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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는 쓰레기통이 필요합니다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버스 정류장
2012-10-29 16:29:16최종 업데이트 : 2012-10-29 16:29: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바쁜 아침에 매번 식사를 챙겨먹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아침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굶고 가자니 속이 쓰리며 신물이 올라오는 신체적 증상이나 집중력 결핍같은 정신적 증상까지 겹쳐지니 아침은 되도록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 

그러나 현실 상 아침에 거하게 한 상을 차려 먹기란 불가능 하기에 이에 대안책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우유나 두유 같은 간편한 식사대용식품이었다. 아침 식사대용으로 우유 한 팩을 들고 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보니 내 가방에는 항상 우유 한 팩이나 사탕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일주일을 채 가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문제는 주린 배를 채운 다음이었다. 도무지 이 쓰레기들을 처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버스 안에 쓰레기통이 있을리도 만무하고, 그렇다고 액체류인 음료가 들어있던 팩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가 그 안에서 흐리기라도 한다면 난처한 상황이다 보니 결국 집에서 우유를 급히 마시고 가거나 다시 굶고 가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탓일까.
퇴근길에 오르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짐이 많아 이를 내려놓고 앉으려던 나는 정류장 의자 가득히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들에 눈살을 찌푸렸다. 쓰레기통이 없어 불편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한 두 개가 아닌 여러 쓰레기들이 곳곳에 박혀있고, 의자 위를 나뒹구는 걸 보는 앉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 필시 한 명을 시작으로 종국엔 쓰레기장으로 변한 것이다.

업친데덥친격으로 방금 버스가 떠난 건지 전광판의 대기 시간은 약 20여분.
결국 20여 분 동안 서서 버스를 기다리던 내 곁에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오셨다.
아주머니 역시 빈자리를 확인하고 의자에 앉으려다 쓰레기들을 발견하시곤 한참을 머뭇거리시다가 결국 쓰레기들 옆에 앉아 쓰레기들을 모두 의자 밑바닥으로 내동댕이치셨다. 
덕분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의자에 앉을 수 있지만 문제는 바닥에서 뒹구는 쓰레기들은 전혀 치워지지 않았다는 것.

 

버스 정류장에는 쓰레기통이 필요합니다_1
버스정류장 바닥에 나뒹구는 쓰레기들

이 쓰레기 더미들을 보면서 나는 만약 이 버스 정류장에, 더 나아가서는 모든 버스 정류장들에 쓰레기통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쓰레기통이 배치되어 있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몇 미터 앞에 있는 정거장들마다 쓰레기통을 배치하는 일은 불필요한 일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 음료수 병이나 커피 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워지는 때면 더욱 그렇다. 

하나 건너 하나에 편의점들이 줄지어 있고, 한 골목 지나 한 골목에 커피숍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에 맞춰 공공장소에서 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작은 휴지통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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