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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의 종소리’ 듣기 위해 팔달산 올라
낙엽과 덤불 사이서 청솔모 볼수 있어…타종하면서 가족 건강 기원
2020-10-14 14:15:28최종 업데이트 : 2020-10-14 14:15: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경

은행 열매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중간쯤에 노란색의 그물을 치고 있다.

은행 열매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중간쯤에 노란색의 그물을 치고 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10월 둘째 주 일요일인 11일이다. 매일 밤 뉴스시간에 이어 진행된 날씨예보 시간에 단풍 절정기가 소개된다. 아직까지 수도권 대부분의 산은 푸른 잎이 뒤덮고 있지만 머지않아 울긋불긋 단풍 물결로 갈아입게 될 것이다. 단풍이 들기에 앞서 올해의 마지막 푸른자연을 만끽하며 힐링하기 위해 팔달산으로 향했다. 마음도 심란해서 '효원의 종소리'를 들을 겸, 겸사겸사해서 올랐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도청을 끼고 오르는 산길을 택했다. 도청 입구에서는 은행나무의 고약한 냄새로 인한 민원 때문인지, 은행 열매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중간쯤에 노란색 그물을 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쪽 방향에서의 팔달산 산행은 처음인지라 도청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효원의 종이 있는 곳을 향해 첫 받을 땠다. 팔달산에 오르자마자 아름드리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으며 바닥에 쌓여 있는 낙엽과 덤불 사이에서는 청솔모가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었다. 캣맘이 설치한 듯한 예쁜 고양이 집과 사료, 그리고 물이 담긴 그릇이 시선을 빼앗았다.

 

용도

용도


20여분 정도 지날 무렵 용도(甬道)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용도는 좁고 긴 성벽으로 둘러싸인 통로를 가리키는데 이곳은 좌우 지형이 급경사를 이루면서도 우뚝 솟아 있어 남쪽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만약 적에게 빼앗기면 성안이 노출될 수 있어 서남암문 밖으로 좁고 긴 성벽인 용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용도 중간에는 좌우에 치성을 하나씩 만들어 적을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게 했다. 치성은 성곽 밖으로 튀어나오게 만든 시설이다.

 

서3치

 


성벽을 따라 걷자 서포루와 서남암문 사이에 성벽을 돌출시켜 쌓은 치성인 서3치를 만났다.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을 공격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성벽에 8곳, 용도에 2곳의 치성이 설치되어 있는데 지형에 따라 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설계됐다.

 

화성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 출입문

화성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 출입문



길게 늘어선 수원화성에 가로 5m, 세로 3m 쯤 돼 보이는 출입구가 보여 성안으로 들어갔다. 왼쪽으로 가야지 서장대와 목적지인 효원의 종이 나오는데 잘못해서 오른쪽으로 향했다. 한참을 가도 효원의 종이 보이지 않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기자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우여곡절 끝에 효원의 종에 도착했다.


 

효원의 종

효원의 종



팔달산 정상에 있는 효원의 종은 유서 깊은 효원(孝園)의 도시이자 날로 발전하는 수원의 모습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 동안 주요 행사 때마다 타종했는데 제조된지 300년이 경과하면서 울림이 없자 1991년 주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10년만에 완성한 것이다. 종의 전면에는 시의 상징물인 은행나무, 철쭉, 비둘기 등과 화홍문을 위시한 수원화성의 주요 문화재 등이 새겨져 있었다.

 

종을 치려고 매표소로 갔더니 점심시간이라는 안내문만 덩그렇게 붙여있고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릴까'하다가 혼자 종을 치는 것도 쑥스러워 화성행궁 방향으로 내려왔는데 도중에 효원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아마 이곳에서 종을 치는 사람들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지 않았을까 추축된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단위 관광객과 부부, 그리고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코로나19 와중에도 행복하게 보인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단위 관광객과 부부, 그리고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코로나19 와중에도 행복하게 보인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단위 관광객과 부부, 그리고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그렇게 행복하게 보일수 없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소소한 행복은 우리 곁에 있었던 것이다. 백로로 보이는 조형물이 붙어 있는 가로등이 눈길을 끌었다. 하산하는 길에 화성을 지키는 성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당인 성신사를 마주쳤는데 정조는 화성축성이 완료될 무렵 성신사를 설치할 것을 명령하고 축문을 지어 매년 봄‧가을로 제사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성신사

성신사

약도

약도


 

가는 방법

수원역 9번출구로 나와 매산시장 정거장에서 10-2, 11, 13, 400번 등 대부분의 버스를 타고 다음 정거장인 세무서‧도청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시간이 충분하면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이곳에서 길을 건너 500m만 가면 경기도청이 나온다.

효원의 종소리, 김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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