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5월6일까지 '경비원 괴롭힘 금지' 관리규약 개정해야
공동주택 입주민과 근로자가 함께하는 선진문화 조성 시급
2021-01-11 15:12:26최종 업데이트 : 2021-01-11 15:12: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
지난 5일 소한(小寒)이 지난 후 전국적으로 8cm나 되는 폭설이 내렸다. 여기에 연일 북극발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여 통행의 불편은 물론 20km 이하 서행의 운전에도 막대한 위험이 따르고 있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들은 단지내 도로에서 3일간 휴게시간도 없이 염화칼슘을 뿌리고 눈을 치우는 고된 일을 해냈다.
9명의 경비원들과 관리소 직원이 함께 눈치우기 8일에는 관리소 직원과 경비원 9명 모두가 함께 아파트 정문과 후문을 치웠다. 후문은 특히 언덕길이어서 각별히 신경 써서 치워야했다. 201동의 경비반장은 새벽 잠도 설치며 대량의 염화칼슘을 뿌렸는데 "눈의 양이 워낙 많고 금방 녹지 않아 뿌린 것 같지도 않다"며 애로사항을 말했다. 북극발 한파 영하 14도의 강추위에 온통 얼음길 경비원들은 통상 주간에는 3시간, 야간에는 7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24시간 계속 근무는 노동법에도 어긋나고 매월 지급하는 임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휴게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휴게실의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최근에 건립되는 공동주택은 미화원과 경비원들의 휴게실을 지하에 두지 않는 등 근무조건을 그런 대로 먼저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오래된 공동주택일수록 휴게공간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입주민들은 경비원의 휴게시간이나 공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한 동안 가을에는 매일 떨어지는 낙엽을 쓸고, 순찰, 분리수거, 청소까지 고달픈 경비원들은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으면 관리소홀로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 미끄럼 사고라도 나면 입주민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경비원으로 쏠린다. '내 집 앞은 내가 치우고 쓸기'라는 마음이 공동주택에도 꼭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멀리 보이는 금요시장 텐트 강한 추위 속에서 8일 정기적인 단지 내 금요시장이 열렸다. 눈과 날씨 때문에 중앙도로에는 텐트가 반밖에 쳐지지 않았다. 길옆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경비원들이 역시 신경을 써 주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코로나19로 장사가 영 말이 아닌데 삶 자체가 매우 힘든 분위기였다. 쓸쓸하게 저녁이 되어 텐트를 거두는 상점주인의 모습 속에서 왠지 허전함이 물씬 배어났다. TV에서 본 임대료, 가게 세를 내지 못해 울부짖는 서민들의 모습이 눈앞에 스쳐갔다. 매주 화요일 오전10시부터 익일 9시까지의 분리수거 현장 금요시장이 열리면 안전을 위한 교통정리도 경비원들의 몫이다. 자칫 안전사고라도 나면 화살이 경비원에게 간다. 나름대로 경비원들은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참기 어려운 갑질을 당한다. 한편 입주민들의 따뜻한 수고 한마디에 힘들고 고단한 마음이 눈녹 듯이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경비원과 입주민과의 심한마찰로 죽음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열악한 환경의 경비초소
아직 채 눈이 녹지않은 아파트 정문길 10일에도 단지 내의 눈이 녹지 않아 경비원들은 종일 눈과 싸웠다. 지하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해 2건의 접촉사고가 났다. 입구와 출구의 코너에 주차하여 운전에 주의를 해야 했다. 순찰을 하며 당해차량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불친절하게 들려오는 음성에 경비원들은 또 다시 씁쓸함을 느낀다. 다시한번 아파트문화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묵묵하게 기다려본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