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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또다른 눈과 귀 ‘한소네 점자단말기’
2021-06-21 16:13:41최종 업데이트 : 2021-06-21 16:13: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줄 수 있는 '한소네 점자단말기'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줄 수 있는 '한소네 점자단말기'


시각장애인들이 읽거나 쓸 때, 정보를 찾고 문서작업을 할 때 어떤 도구가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은 보이스오버, 톡백 등을 들으면서 문자생활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음성에만 의존하여 정확한 철자를 놓치기 쉽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서 학습하기도 어렵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글쓰기 수업에 출강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읽고 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시력인 시각장애인의 경우 일반 컴퓨터 사용도 가능하지만, 전맹인 경우 음성 혹은 점자만 사용할 수 있다.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는 70대 김금자 씨는 매 시간 점자단말기로 읽고, 쓰고, 녹음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실제로 점자단말기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다. 김금자 씨로부터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점자입출력장치 '한소네'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 점자도서관에서 이뤄진 글쓰기 수업

시각장애인 점자도서관에서 이뤄진 글쓰기 수업

 

"한소네가 없을 때는 손으로 찍어서 쓰는 점자판을 쓰고 보이스레코더를 이용하면서 공부했어요. 한소네를 사용한지는 10년정도 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답답하고 갇힌 세상에 살았다면 지금은 무엇이든 공유하는 사회 속에서 살게 된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성경을 테이프나 CD로 듣기만 했는데, 지금은 한소네로 '읽을' 수 있게 되었죠. 네이버 검색, 유튜브까지 되고, 문자보내고 은행업무까지 가능해요. 조작도 편리해서 학생들에게는 필수죠. 저는 주로 찬송가와 성경책, 음악듣기, 가계부, 메모 기능 사용해요. 800g정도이기 때문에 휴대하기도 좋아요. 활용법만 잘 익히면 엄청 유용해요.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제가 개인지도로 가르쳐주고 싶어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한소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IT기기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주변에 없거나 관심이 없다면 처음 들어보았을 확률이 높다. 음성만으로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에게 문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 도구다.
 
한소네 단말기를 10년가까이 쓰고 계시는 김금자 씨로부터 사용법과 장단점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한소네 단말기를 10년가까이 쓰고 계시는 김금자 씨로부터 사용법과 장단점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한소네'를 만든 업체는 '셀바스헬스케어'라는 의료기기전문회사다. 메디컬 데이터 기반 기술 연구와 사업화를 통해 메디컬 인공지능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정보통신보조공학기기 전문기업으로 점자정보단말기 뿐 아니라 체성분분석기, 혈압계 등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셀바스헬스케어가 만든 '한소네'는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점자 입출력 방식으로 문서작성과 편집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으며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학습과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종 이메일, 유튜브, 구글맵, 오피스소프트웨어 등 수백가지의 툴을 활용할 수 있다. 한글을 알고, 점자를 기본적으로 안다면 사용은 간단하다. 시각장애인 말고 비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다. 한글 24자를 쓰고 읽을 줄 안다면 쓸 줄 안다면 말이다. 단 점자는 외워야 한다.
 

한소네 점자 단말기는 국내의 의료기기전문회사에서 개발, 생산, 보급한다

한소네 점자 단말기는 국내의 의료기기전문회사에서 개발, 생산, 보급한다


국내최초 점자정보 단말기 '한소네'를 통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시각장애인의 정보화 생활이 확장되었다. 2018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자에게도 유용한 정보통신 보조 공학기기이다.
 
한소네는 기본적으로 점자디스플레이와 퍼킨스식 점자키보드 그리고 기타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점자 디스플레이는 보통 32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2칸의 디스플레이 뒤쪽에는 32개의 커서키가 존재한다. 실시간으로 커서를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 또한 32칸의 디스플레이 양 옆에는 스크롤키가 존재하는데, 32칸의 디스플레이로 볼 수 없는 내용을 읽거나 이전, 다음 줄로 스크롤 할 수 있다.
 
퍼킨스식 점자 키보다는 6점의 점자를 입력할 수 있는 6개의 키와 엔터키, 스페이스, 백스페이스로 구성된다. 이 키를 조합하여 무궁무진한 기능을 수행한다. 점자 키보드 전면에는 4개의 펑션키가 있으며 윈도우 키와 알트키, 탭, ESC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타 인터페이스로는 충전포트, 잠금장치, 전원스위치, 내장스피커와 마이크, 이어폰 및 Line in 단자, 미디어 관련 스위치와 버튼, usb포트, 유선랜포트 등이 있다. 무선랜, 블루투스, GPS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이것으로 일반적인 문서작업이나 독서는 물론 미디어 재생과 녹음, 웹서핑,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지도와 네비게이션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큰 도움이 되고 정보 접근성도 높다.
 
현재 '셀바스헬스케어라는 곳에서 개발하여 판매,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소네 가격은 600만원 수준으로 매우 비싸다. 비장애인의 경우 200만원 정도면 성능 좋은 컴퓨터를 충분히 살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이 현실적으로 점자다말기를 구매하기는 매우 어렵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점자정보단말기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직장을 다니면서 지원받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많지 않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정보통신 보조기기 사업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지만 지원받는 사람들은 턱없이 적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으며, 점자를 모르는 시각장애인도 많다. 가르쳐 줄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점자단말기 이용을 두려워하는 시각장애인도 있다.
 
시각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소네와 같은 점자단말기 보급사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기술은 소외되고 약자를 위해 사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한 손에 담긴 작은 기구가 세상의 전부가 될 수 있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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