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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수원화성, 꿈과 정서를 나누며
‘성곽의 빛 수원화성’ 강희갑 사진전
2024-02-01 10:12:38최종 업데이트 : 2024-02-02 18:50:33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북포루 설경. 겨울에도 수관이 아름다운 나무 옆에 명상에 잠긴 듯한 선비처럼 서 있는 북포로가 보인다.

북포루 설경. 겨울에도 수관이 아름다운 나무 옆에 명상에 잠긴 듯한 선비처럼 서 있는 북포로가 보인다.
 

  유럽에서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에서 시작하고 꽃을 피웠다. 그 중심에 피렌체가 있다. 한때 이탈리아 왕국의 수도였는데, 이곳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본고장이다. 지금도 르네상스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널려있어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여기에는 과거 피렌체 부호 가문 메디치의 공로가 있다. 이 가문은 여러 예술가를 후원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가 대표적인 예술가다. 
눈 내리는 행궁 신풍루. 일상에서 이렇게 평온한 풍경을 보면서 산다는 것은 행운이다.

눈 내리는 행궁 신풍루. 일상에서 이렇게 평온한 풍경을 보면서 산다는 것은 행운이다.


  우리나라의 르네상스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정조가 그 시작을 열었다. 정조는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하고, 군 제도 정비로 국방력을 키웠다. 홍문관을 개혁하여 학문을 진흥하고, 예술과 문학을 후원했다. 봉건적인 제도의 핵심인 노비제도를 혁파하고 백성 중심의 도시를 꿈꿨다. 그 정점에는 수원화성 건설이 있다. 
동북포루 일출. 성곽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신비한 풍경이 된다.

동북포루 일출. 성곽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신비한 풍경이 된다.


  수원화성은 국가유산으로 수원 문예 부흥을 이끌고 있다. 정월 나혜석도 행궁동 주변에서 살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다. 성곽을 오르내리면서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고 영감을 얻었다. 지금도 많은 화가가 화성을 화폭에 담고 있다. 글을 쓰는 작가들은 글로 사진작가들은 카메라로 화성의 아름다움을 남기며 예술가의 꿈을 키운다. 

  강희갑은 수원의 사진작가다. 그도 화성을 보며 예술가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2024년 세계유산 수원화성 강희갑 사진전 '성곽의 빛, 수원화성'이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의 여러 시설물에 풍경처럼 걸린 일출, 수원화성의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담은 풍경 사진 40여 점을 2월 25일까지 만날 수 있다. 
화성장대 야경. 달빛 아래 화성은 야간에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화성장대 야경. 달빛 아래 화성은 야간에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타이틀에 빛이라고 한 것처럼, 빛과 관련된 사진이 많다. 그중에 '연무대 일출', '팔달문 일출', '화성장대 일출', '장안문 일출', '화서문 일출', '방화수류정 일출', '동북포루 일출'이 있다. 
  성곽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신비한 풍경이 된다. 사진 속에는 하루의 시작으로 잠자던 자연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해가 떠오르면서 하늘의 숨소리까지 합해져서 생명 가득한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 눈부신 탄생은 그림이 아니라 신비로운 언어처럼 들린다.
서남암문 벚꽃.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서남암문 벚꽃.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아침은 설렘과 기대가 있다. 사람들은 새벽을 흔들며 숨을 토해내는 해를 보면서 발걸음을 내디딘다. 그래서 아침은 힘차다. 어제 시들었던 마음은 맑은 해로 씻어 버리고 새로운 삶의 숨결로 다시 힘을 얻는다. 
사계절 화성 사진을 보면서 인생도 저렇게 아름답게 적셔 갈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사계절 화성 사진을 보면서 인생도 저렇게 아름답게 적셔 갈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화성장대 일몰', '방화수류정 용연 야경', '화성장대와 초승달', '화성장대 야경', '북동포루 노을', '화홍문 미디어 아트쇼' 사진은 지는 해가 배경이다.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노을과 일몰에도 화성의 풍광은 여전히 의연함을 잊지 않고 있다. 지는 해라고 어둡지 않다. 황홀한 광채로 성곽을 더욱 운치 있게 장식한다.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도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서남암문 벚꽃', '동북포루 철쭉', '북포루 설경', '눈 내린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눈 내리는 행궁 신풍루', '화서문' 등 사진도 마음에 진하게 다가온다. 넉넉한 품으로 철쭉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등에 따뜻한 햇볕이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진 속에 철쭉을 즐기는 사람이 서 있는데 그것조차 풍경이 된다. 눈이 내리는 화성은 더 기품이 있다. 겨울에도 수관이 아름다운 나무 옆에 명상에 잠긴 듯한 선비처럼 서 있는 북포로가 보인다. 사진을 보는 순간 티 하나 묻지 않은 순수함의 표정으로 살고 싶다. 남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은 채 소담스레 서 있는 북포루처럼 살고 싶다. 사계절 화성 사진을 보면서 인생도 저렇게 아름답게 적셔 갈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북동포루 노을.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노을과 일몰에도 화성의 풍광은 여전히 의연함을 잊지 않고 있다.

북동포루 노을.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노을과 일몰에도 화성의 풍광은 여전히 의연함을 잊지 않고 있다.
 

  도시는 화려하고 편리한 듯하지만, 답답한 구석이 많다. 건물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거리는 정신이 없다. 아파트에서 이웃과 인사도 없이 산다. 수원은 다르다. 중심에 화성이 넉넉한 여유로 앉아 있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성곽은 보는 사람에게 평화로움을 준다. 일상에서 이렇게 평온한 풍경을 매일 보면서 산다는 것은 행운이다. 예술성 감수성도 키워주지만 삶을 평안하게 보듬어 준다. 현대인의 삶에서 공간이 사람에게 이렇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곳이 몇이나 될까.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수원화성과 관련된 추억을 나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수원화성과 관련된 추억을 나눈다.
 

  마침 사진전을 관람하는 날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관람료도 무료다. 그런 덕에 가족과 온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작은 소리로 수원화성에서의 추억을 나눈다. 우리 주변에 화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꿈도 희망도 예술적 서정도 잃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상상조차 하기 싫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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