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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외곽문 만들기, ‘안전’과 ‘불통’이라는 ‘빛과 그늘’
우선 가치 생각해야 할 때
2020-11-30 11:12:23최종 업데이트 : 2020-11-30 15:17:5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시대가 변하니 우리 생활 방식도 변한다. 변화는 좋은 방향으로 되고, 우리 삶의 질도 좋아져야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아파트는 주거환경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신축 아파트는 시설도 좋고, 편의시설도 많다. 그런데 요즘 아파트 단지에 외곽 출입문이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아파트 건설 때는 없었는데, 주민이 입주 후 외곽 출입문을 설치하고 있다. 
외곽문 설치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지만, 이웃과 왕래가 단절되는 불편함도 있다.

외곽문 설치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지만, 이웃과 왕래가 단절되는 불편함도 있다.

 
"외곽에 문이 설치되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있다. 외부 사람들이 못 들어오면서 아이들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어서 좋다."(김○연 씨, 37세, 호매실 거주)
  "문이 설치되면서 이웃 간에 왕래가 어려워진 느낌이다. 그리고 이웃들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도 든다. 대단한 곳도 아닌데, 이렇게 문을 만들어서 못 들어오게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문을 개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경 씨, 57세, 호매실 거주)

필자가 사는 호매실동 H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아파트 외곽 출입문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는 공원과 담장을 두고 있으며 1,4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전체 면적이 약 3만 평인데, 그중에 조경면적이 약 1만 2천 평이 좀 넘는다. 공원과 붙어있고, 옆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도 있다. 조경 시설이 잘되어 있고, 여름에는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많이 쉬어 가기도 했다.

입주 한 해가 지나 상황이 달라졌다. 아파트에 경비에 새로운 업체가 들어왔다. 당시 국내 제일의 경비업체로 가구당 월 1만 원의 경비비 인상도 감수하며 교체했다. 단지 내 주요 취약지점에 CCTV를 추가 설치했다. 그리고 키를 이용해야 출입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들에게 스크린도어 설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고, 찬성률이 높아 그렇게 한 것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인근의 D 아파트, S아파트 등에도 철제 담장과 함께 입주민만 들어갈 수 있도록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다.
외곽문 설치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외곽문 설치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인근의 한 주민은 스크린도어가 때문에 버스 정류장 가는 길이 멀어졌다고 한다. "공원 길로 와서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면 버스 타기 편했는데, 지금은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아무리 사유 공간이라고 해도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아파트 주민도 "지인이 놀러 오기도 하는데 스크린도어 때문에 불편하다. 문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공원에 왔던 사람들도 많이 놀러 와 쉬기도 하고 이웃과 대화를 했던 공간처럼 느껴졌는데 아쉽다."라고 말한다. 
 
입주민 중에 "금년 3월 중에 과수공원 작업자를 흉기로 위협한 후 외곽 출입문으로 들어오는 입주민과 함께 아파트 단지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때 생각하면 스트린도어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아파트 담장이 낮고, 출입도 자유로워 편안함을 주는 아파트도 있다. 이곳 역시 대단지에 속하는데 특별한 출입문이 없다. 아파트 담장도 처음 건설할 때 그대로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동(61세) 씨는 "이곳에서 입주 때부터 20여 년 넘게 살았는데 불편을 모르겠다. 물론 휴일이면 등산객들이 간혹 주차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 외에는 별문제가 없다."라고 말한다.
담장이 낮고, 출입도 자유로워 편안함을 주는 아파트도 있다.

담장이 낮고, 출입도 자유로워 편안함을 주는 아파트도 있다.


평면 비교하기 어렵지만, 우리 지역에 학교 중에 담장 허물기 사업을 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 있다. 수원 북중, 수원농생명과학고, 수원교육청 등 3개 교육기관을 담장을 없애고, 그곳에 나무를 심었다. 벤치를 놓고, 개방형 옥외 화장실은 물론 산책로와 생활 체육 공간 등이 포함된 공원을 조성했다. 학생들은 물론 지역민의 문화·휴식공간으로 자리했다.
 
이 시대는 공유의 시대다. 함께 나누어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조금 불편하지만 나누면 따뜻한 이웃을 만나고, 정이 싹튼다. 지구촌 환경 위기의 시대에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 외곽문을 만들고 폐쇄하는 시설도 엄청난 화석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다. 담장을 설치하는 것보다 그 자리에 나무를 심으면 환경보전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자연까지 얻는다.
 
최근 아파트는 건물 공동 출입구에도 출입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다. 외곽에 다시 문을 설치하는 것은 보안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낭비적 요소도 있다. 주민 동의를 얻는다지만 과반수 참여에 과반 참석이라는 수치는 허점이 많다. 즉 다수가 침묵하는데, 이것이 곧 동의는 아니다. 주민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토론을 거치면서 좋은 결론을 끌어내는 문화도 필요하다.

아파트, 출입문, 스크린도어,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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