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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경북 북부로 떠나는 산야초 여행
2024-05-23 10:57:52최종 업데이트 : 2024-05-23 07:50:33 작성자 :   연합뉴스

깊은 산골 청정·건강 먹거리 탐방
(울진·봉화=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식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깊은 산골에서 나는 산야초로 만든 음식이 인기를 얻는 것도 마찬가지다.
두메산골에서 나는 두릅과 명이, 취나물 등 산야초는 독특한 향취와 맛, 효능으로 사람들을 자극한다.
K팝과 K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서구에서도 한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찾아보기 힘들던 한식 전문 식당도 속속 등장하고, 심지어는 젓가락을 능숙하게 다루는 서양인들도 늘었다.
맵고 자극적인 것으로만 여겨지던 한식을 쉽게 먹는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띈다.
서구에서도 한식을 건강식으로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늘기 시작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라 다이어트와 건강 두 가지를 다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식 가운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산야초를 재료로 한 음식들이다.
깊은 산골에서 나는 산야초들은 효능도 많고 맛도 뛰어나 인기가 높다.
오지로 갈수록 이런 산야초들을 맛볼 기회가 늘어나는데, 이번에는 경북 북부 지방의 산야초들을 맛보고 왔다.
◇ 산골에서 열린 산나물 축제
산나물 축제로 유명한 오지에서 수년 전 바가지 논란이 빚어진 적이 있다.
외지 상인들이 낀 탓이다.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에서는 매년 외지 상인 없이 주민들이 개최하는 두릅 축제가 열린다.
해발 500m 금강송면 전곡리에서 펼쳐지는 축제장을 찾았다.
외지 상인들이 끼지 않은 순수 주민들의 축제여서 바가지 상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축제장을 찾는 손님도 대부분 지역 주민이라 바가지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수도권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주민들은 직접 산과 들에서 두릅 등 산야초를 채취해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요리를 내놓는다.
가장 대표적인 두릅부터 엄나무 순 튀김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축제장에서 선보였다.
떡메치기와 노래자랑 등 흥겨운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축제장을 찾은 김에 인근에서 나오는 산야초들을 주민들이 채취하는 모습과 요리까지 다양하게 살펴봤다.
이 지역의 다양한 산야초 가운데 두릅, 엄나무 순, 취나물, 눈개승마, 산마늘(명이) 등을 맛봤다.
◇ 산채의 여왕 두릅
첫 번째로 반갑게 맞이하는 건 두릅이다.
두릅은 깊은 산 속 짙은 숲 향기 속에서 자란다.
'산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두릅은 알싸한 향과 특유의 씹는 맛으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나물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소가 많고 혈당과 핏속의 기름기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당뇨병·신장병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릅을 먹는 방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쌉싸름한 맛과 아삭한 식감은 온몸의 세포를 깨운다.
축제장에서는 데친 두릅과 함께 문어숙회가 어우러진 메뉴도 있어 인기가 높았다.
◇ 엄나무 순
파릇파릇한 색상의 톡 쏘는 맛을 내는 엄나무 순은 지친 여행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음식이다.
쌉쌀하면서도 미각을 자극하는 매력을 지닌 엄나무 순은 인삼만큼 많은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삼 나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염증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좋다.
엄나무는 삼척, 대구, 울산을 잇는 백두대간 지역을 중심으로 자란다.
그러나 새순이 나는 시기가 보름 정도밖에 안 돼 많은 사람이 접하기가 어렵다.
엄나무는 가지에 굵은 가시가 돌아가며 박혀있어 도깨비방망이처럼 보인다.
축제에서는 엄나무 순 튀김이 판매되고 있었다.
기름에 잘 튀긴 엄나무 순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했다.
신선한 산야초의 건강함과 함께 특유의 맛도 함께 전해져 좋았다.
◇ 취나물
축제장 인근 해발 700m의 봉화군 소천면의 산자락을 찾았다.
취나물 밭이다.
쌉싸래한 맛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씹다 보면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지는 산야초 중 하나다.
특히 이맘때의 취나물무침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취나물은 쌉싸래한 맛이 강하지만 참기름, 된장과 버무리면 특유의 감칠맛이 매력이다.
취나물에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빈혈 개선에 좋다.
무쳐 먹거나 전을 부쳐 먹는 방법이 대표적인 요리법이다. 된장과 참기름으로 살짝 무쳐 먹으면 아무리 식욕이 없어도 입맛을 다시게 된다.
된장에 살짝 무쳐 흰 쌀밥과 함께 먹으니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한 숟가락만 더'라고 하다가 금세 한 공기를 비워버렸다.
◇ 눈개승마
눈개승마는 시중에 다소 덜 알려진 산야초다. 나물이지만, 식감은 고기를 씹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인 마이클 잭슨이 과거 서울을 방문했을 때 눈개승마에 매료돼 3일 내내 먹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눈개승마는 간 기능 회복과 피로 해소에 좋다.
눈개승마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아 살짝 데쳐 먹는 게 좋다.
살짝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과연 식감이 연한 고기와 비슷했다.
두릅보다 먹기가 쉬운 느낌이다.
피로 풀기엔 이만한 게 없다는 말에 저절로 입맛이 당긴다.
◇ 산마늘(명이)
울릉도가 주산지였던 산마늘(명이)은 과거 춘궁기에 사람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해서 명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명이는 간 기능 회복과 피로 해소에 좋다.
명이는 그냥 먹으면 쌉싸름한 맛이 나지만 익혀 먹으면 특유의 향이 좋다.
주로 나물로 무쳐 먹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축제가 열리는 전곡리의 농장으로 올라가니 쌉싸름한 맛에 특유의 향을 풍기는 명이가 기다리고 있다.
잘 따서 숙소로 돌아와 명이를 씻은 뒤 간장을 한 스푼 넣고 볶아 먹었더니 독특한 향취가 입안에 퍼진다.
때마침 시장에서 사 온 참외와 함께 먹었더니 맛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세상의 산해진미는 다양하다.
그러나 깊은 산골에서 오로지 청정 자연이 키워낸 산야초의 맛과 향취를 대적할 음식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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