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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산이 만든 도시...사방 에워싼 산 덕에 더욱 풍요로워
산은 지친 삶을 보듬어주는 자연
2021-02-15 14:56:19최종 업데이트 : 2021-02-15 14:55:5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먼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만나면 자기 사는 곳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필자는 화성 자랑을 자주 한다. 이 말에 친구가 수원은 화성 말고는 자랑할 것이 없냐고 한다. 그 말에 수원의 산 자랑을 했다.  
 
어느 도시나 산이 있다. 수원도 산이 있다. 수원은 산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산이 도시를 만들었다. 산이 어떻게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뜬금없이 이게 무슨 소리일까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수긍이 간다. 우선 광교산이 북쪽에서 동쪽으로 뻗어 용인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서쪽에 칠보산도 수원을 감싸고 있다. 화성시, 안산시를 등에 지고 서수원을 지키고 있다. 가운데 있는 팔달산은 아예 화성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숙지산과 여기산이 떠받치고 있다. 두 줄기 큰 산이 수원 시가지를 안고 있고, 가운데 작은 산을 세 개나 두어 도시를 풍요롭게 했다. 이러니 수원은 산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달산은 수원 시내 한가운데 있다. 낮은 산이지만, 나무며 꽃들이 깊은 산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많다.

팔달산은 수원 시내 한가운데 있다. 낮은 산이지만, 나무며 꽃들이 깊은 산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많다.

 
서울에서 수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광교산을 보게 된다. 의왕을 지나 지지대 고개를 넘으면 왼쪽에 광교산이 길게 누워있다. 등으로 북쪽에서 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고 품으로는 시가지를 안고 있다. 광교산은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능선이 완만하고 수목이 우거져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겨울에 눈이 오면 더 아름답다. 계절에 상관없이 등산객이 다니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나무보다 사람이 더 많다. 그런 날은 산에 가면 수원에 사는 지인들을 서너 명은 만난다. 광교산은 수원 인근 지역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주차 시설도 편리하고, 산을 다녀온 후 먹을거리가 많으니 그렇다.
 
정자동에 사는 위◯곤 씨는 "퇴직 후 산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 광교산은 올라가는 등산로도 다양하다. 그래서 굳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올라간다. 항아리 화장실 쪽으로 올라가도 멋진 산행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광교산이 없었다면 어땠겠냐고 생각해 봤다. 그건 당장 시가지를 감싸주는 울타리가 없는 격이다. 밋밋하고 허전하다. 시가지만 휑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가슴도 뻥 뚫리게 된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산을 오르면서 몸을 단련하고, 자연을 즐기면서 마음을 치유한다. 산에서 사람들은 삶을 위로받고, 활력을 찾는다.
팔달산에는 지석묘가 분포하고 있다.

팔달산에는 지석묘가 분포하고 있다.

 
광교산이 북수원과 동수원을 안고 있다면, 칠보산은 서수원을 안고 있다. 광교산이 형님이라면, 칠보산은 동생이라고 할 수 있다. 광교산과 비교해 규모도 작고, 산 높이(238m)도 낮지만, 호매실동과 금곡동 그리고 당수동 주민들에게는 이름처럼 보물 같은 산이다. 나무가 울창하고, 골짜기도 제법 깊다. 골짜기에는 맑은 물이 흘러 금곡천과 호매실천으로 흐른다. 이 물이 황구지천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수원지역의 허파 역할을 한다. 소나무는 물론 물오리나무, 졸참나무가 있고, 칠보산 보물에 드는 잣나무도 보인다. 어디서 왔는지 젊은 대나무와 무궁화나무도 자리하고 있다. 봄에는 진달래꽃이 여기저기 모여 피고, 여름철에는 나리꽃도 붉게 핀다. 능선이 완만하고, 산 높이가 적당해 가족 단위로 오르기 좋은 곳이다. 생태복원 지역이 있고, 서울대학교에서 산림교육, 연구, 조사를 목적으로 하는 학술림도 있다.
칠보산에서 본 수원 모습. 멀리 광교산이 가운데는 팔달산, 숙지산, 여기산이 보인다.

칠보산에서 본 수원 모습. 멀리 광교산이 가운데는 팔달산, 숙지산, 여기산이 보인다.

 
칠보산은 동네 뒷산이지만, 숲이 우거져 생명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산 아래 농사를 짓던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다. 아직도 산자락 끝에는 밤나무가 무성하고 논과 밭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생활의 모습이 우리의 미래를 안내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상생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가 사는 이웃집 아저씨(65세, 호매실 거주)는 "이사 오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도 있고 해서 가까운 곳에 산이 있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칠보산이 가까운 여기 아파트를 고르면서 망설이지 않았다."라고 말을 한다. 
 
팔달산은 수원 시내 한가운데 있다. 팔달산의 지형을 이용해 화성을 만들었다. 낮은 산이지만, 나무며 꽃들이 깊은 산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많다. 소나무가 키 자랑을 하고, 단풍나무와 팥배나무도 자란다. 나무 사이로 난 산길을 따라가면 찔레꽃과 애기똥풀이 웃으며 피어있다. 봄에는 경기도청 후문에서 팔달산 일주도로를 따라 나이가 많은 벚나무들이 꽃을 피워 볼 만하다. 산길 일대가 온통 하얗게 물드는데, 여기를 걷다 보면 봄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숙지산은 팔달산과 마주 보고 있다. 팔달산 가까이에 숙지산이 있어 화성을 축성할 수 있었다. 화성의 돌 대부분을 여기서 조달했다. 지금도 바위 군데군데에 돌을 자르기 위해 쐐기를 박았던 자국이 남아 있다.
 
숙지산은 이제 주민의 삶터나 마찬가지다. 주민을 위해 산 초입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산도 험하지 않고 누구나 올라갈 수 있는 높이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 남녀노소가 찾는다.
 
숙지산과 나란히 앉아 있는 여기산은 높이가 낮다고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선사 시대부터 수원의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유적지가 있다. 백로 등의 서식지가 있어 야생동물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숙지산에서 화성의 성벽 돌을 가져왔다. 바위 군데군데에 돌을 자르기 위해 쐐기를 박았던 자국이 남아 있다.

숙지산에서 화성의 성벽 돌을 가져왔다. 바위 군데군데에 돌을 자르기 위해 쐐기를 박았던 자국이 남아 있다.

 
여기산은 동네 가운데 있다. 그래서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축구장, 게이트볼장, 익스트림 스포츠 연습장 등 체육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공원 같은 산이다.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지치고 힘들 때 마음을 누일 곳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수원의 산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이 지쳐서 기대고 싶을 때 가는 곳이다. 산의 맑고 깨끗한 공기, 선선한 바람, 아름다운 자연, 넉넉한 품까지 이 모두가 산의 정기라고 한다. 가까이 산의 정기를 품고 사는 것도 행복이다. 산의 정기가 사람들을 만들었다. 이제 사람들이 산을 보전해야 한다. 산과 자연이 주는 생명의 힘, 삶의 가치에 대해 깊게 생각해야 한다. 추위가 꼬리를 감췄다. 산에 나무들이 봄기운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간 내서 가까운 산에 올라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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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광교산, 팔달산, 칠보산, 숙지산, 여기산,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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