉴스
산책길 3.2km '황홀경'…조선총독부 건물 잔해 등도 볼거리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 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안도현 '단풍나무 한 그루')
시인 안도현은 단풍나무 혼자서 벌겋게 달아오른다고 했다.
충남 천안시 목천읍 흑성산 자락 독립기념관 뒤편 단풍나무 길의 단풍나무도 무려 2천 그루가 열병식을 하듯 늘어서 '붉음'에 흠뻑 취해간다.
달아오른 단풍나무 가지가 늘어져 터널을 이룰 정도다.
천안에서 취암산 터널을 빠져나가면 자동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아우내장터 만세 소리에 귀가 쟁쟁할 삼일절이나 태극기 함성으로 온 나라가 뒤덮였을 광복절 때보다 이맘때인 11월 초에 독립기념관에 더 많이 관람객이 몰린다.
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모두 기념관 주변 3.2km에 달하는 단풍나무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다.
지난 1995년 4월 독립기념관 직원들의 식목행사로 심은 단풍나무가 20년 넘게 자라면서 제법 그루터기가 굵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입소문을 탔다. 사실 이곳은 국내 어느 단풍길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
이곳 도로 옆으로 심어진 단풍나무는 봄·여름에는 파랗지만, 가을에는 어김없이 빨갛게 물드는 고유수종 청단풍이다.
흔히 '노무라 단풍'으로 알려진 일본 단풍이 봄·여름·가을 할 것 없이 붉은 빛을 띠는 것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해발 519m의 흑성산 자락에 있는 탓에 설악산 단풍이 시들해질 때인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길은 더욱 붉다. 올해는 1주일가량 늦었다.
독립기념관의 상징이자 중심 기념 홀 역할을 하는 '겨레의 집'을 중심으로 둥글게 난 길은 흑성산 가는 길과 어우러져 단풍나무만 보기에 단조로운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서문에서 들어오자마자 만날 수 있는 흑성산 가는 길 A 코스는 2.5km에 이르는데, 억새밭과 구불구불 난 폭 2m 여가 되는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즈넉하고 잡목들이 풍기는 냄새가 그럴듯한데 인근 신계리 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산책할 뿐 외부 사람들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아서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B 코스와 C 코스는 단풍나무 길을 걷다 옆으로 빠질 수 있다.
A 코스가 능선을 타고 느긋하게 올라갈 수 있다면 두 코스는 단풍나무 길과 함께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는데 역시 정상까지 오르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기왕 독립기념관에 왔다면 단풍만 보고 그냥 갈 일은 아니다.
동양 최대의 기

붉음에 흠뻑 취한다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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