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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에서 만난 지역 화가와 수원 미술사 이야기
'이길범: 긴 여로에서', 6월 9일(일)까지 1전시실에서 열려
2024-04-30 14:07:06최종 업데이트 : 2024-04-30 14:07:00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밖에서 보는 것보다 멋진 실내 데이트 명소 '수원시립미술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욱더 멋스러운 곳, 실내 데이트 명소 '수원시립미술관'


엄마로 살다 보면 뭐든 아이 위주가 되지만,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오롯이 나를 위해서다. 아이가 학교 간 시간에 나는 미술관으로! 이만한 힐링이 있을까 싶다. 미술관에 혼자 가는 날이면 작은 설렘마저 일렁인달까? 화성행궁 광장에 자리한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현재 전혀 다른 색깔의 여러 전시회를 만날 수 있다. 
 

《이길범: 긴 여로에서》(~2024년 6월 9일)와 2024 현대미술 기획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2024년 6월 9일), 2024 소장품 상설전 《세컨드 임팩트》(~2025년 3월 3일)까지 총 3가지다. 가족과 한 번 다녀가긴 했으나 천천히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찾게 된 것. 다른 문화생활은 몰라도 전시회는 혼자 즐기기 딱 좋은 취미다. 

수원 작가 재발굴을 위해 마련된 전시회

수원 작가 재발굴을 위해 마련된 전시회 <이길범 : 긴 여로에서>


세 가지 전시회 중에서 가장 집중해서 본 것은 역시 수원의 이야기가 담긴 우당(友堂) 이길범의 작품이다. 이길범 작가는 수원군 양감면에서 태어났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종종 수원의 역사와 인물을 함께 탐구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할 때가 있는데 이번이 바로 그런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화백이 수원에서 작품 활동을 한 것과 더불어 동시대 관점에서 수원미술사를 살펴본 것이 특징이다. '지역 작가 조명전'이라 할 수 있는 <이길범: 긴 여로에서>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수원인(人) 이길범의 생애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산수, 화조, 인물 등 다양한 분야에 화목을 소화한 이길범 작가

산수, 화조,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화목을 소화한 작품 세계


《이길범: 긴 여로에서》
전시 기간 : 2024.2.27. ~ 2024.6.9.
전시 장소 : 1전시실
도슨트 운영 시간 : 오후 3시(시작 장소 : 1전시실 앞)

첫 코너에 있는 작품은 종이에 먹으로 그린 것들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먹 향기가 실제로 나는 건 아니지만 슬쩍 맡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기분이랄까. 일반 액자와 병풍에 그린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이것대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수원시립미술관의 은은한 조명 덕분에 오직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대중에게 작가를 작인 시킨 대표 인물화, <정조> 표준영정

대중에게 작가를 각인 시킨 표준영정


'이길범'이라는 이름은 낯설게 들릴지 몰라도… <정조> 표준영정 그림을 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가다. 1988년에 그린 <정조>를 시작으로 <태조 왕건>, <조심태>까지 선현의 표준영정을 완성했다. 근대기 마지막 어진 화가(뜻 : 임금의 모습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사람)로 불리는 이당(以堂) 김은호 선생으로부터 6년여간 배운 것이다. 
현재도 활발하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길범 작가의 인터뷰 모습.

이길범 작가의 인터뷰 모습


"기법이란 게 이당 선생께 전수받은 것인데 영정을 그릴 때 초본을 그립니다. 유지본(油紙本)이라고 하지요. 먼저 유지에 그림을 그리고 거기서 통과하고 나면, 견에다 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채색은 석채를 썼고요. 안면을 칠할 때는 그 음영을 세필로 아주 조그맣게 점과 점으로 쌓아서 그립니다." (인터뷰 영상에서 발췌)

전시실 한편에는 이길범 선생의 인터뷰 영상이 있다. 설명을 들으면서 다시 감상해 보니, 어떻게 그렸는지 그 과정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그림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열정에 화백의 눈이 반짝 반짝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길범 작가는 1980년대 수원에서 3번의 개인전을 열고, 1982년 수원미술계에 한국화 동인 성묵회를 결성했다. 1987년 제4회 수원시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수원에서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소재가 바로 수원화성이다.

마음을 느긋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산수풍경화


이길범 작가의 화업(畵業)은 ▲영모화조화 ▲인물화 ▲산수풍경화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수원 중동에 작업실을 두고 수원화성을 소재로 산수풍경화를 빈번하게 그렸다. 70여 년 화업의 긴 여로에서 수원의 색깔이 묻어나는 화풍은 그만의 장르가 되었다. 초기 작품부터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니 땀과 노력이 깃든 모습이다. 곱고 부드러운 그림이 영상 속 선생님의 모습과 꼭 닮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물채색화를 보면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인물 채색화를 보면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이 엿보인다.


코너를 돌자 이번에는 새로운 화풍의 인물화다. 전통에서 벗어나 변화된 그림체가 과연 같은 사람이 그린 것이 맞나 싶다. 마침 도슨트 시간이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길범 작가는 53세 이전까지 기본에 집중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17세가 되던 해에 스승을 만나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는데… 그 노력의 세월들이 대단하다. 화백의 그림은 지난번에 왔을 때도, 아이가 참 좋아하면서 함께 본 기억이 있다. 늘 기본에 충실하셨구나, 남녀노소 누구나 보기에 편안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이길범 긴 여로에서 전시 기간은 6월 9일(일) 일요일까지!

<이길범: 긴 여로에서> 전시 기간은 6월 9일(일)까지!


미술관에 혼자 다니는 일이 취미다 보니, 입구부터 척척척이 되었다. 수원시립미술관을 알차게 이용하는 방법은? 시민 할인이 있으니까 신분증을 잘 챙겨 간다. 안내소에서 티켓팅을 한 뒤 사물함에 짐을 모두 넣어두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니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입구에 있는 팸플릿도 종류대로 챙긴다. 

화장실 또한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없기에 미리 들렸다 가면 좋다. 관람 동선은 1층에서 출발해 2층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코스다. 2층에 있는 '생생 나혜석 VR ZONE'은 예약자 우선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 또는 현장 접수를 미리 해두는 편이 좋다. 작은 도서관과 체험 코너, 카페는 관람이 끝난 뒤에 잠시 머물며 전시를 되돌아 보기 좋은 장소다. 

도슨트 설명도 있는데 처음부터 참여하기 보다는 일단 혼자 관람하고 난 뒤에 듣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무료 도슨트는 정해진 시간, 오후 3시에 1전시실 입구에서 기다리면 된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1층에 있는 '실로 아름다운 미술관 ' 코너

1층에 있는 '실로 아름다운 미술관' 코너 또한 꼭 가볼 만한 곳!


수원시립미술관은 동절기와 하절기의 운영 시간이 다르다.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것은 같지만 하절기는 오후 7시까지 동절기는 6시에 닫는다. 요즘 같은 봄날이야말로 미술관에 머물기에 딱 좋은 시기 인 것. 수원시민 할인 혜택이 있고, 하나의 예매권으로 3가지 전시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매달 문화가 있는 날은 입장료가 없다. 참고로 5월의 무료 입장일은 ▲5/1(수) 새빛세일페스타 개막일 ▲5/5(일) 어린이날 ▲5/29(수) 문화가 있는 날이다. 5월 1일과 29일은 화성행궁도 무료로 개방된다. 이날 수원화성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술관과 같이 가볼 만한 곳으로 기억해두면 좋겠다. 친구 또는 가족과 와도 좋고, 혼자 오면 더 좋은 곳! 여러 번 방문해도 올때마다 새로운 수원시립미술관 나들이다. 

[수원시립미술관 이용 안내]
○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
● 주차장 : 전시회 관람 시 2시간 무료
○ 운영 시간 : 하절기 3~10월 10:00 ~ 19:00/ 동절기 11~2월 10:00 ~ 18:00
○ 입장료
 - 일반 4,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수원시·화성시·오산시 시민 할인 25%, 다자녀·자원봉사카드 50% 할인
 - 7세 미만, 65세 이상, 예술인패스 소지자 등 무료 입장
● 5월 무료 입장일 : 5/1(수), 5/5(일), 5/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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