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재즈가 좋아 '2022 수원재즈페스티벌'에 가다
3년만에 열린 수원 재즈페스티벌, 여가의 자유를 한껏 누린 시민들
2022-09-06 00:22:47최종 업데이트 : 2022-09-14 15:58:5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세정

공연 초반에 삼삼오오 앉아 있는 관람객들

공연 초반에 삼삼오오 앉아 있는 관람객들


 

재즈(Jazz)의 기원을 살펴볼 때 기본개념은 '규칙 속의 자유'이다.
기자가 존경하는 재즈 가수는 미국의 레이 찰스와 루이 암스트롱이다. 레이가 '그루브' 기법을 살려 부른 'Hit the road, Jack'과 루이의 '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으면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자유를 향해 어디론가 떠나는 느낌을 받는다.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서 열린 '2022 수원 재즈 페스티벌'의 첫날인 지난 2일, 현장에서 시종일관 감지된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유였다. 지난 3년 가까이 지속해 온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고 음식을 나누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시민들의 면면에서 소소한 자유의 회복으로부터 비롯된 행복감을 확연히 읽을 수 있었다. 

               
이번 행사가 코로나 재유행이 우려되는 시기에 공연 장르를 '재즈'로 선택한 것은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큰 소리로 따라 부르기와 격렬한 춤동작을 유발하는 K-Pop과는 달리, 앉은 상태에서 가볍게 몸동작을 따라하거나 앉은 채로 차분하게 감상하는 등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재즈를 즐긴다는 멋진 신중년 부부

지금도 재즈를 즐긴다는 멋진 신중년 부부


유난히 눈에 띈 몇몇 참가자들을 만났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신중년 부부는 "장소가 탁 트인 공원이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우려가 적고, 대학 시절에 재즈를 즐겼던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잘 왔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온 단기 유학생들

유럽에서 온 단기 유학생들, 좌로부터 Hendrik Haessmeyer(독일), Louis Marvin(독일), Reshad Zadran (덴마크)


아주대학교 교환학생으로 4개월간 한국에 머문다는 유럽 대학생 3명을 만났다.
이들은 한 명은 덴마크에서, 두 명은 독일에서 왔다. 한국에 온 지 2주밖에 안되어 어떻게 여가를 보내야 할지 몰랐었는데 마침 학교와 가까운 공원에서 익숙한 재즈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했다. 덴마크 학생인 레샤드 자드란(Reshad Zadran)은 덴마크의 싱어송라이터인 '라스무스 시박(Rasmus Sebach)'과 스칸디나비아 이웃 나라인 스웨덴의 '아바(Abba)'를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에 와서는 한국 학생들을 통해 K-pop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 3명은 함께 온 부모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행사장 외곽에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또 다른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재즈는 잘 몰라요. 하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운 학교와는 달리 야외에서 친구들끼리 있으니 좋아요. 날씨도 덥지 않고요"라고 말했다. 

 

기자가 경기도청 재직 시절 푸드트럭(음식 판매 자동차) 업무를 담당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일곱 대의 푸드트럭들이 나란히 주차하여 영업하고 있는 것이 무척 반가웠다. 얼굴은 조리하느라 벌게졌고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한 푸드트럭 청년 사장은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지역 행사가 없어 다른 일을 하며 힘겹게 생활했는데 재즈페스티벌 덕분에 영업하게 되었다. 오늘 매출도 퍽 좋은 편이다"라며 흡족해했다. 참고로 수원시는 푸드트럭 영업장소를 아파트까지 확대하고, 지역축제와의 운영 연계·지원과 관련한 조례 및 제도를 개선하는 등 푸드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장 외곽에서 성업 중인 푸드트럭들

행사장 외곽에서 성업 중인 푸드트럭들

 


첫날의 행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공연 수준이 손색이 없을 정도였고, 술을 마시는 관람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4시간 내내 공연 질서를 유지했다. 여기에 아늑한 밤의 분위기가 더해져서 공연이 끝나기 전에 공연장을 뜨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국악뮤지컬과 협업을 자주 한다는 '한윤미 밴드'가 '어메이징 아리랑'을 연주할 때는 관람객들이 밝은 빛이 나오는 스마트폰을 머리 위로 흔들며 화답했다.

서머타임 (summer time) 등 두 곡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은 소프라노 하나린은 한밤의 감흥을 한껏 돋우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는 문화시민답게 자신들의 쓰레기를 출입로에 마련된 쓰레기통에 일일이 분리 배출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맑은 밤하늘에는 상현달이 선명했다. 일주일 후면 한가위 보름달이 될 것이다. 5일부터 전 국토가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갔다. 수원에는 간접영향으로 4일 온종일 비가 내렸다. 행사날짜가 태풍의 영향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을 넘어 하늘의 축복이었다.


밤 8시가 넘은 공연장 모습

밤 8시가 넘은 공연장 모습


공연이 끝난 후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는 관람객들

공연이 끝난 후 쓰레기 분리배출하는 시민들


맑은 밤하늘의 상현달

맑은 밤 하늘의 상현달



《취재 후기》 2%의 아쉬움
 o 공연장 무대 양쪽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으나 연주자나 가수의 모습만 나올 뿐, 곡명은 게시되지 않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곡명을 스크린에 게시하고, 개인별로 배부되는 안내지에도 연주곡 순서를 기록하는 것이 어떨까.

 o 기자가 보기에 이날 참석자 수 (3천 명 정도)에 비해 화장실이 부족했다. 예산이 다소 더 들겠지만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 

이세정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4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