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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원의 역사와 사람을 담는 전시 ‘벽돌공장 영신연와’ 展
한국내셔날트러스트에 선정된 영신연와
2022-03-17 13:38:23최종 업데이트 : 2022-03-17 13:39: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의 굴뚝 사진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의 굴뚝 사진


'영신연와'는 1970년대 권선구 고색동에 만들어진 벽돌공장이다. 대한민국 산업화시기 벽돌 생산으로 지역 경제와 산업을 주도하고 도시화를 촉발하는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곳이다. 근대 산업문화유산인 '영신연와'는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희망의 상징이었다. 수원에서 영신연와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모임이 만들어지고, 2021년 11월 한국내셔널트러스트로부터 '미래세대지킴이상'을 수상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 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존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는 이제 전 세계 30개국이 활동하는 세계적인 기구가 되었다.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 공장의 모습, 빨간 벽돌이 인상적이다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 공장의 모습, 빨간 벽돌이 인상적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에서 '영신연와'를 선정한 이유는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호프만식 가마를 보존하고 있고 공장식 가마와 노동자 숙소까지 남아있는 벽돌 공장이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며, 수원 지역의 산업구조의 역사와 변화를 보여주는 산업시설로서 근대유산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수원의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 기숙사 건물

2018년 8월 31일 직접 촬영한 영신연와 기숙사 건물



고색동의 하늘높이 치솟은 굴뚝은 서수원의 상징이었다. 농업국가에서 산업화로 변모하면서 고색동은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왔고, 노동자들이 몰려살기 시작한 곳이 되었다. 수원은 행궁동의 화성을 중심으로 한 정조대왕의 역사를 기반으로 문화사업이 이뤄진다. 그러나 지금껏  서수원은 문화 소외지역이었다. 농업과 공업이 혼재된 근대화의 모습이 남아있는 고색동은 역사와 미래가 있는 동네이다.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될 위기에 처해있는 근현대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작은 노력은 끊임없이 알려지고 있다. 



영신연와 展이 3월 25일 수원시청로비에서 특별전으로 열린다

영신연와 展이 3월 25일 수원시청로비에서 특별전으로 열린다


수원특례시 시청로비에서 이뤄지고 있는 특별전에서 영신연와를 주제로 담은 사진, 영상, 그림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참여한 작가는 금정수, 박김형준, 서동수, 서승원, 오영진, 이부강, 이명재, 최종현 총 8명이다.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인식하며 영신연와를 자기만의 예술 작품으로 표현해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삽화작업을 하는 금정수 작가는 1970년대 벽돌공장이 한창 호황일 때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렸다. 이곳에 아직도 거주하고 있는 과거의 노동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영신연와를 드론으로 촬영한 기록물을 통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 작품도 볼 수 있었다. 

한국내셔날트러스트에 선정된 수원벽돌공장 영신연와

한국내셔날트러스트에 선정된 수원벽돌공장 영신연와



과거 영신연와는 일제 시대 '동산농장'이라는 식민지회사였고, 이후 소유주가 계속 바뀌었다. 영신연와의 소유주인 박지원 가문은 3대째 수원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했다. 박지원은 정치인이기도 했으며 영신연와 대표이며 영신중학교 이사장이기도 했다. 1971년 영신연와가 완공되어 고도 성장기 건설경기의 호황을 함께 누렸다. 1980년대부터 고층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공급이 바뀌면서 벽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며 생산량이 떨어졌다. 그리고 1998년 IMF 경제로 몰락을 겪고, 공장이 폐쇄되었다. 
 

금정수 작가의 영신연와 드로잉 작품

금정수 작가의 영신연와 드로잉 작품



현재 영신연와 공장의 가마와 사택은 남아 있으나 오랜 시간 방치되어 물리적인 훼손이 심한 상태다. 공장터는 중고자동차매매업체, 건설장비 업체 등이 임대하여 사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호프만식 가마'라는 특징을 지닌 영신연와는 운영을 멈춘 뒤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급격히 퇴락했다. 가마 외벽의 일부가 붕괴된 상태다. 영신연와 보존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보존의 가치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우려가 크다. 

근대화와 산업화는 압축성장을 통해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되는 사회를 빚었다. 문화와 예술, 인간다움 등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영신연와와 같은 독특한 지역의 스토리와 삶의 흔적이 담긴 역사 현장이 사라진다면 수원의 소중한 가치와 멋도 사라지는 것 아닐까. 개발과 새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손때묻은 옛것을 보존하며 후손들에게 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전해주는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다. 

영신연와를 사랑하는 수원시민연대의 예술가 8명이 사진, 영상, 그림 등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영신연와를 사랑하는 수원시민연대의 예술가 8명이 사진, 영상, 그림 등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예술을 통해 폐허같은 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바꾼 곳 중 하나는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다. 흉물같고 철거 직전의 낡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바꾼 곳이다. 지금은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와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이 되었다. 도시재생과 예술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고 본다. 

도시재생의 주체가 시민이고, 도시재생의 방법과 가치 역시 문화가 되어야 한다. 당연히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것 역시 시민어야 한다. 논과 밭이 남아 있는 벌판에 우뚝 솟은 높은 공장의 굴뚝은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다. 노동자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기숙사는 그 자체로 훌륭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했던 삶의 흔적을 없애지 않고 추억할 수 있는 기념관이나 갤러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재활용과 재사용의 가치를 통해 영신연와를 아름답게 재탄생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는 지역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영신연와를 지켜나가는 수원시민연대의 소중한 전시는 3월 25일 금요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수원의 근대 역사를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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