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사회복지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이에요"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 박종우 사회복지사
2022-07-06 13:15:50최종 업데이트 : 2022-07-06 15:10:39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사회복지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박종우 사회복지사사회복지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박종우 사회복지사



봉사활동하다 사회복지사 꿈이뤄 
고등학생 때 꿈이 없던 사람,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없었던 사람, 단지 봉사 점수를 채우기 위해 간 자원봉사 현장에서는 일이 힘들어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던 사람, 그러나 한 할아버지가 더운데 고생한다며 고맙다고 전한 말씀에서 뿌듯함을 느낀 사람,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는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 리스타트팀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박종우 사회복지사 이야기이다.

 

'리스타트'는 노숙인을 위한 자활 사업으로 지속적인 근로 유지를 통해 근로 의욕을 향상하고 경제적 자활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경기도 특화사업이다. 박종우 사회복지사는 리스타트팀 팀장으로 일한 지 두 달이 되었다.

노숙인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져야
대학생 때 여러 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첫 자원봉사한 곳이 노숙인 시설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숙인은 비위생적이고 집이 없어서 역 근처에서 자고 항상 술에 취해있는 모습일 거예요. 저도 어렸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대학교 1학년 때 성남 '안나의 집'에서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하며 생각이 달라졌어요. 난생 처음 노숙인을 보면서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왜 일을 안 하고 여기 와서 밥을 얻어먹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다시 되돌아보니 노숙인은 몸이 아닌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숙인을 상담하다 보면 옷을 깔끔하게 입고 머리도 깨끗이 빗고 사업단에 출근하는 사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인사하는 사람 등 우리가 노숙자 하면 떠올리는 편견 속 모습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고학력자, 공무원, 대기업 근무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우리와 크게 다르거나 공부를 못하거나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을 것이란 선입견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누구든, 언제든지 노숙인이 될 수 있다고 여기며 노숙인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안나의 집' 자원봉사로 노숙인에 대한 인식에 변환점이 생겼다고 한다. "노숙인 시설에 관심을 갖고 알아보던 중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활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기초생활수급자, 조건부 등 일부 소외계층 자활이 아닌 노숙인 대상 자활이라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부품 조림 교육 중인 박종우 사회복지사와 교육생

부품 조립 교육 중인 박종우 사회복지사와 교육생

 
우쿨렐레 연주로 닫힌 마음의 문을 열다 
자활 교육에 참여하는 노숙인은 심리적 상처를 지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 원인으로 주변 사람들이 노숙인을 바라보는 인식과 대하는 태도이다. "인식과 태도가 사회와 멀어지게 만들어요. 하지만 사회의 부정적 인식 속에서도 자활하겠다는 의지로 센터 자활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단한거죠. 지금은 힘들 수 있지만 앞으로 나가기 위해 도약하는 발걸음으로 여기고 사회로 나가면 좋겠어요."라고 당부했다. 박종우 복지사는 반드시 그럴 거라고 믿는다면서 인상적인 일화를 하나 소개해 주었다.

"우쿨렐레 교육에 참관한 적이 있어요. 경제 교육, 취업 상담 교육 때는 앉아서 듣기만 하는 수업이라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들 지루해하고 집중을 못해요. 하지만 우쿨렐레라는 악기로 대중가요, 동요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다 보니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그뿐만 아니라 교육이 끝날 때쯤이면 많이 아쉬워해요. 게다가 집에 악기를 들고 가서 혼자 연주하고 자작곡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모습을 봤어요. 항상 위축되어 있던 그들이 우쿨렐레 악기로 취미가 생기고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려는 모습에서 사회를 향해 닫혀 있었던 마음의 문을 열고 나아가려는 용기를 봤어요."라며 희망의 빛을 보였다.

박종우 사회복지사가 노숙인에게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박종우 사회복지사가 노숙인에게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회복지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이에요
박 팀장은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입대했으며, 직업군인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대학교 시절, 선배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 "사회복지사끼리 결혼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였다. 그 당시에는 이 말이 너무 싫어 사회복지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찾다가 직업군인이 되었다고 한다. 

군 생활을 하면서 이혼한 가정, 집안 사정이 불우한 가정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병사를 보고 한정된 집단에서도 많은 사람이 소외 계층으로 어려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소외당하고 있을까?'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군인으로서, 간부로서 병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웠다고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도 뿌듯하고 보람 있지만 소외 계층의 생활 안정에 보탬이 되려고 사회복지로 돌아왔다고 이야기했다. 

박 팀장은 군대는 명령으로 움직이지만, 사회복지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이어서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고 말한다. 노숙인은 사회와 떨어져서 지내고 사업 실패, 빚 등 여러 이유로 사회와 격리되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상담을 위해 처음 대화할 때 쉽게 마음을 열어 주지 않는다.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사업단에 가서 이야기하고 커피도 같이 마셔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모든 속마음을 터놓고 말은 못 하겠지만 사업단에 갈 때마다 밝게 웃어주시고 인사하고 일은 할 만한지 물어봐 주시고 자주 방문해 줘서 고맙다고 하는 등 처음과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요."라며 뿌듯해했다.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판매하는 중고 도서를 관리하고 판매할 책을 고르고 있는 박종우 사회복지사 모습이다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판매하는 중고 도서를 관리하고 판매할 책을 고르고 있는 박종우 사회복지사 모습이다

 
인터넷 연관검색어 "사회복지사 하지 마세요"
박 팀장은 우리 사회는 사회복지사 직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검색에 사회복지사를 치면 '사회복지사 하지 마세요'라는 연관검색어가 나온다. '사회복지사끼리 결혼하면 망한다.', '봉사 정신과 희생이 필요하다.', '노숙인, 장애인 같은 소외 계층을 돕는 일이어서 많이 힘들다.' 등 부정적인 단어와 표현이 많다고 한다. 박 팀장 가족도 사회복지사 직업을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한다. 

"대학교 선후배, 동기도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하지만 오래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런 부정적 인식도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복지는 우리 지역사회의 발전에 필요하지만 누군가가 나서서 하기 쉽지 않아요. 누군가를 돕고 희생한다는 자체가 힘든 일은 맞아요. 하지만 뿌듯함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지요.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급여를 받고 일하는 근로자라고 생각해요. 다른 직종 직업처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어요."라며 당부했다. 

기억되지 않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센터 사업단 교육에 참여하면서 몇 년 씩 같이 지내지만, 후에 교육생이 채무를 해결하고 취업으로 교육을 종료하면 센터에서 있었던 나쁜 기억은 잊었으면 해요. 하나 더, 사회복지사인 저에 대한 기억도 없이 사회에서 좋은 추억만 간직하였으면 좋겠다"라고 박종우 사회복지사는 희망했다.

29살인 박종우 사회복지사는 선배에 비해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한참 모자란 후배라고 겸손해하면서, 마지막으로 세상이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곽기주님의 네임카드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 사회복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

연관 뉴스


추천 4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