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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수원도서관, 윤현덕 작가 초대전 열리다
전시 도서관 1층 갤러리에서 2월 18일까지
2024-02-02 10:25:06최종 업데이트 : 2024-02-02 17:17:07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갤러리 입구  전시초대창

갤러리 입구 전시 초대창


최근 2, 3년간 대한민국은 미술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망과 전시에 대한 기대치가 뜨거웠다. 전국 도서관이나 문화단체마다 그림에 대한 강연이 쇄도했고 전시회 등도 무척 활발했다. 왜 그런 것일까.

너나없이 코로나를 거쳐오면서 개인 안에 쌓인 어떤 트라우마, 집어삼킬 듯한 내홍에 다들 지친 것일 테다.

그림을 본다는 것을 뭐라고 표현할까? 조용히 자신을 안아주는 것? 그래서 위무 받고 싶고 자신을 다독이고 싶은 소박한 욕구가 미술로 집중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림의 제목 changes in virtuality

'changes in virtuality' 크기 100호
그림과 포즈를 취한 윤현덕작가그림과 포즈를 취한 윤현덕 작가

북수원도서관 1층 갤러리에서 지난 1월 30일부터 윤현덕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 제목은 [Changes in Virtuality]
 

가상이 아닌 분명한 사실을 화면에 명시적으로 그린다는 화가적인 행위의 즐거움을 느끼며 그 명확한 존재로부터 가상의 의미를 반대로 접근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기억이 시작되는 그 위에 순차적으로 현시점의 감정이 조종하는 대로 비현실적이고도 모호한 선과 면들로 지워 나간다. -작가노트 1-
작가님 말씀 경청하는 필자

작가의 작품세계를 경청하는 필자. 


윤현덕 작가의 그림은 마치 심오한 수묵화를 보듯 둔중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처음에는 무슨 그림인지 몰랐다가 한참을 구도자처럼 바라보다 보면 매직아이처럼 환하게 읽히는 순간이 온다. 산, 건물, 주차장, 자화상, 자기 마음의 세계 등…

만석공원 주차장

건물 위에서 만석공원 주차장을 표현한 그림

수만 번 동일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상의 작은 감정들로 변화된 선과 면으로 기약된 한정 없이 고행처럼 지움을 반복하면 물성이 쌓이게 된다. 쌓아 올려진 물성들이 인위적으로 얽혀버린 관념적 연결 구조들을 다시금 각종 칼로 부분들을 깎아내면 화면에서 소멸되며 남게 되는 흔적들은 또 다른 새로운 존재를 만들게 된다. -작가노트 2-

   

이러한 가상 화면은 내 마음 세포들의 형상이거나 내 마음을 찾아나설 수 있는 지도이거나 내 마음의 스트레스 덩어리들이 두서없이 낙서되어 형성된 정체불명의 게슈탈트일 것이라고 작가는 설파한다.

 
선문답처럼 어렵기도 하고 그림을 보는 각자가 숙제를 푸는 심정으로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림에 대한  토킹 어바웃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윤현덕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마음이 지시하면 손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면서 호흡으로 나온다. 마음의 흔적이 그림에 남아 있었으면 하는 열망과 그러한 결과물에 제 마음과 숨결을 담아 얽히고설키는 인간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세계와 그리고 그 너머의 형이상학적 세계를 앞으로도 계속 그리고 싶다"라고 말하였다.

 

윤현덕 작가(52세)는 서양화 전공 화가이다.

30여 년간 이어온 미술 작가의 생활이지만 그는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듯이 지금도 하루에 10여 시간씩 열정적으로 그림 작업에 몰두한다.

 

그는 목탄과 조개껍질 두 가지 안료를 겹겹이 쌓아 올린 후 나이프로 부분들을 깎아내며 수많은 잔상을 표현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뼈를 깎는 듯한 노동의 과정이라고 한다. 여러 개의 칼과 깎아낸 안료들을 보니 그 작업의 길이 마치 구도자의 수련 행위 같았다.

 

그의 그림은 단색화이며 추상화인데 여기서 단색화의 개념을 잠시 살펴보기로 한다. 이우환 선생이나 윤영근, 박서보, 김태호, 정상화 등의 작가들이 그려내는 화풍을 모노크롬 회화라 이른다. 모노크롬 회화나 단색조의 회화를 윤진섭 평론가가 '단색화'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것이 특정 사조처럼 명칭이 굳어졌고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 각광 받는 부류의 그림이 전 세계적으로 단색화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윤현덕 작가는 "어떤 표현을 반복하는 기계적인 행위의 패턴이 유행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그 부분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보기 위해서 기계적인 행위를 하며 그들은 처음부터 일자로 된 그림이면 계속 그 일자로 된 행위만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것이 수많은 위작과 모작 탄생의 동기가 되기도 한단다.

 

추상화를 감상하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제목을 붙이지 않는다면 감상자의 생각을 확장하는 데 더 자유로울 것이다.  

 

이어서 작가는 그림 내용과 관계가 없거나 반대로 읽히는 제목을 붙여놓고 관객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큰 그림은 사람 키보다 커서 위압감을 주고, 감정도 빨리 전달된다고 한다. 요즘은 전시를 열어도 작품 안내집이나 두꺼운 화집이 필요 없는데, SNS를 통해서 모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다 구경할 수 있는 놀랍고 편리한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듯 작가에게 직접 설명을 들으며 미술 세계에 한층 빠져들 수 있었다.
 

필자도 자주 이 도서관 갤러리를 찾았는데 그간 주로 유채색의 그림이 많이 걸려 있던 데 비해 이번엔 수묵화 톤의 150호(227×181cm) 정도의 규모가 큰 그림이 많은 이번 전시회를 보고 관람객들도 놀라는 표정이었다.

 

정자동에서 온 서인순 관람객은 "미술 전람회를 자주 찾는 편인데 이번 전시회는 매우 특이하고 경건한 느낌마저 인다"라고 하면서 특히 "마침 작가님이 있어서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참 좋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역시 정자1동에서 오신 최숙희 관람객은 "바로 이해되지는 않지만 전에 봤던 전시회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들고, 특이한 재질과 화법에 무척 창의적인 면이 돋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감상을 했던 정자3동에서 온 전영자 관람객은 "북수원도서관이 집에서 가까워서 그림 전시회에 매번 오는 편이다. 아주 참신하고 돋보여 이번 전시는 두 번 세 번 더 와서 감상하고 싶다"라고 인상을 전했다.

 

국공립미술관을 찾아가는 것보다 오며가며 쉽게 찾을 수 있는 동네 도서관 갤러리와 미술을 사랑하는 시민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도서관 로비와 연결되는 접근성을 지닌 공간이다 보니 관람객이 연신 드나드는 전시실은 무게 있는 그림과 함께  정중동(靜中動)으로 보였다. 8호에서 150호에 이르는 총 22점의 크거나 작은 작품을 둘러보며 작가의 광활한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소박한 기쁨. 이것 또한 소확행이리라.

북수원도서관

북수원도서관 전경


북수원도서관 최임주 사서는 "북수원도서관은 미술 특화 도서관으로서 수준 높은 작품 전시회를 기획해 시민들에게 만족감을 드리고, 보다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전시회를 열어갈 것이다. 올해는 미술과 관련한 강연도 많이 열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북수원도서관에서 열리는 윤현덕 작가의 전시는 2월 18일까지이다. 

이후 5월 2일부터 5월 23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윤현덕 작가가 강연자로서 '서양미술사와 한국미술가'라는 주제로 4회차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시민들은 북수원도서관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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